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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토토 (116.♡.175.18) 댓글 0건 조회 3,139회 작성일 21-12-21 2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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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들었었다. 

얼마 전 강의에서 김기태 선생님이 성경을 인용하여 내게 말씀해주셨다.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줄 아느냐, 검을 주러 왔노라' 라고, 내게 보이는 분란들에 대하여 실제를 알아가면서 오는 혼란일뿐.

괜찮다라고 하셨다.  삶은 그에 걸맞게 점점 더 엉망징창이 되어가고 있었다.


1.

어제는 엄마와 싸웠다? . 아니, 일방적으로 연을 끊었지.

퇴근하고 집에 돌아왔는데 엄마와 현관에서 마주쳤다. 분리수거 하러 가는데 같이 가자고.  

'나 배고파. 밥먹을건데' 

왠일로 입밖으로 말을 꺼냈다가, 이내 다시 돌이켜 그새 또 쌓인 쓰레기 한웅큼을 손에 쥔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분리수거를 하면서 입은 툭 튀어나왔다. 온갖 생각이 교차한다. 

엄마가 ' 그 말 한마디 했다고 입 툭튀어나와서 삐지노, 아이고 참. ' 이런데. 여기서 대폭발. 

내 특기인, 싸늘한 표정이 저절로 일어난다. 

집에와서 엄마가 부엌에서 요리하는데, 나는 나대로 그냥 전자렌지에 밥을 돌리고 있는 반찬 꺼내서 우걱우걱 먹는다.

이상하게도 먹어도 먹어도 배고픈데, 그냥 대충 먹고 일어섰다. 

만감이 교차했다. 엄마라기 보다는 그냥 1:! 사람대 사람으로, 아 이사람은 아니구나. 마음이 닫혔다.

엄마는 따로 사는 아빠집에, 동생은 데이트하러,  다들 주말이면 외박하고 홀로남은 내가 분리수거에 음식물 정리에 청소를 했다.

채 6개월이 안되지만, 여하튼 억울해졌다. 어제도 내가 그 많은 분리수거랑 다 비웠는데. 

오늘도 나 보자마자 또 쓰레기 버리러가자고 하고. 동생한테는 절대 말도 못하면서. 이런거 안시키면서.

나한테는 항상 뭐 사와라, 보일러가/ 가스렌지가/ 인덕션이... 고장났다. 고지서 날라왔으니 아빠한테 전달해달라. ....

내가 엄마에 대해 기억나는건, 항상 나에게 뭔가 시키기만 했다.

학창시절부터 따뜻한 위로의 말 한마디 들어본적도 없던거같다. 

나는 청소랑 설거지랑, 적어도 내 자리 내가 치우고 엄마한테 미루진 않았던거 같은데. 

왜 항상 저 사람은 자기 일을 나에게 미루지??

내가 종인가?? 왜 남동생한테는 말한마디도 못하면서 왜??

강의가 있어서 잠시 집을 나왔다가 수업을 마쳤는데 밤 9시다.  

엄마가 있는 집은 들어가기 싫고, 술이라도 먹고싶은데 젠장, 죄다 밤 9시까지다. 

캔맥주라도 깔까해서 들른 편의점조차,  밤 9시까지 취식 가능이란다.

와.. 젠장, 대체 그럼 집 나온 사람은 어디가서 술을 마실수 있는건데??? 와..미친거 아니가. 서럽다 서러워....

그러다 또 내마음 알아주는 사람이 이 세상에 하나도 없나. 울컥하고 서글프고. 

연애나 할까, 아니. 그래도 똑같을텐데. 온갖 생각과 감정들이 올라오다가. 

속으로 꿍시렁거리며 집-> 내 방으로 곧장 들어와서 있는데, 엄마한테 전화오셨다. 

아버지와 따로 사는데 거기 가셨단다. 나는 바로 오예! 하면서 거실로 나와서 주섬주섬 먹을걸 챙겨먹었다.

냉장고에 쟁여놓은 막걸리에, 아까 못먹은 밥과 반찬에 과자에... 야식과 폭식을 겸한. 

