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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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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기태 댓글 0건 조회 3,510회 작성일 12-12-30 2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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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는 1996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폴란드의 여성시인 비스와바 심보르스카(1923~2012)의 작품입니다.
함께 읽고 싶어 여기에 옮깁니다.)
 
 
두 번은 없다
 
   두 번은 없다.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아무런 연습 없이 태어나서
   아무런 훈련 없이 죽는다.
 
   우리가, 세상이란 이름의 학교에서
   가장 바보 같은 학생일지라도
   여름에도 겨울에도
   낙제란 없는 법.
 
   반복되는 하루는 단 한 번도 없다.
   두 번의 똑같은 밤도 없고,
   두 번의 한결같은 입맞춤도 없고,
   두 번의 동일한 눈빛도 없다.
 
   어제, 누군가 내 곁에서
   네 이름을 큰 소리로 불렀을 때,
   내겐 마치 열린 창문으로
   한 송이 장미꽃이 떨어져 내리는 것 같았다.
 
   오늘, 우리가 이렇게 함께 있을 때,
   난 벽을 향해 얼굴을 돌려버렸다.
   장미? 장미가 어떤 모양이었지?
   꽃이었던가, 돌이었던가?
 
   힘겨운 나날들, 무엇 때문에 너는
   쓸데없는 불안으로 두려워하는가.
   너는 존재한다 - 그러므로 사라질 것이다.
   너는 사라진다 - 그러므로 아름답다.
 
   미소 짓고, 어깨동무하며
   우리 함께 일치점을 찾아보자.
   비록 우리가 두 개의 투명한 물방울처럼
   서로 다를지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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