1차원적인 즐거움이 올라와 희희낙락. ' 내가 배가 고파서 짜증이 났구나! 히힛 ' 하면서 룰루랄라, 탄수화물에 즐거웠다.

진짜 인연을 끊니 집을 나갈까 진지하게 고민했던것이 민망할정도로 룰루랄라였다.


다음날, 퇴근하고 오니까 바로 나를 위해 밥을 차려주신다.

나는 6:30에 에 오고 남동생은 7시에 오고. 보통은 내가 기다렸다가 동생오면 겸사로 밥먹는데. 

왠일로 바로 국을 데워주고 따뜻한 밥을 바로 차려주신다. 

울컥하면서, 새삼 깨닫는다. ' 나를 위해서 차려준 밥이 오늘이 처음이구나....'

옆에서 상추도 더 주시고, 햄도 구우면서, 더 줄까. 하시길래. 됐다고 했다.

나를 위해서 이거저거 챙겨주시는게 너무 부담스러워서 그냥 빨리 일어서고 싶었다. 

분명, 이전에도, 나에게 밥을 많이 차려주셨을테다. 전업주부셨으니까 어린시절에도 나에게 밥을 챙겨주셨겠지.

헌데. 왜. 나는 지금 눈물이 날까. 왜 나는, 오늘 처음으로, 나를 위한 따뜻한 밥상을 받아봤다고 느꼈을까.

그분의 의도와 반대로, 나는. 더 절실히 . 연을 끊어야겠다 느꼈다.

아. 나는 이제껏 종으로 살았구나. 만일에 이 관계가 부부관계였다면 이혼을 생각할만큼, 그것만이 더 확실해졌다.  

어느 인터넷 글에서 본적있다. 

남편이 아침밥/ 또는 퇴근해서 따뜻한 밥 안차려준다고 성질내는것에 와이프가 하소연 하는 글. 

손이 없냐 발이없냐, 자기 밥그릇도 못챙겨먹냐 불라불라~

근데, 그 남편의 마음을 알거같았다. 

김이 모락모락나는 밥. 비록 그게 전자렌지로 데운것일지라도. 그냥.  

누군가 나를 위하고 있구나 라는 마음을 받고싶었던 거다. 


방에 쳐박혀 울고있는데, 퇴근해서 돌아온 남동생과 엄마의 희희낙락 즐거운 대화가 벽을 통해 전해온다.

소외감. 익숙한 감정이 또다시 올라온다.

엄마 얘기에 공감하고 들어주는 동생시키와, 별 말 안하고 그냥 묵묵히 일만하는 나는. 아 억울해. 하는 마음부터

나만 예민한가. 왜 나만 힘들지. TV보고 웃는 저들과 벽 하나 두고 울고 있는 나 , 이 괴리감. 단절감.

아주 익숙했던 감정. 이 고독함과 외로움, 허탈함에 웃다가 울다가. 



예전같았으면 이런 마음이 보상심리라든지 내게 어던 마음의 결핍이 있어 이것에 대해 바라고 있는거니까 

그걸 찾아내려고 애를 썼을테다. 

아니면 객관적인 상황의 전 후를 따져가며, 엄마 입장에서는 내 상황을 모르니까 당연히 그럴 수 있지. ~~ 하면서 

이해하고 넘어갔을테다.

근데 이제는 그런 시도들조차 귀찮고 집중해서 애 쓸 힘도 없다. 

힘들어서인지 점점 놓게된다. 무언가 열심히 하려는 마음도, 애씀도. 


그리고 이제는 이게 엉망징창인지도 잘 모르겠다. 

그냥 , 이런 일들이 일어났을 뿐.   



2.  

내가 하늘같이 모시는 직속 상사가 있다. 

사회생활을 처음하는 내게 이사님은 모든 일에 막힘없고 다 잘하는것 같았고, 내 잘못을 해결해주었다.  

존경스러웠고, 그런분에게 어려서 부터 받지 못했던 사랑과 인정을 대신 받으려 애쓰고 노력하고 잘보이려했다.

늘 문제투성이에 부족해보이는 나에게, 일 잘한다고 해주었다. 그리고 나의 실수와 투정도 받아주었다.  

그러한 인정과 따뜻함에 정말인지 밤낮 야근에 안되는 일도 되게하며 애썼고, 그분의 취향에 맞춰 선물도 드리고..  

어떤 식으로든 그분에게 필요한 사람이 되려 애쓰고 노력하며 늘 안절부절했다. 

그런 내가. 오늘은 짜증을 냈다. 온몸, 머리 꼭대기까지 짜증, 짜증이 난걸 억지로 참는데. 그게 마스크까지 뚫고 눈빛과 말투로 튀어나올만큼. 

하늘같이 모시던 사수가 아니라. 그냥 직장 동료, 동급으로.... 

'너 님이 말한대로 했는데 왜 이제와서 또 딴말하니, 내가 물어봤었잖니. 아니 그럼 직접 그 사람이랑 얘기하고 끝내라고! 

중간에 나 끼우지말고!!! 라는 속 마음과 짜증이 베여난거지. 

이사님도 짜증을 냈다. 1년에 몇번 없는 일인데 오늘 서로 짜증을 냈다. 다시 풀리긴했지만.

그래도 놀라웠다. 당시에도 몰랐고, 지금 돌이켜보니 그랬다.

헌데 걱정보다는 놀라움. 그리고 이상한 안도감이 들었다.


'생각해 보니 항상 입 꾹 닫고 그냥 넘어갔는데, 드디어 입을 떼고 말로도 표현하는구나. 

짜증, 분노 등 나쁜 감정이라 생각해서 제대로 허용해 본적 없는듯했다.

말이든 행동으로 표현하는건 '감정적인 처신' 이라 생각해 어린냥 하냐면서 스스로를 비난했다. 

피식 웃음이났다. 짜증이 날 만하지..... 이걸 왜 꾹 참고 넘기려고만 했을까....ㅎㅎ

어린시절에 잘보이고 싶고, 상대에 속하고 싶고. 헌데 짜증 내면 내쳐질거 같아서 두려워서 그랬던걸까....?ㅎㅎ


아는사람중에 속으로 짜증이 쌓이면 곧바로 상대방과 손절하는 사람의 마음이 이해가되었다.

"본인의 짜증,분노 표현을 부끄러워하는구나. 그래서 말안하고 속으로만 참다가 터져서 바로 연을 끊는거구나. "

또 조금은 기뻤다. 

'누군가에게 사랑받으려고 애쓰지 않았구나... 사랑받고 싶어하는 마음이 조금은 옅어졌나보네.....'

나에게 아주 아주 아주, 인생 최고로 중요한 사람이었는데. 그런 사람도 이제는 그 의미가 별로 없구나...

 


3. 

오늘 이사님과의 분쟁을 곰곰히 곱십다가, 내 말투가 문제인가?? 까지 이르렀었다.

보통은 큰 목소리에, 톤도 높고 가끔/자주 내 생각과 다르면 곧장 거친 말투에 신경질적으로 따지는 통에 다들 혀를 내두른다.

성질도 급하니 상대방 말을 자를때도 있고, 말 끝나기 무섭게 다다다다 하기도 했던거 같다. 

오죽하면 몇년전에는 사장님실에 불려간적있다. 네가 전화통화하면서 욕하는게 여기까지 들린다고.

또 저 윗분들은 퇴사하고 나가시면서 김과장은 이건 좋은데 그런건 참~~ 내가 버릇없다 한마디씩 하시며 나가셨다고 한다.  

굳이 핑계를 대자면, 상대하는게 거친 현장 사람들이다보니 ~~~~/ 이제 10년이 다되가는데 다들 내 성격 알건데 뭐~~~

별로 주위반응에 신경쓰지 않았다. 다른사람의 평가는 중요하지 않았다. 이사님한테만 인정받으면 됐으니까. 

그래서 이사님에게만큼은 말투를 곱게 조근조근, 불편한 이야기면 어떻게든 말을 돌려서 기분나쁘지 않게 전했다.  

그런데 오늘은 아무런 필터없이 그냥 했던거 같다. 기억이 잘 안난다. 


말투를 고쳐야하나 라는 생각이 들면, 곧장 ' 이게 난데, 이런 나 자체를 받아줄수는 없는건가?!" 라며 스스로 암흑에 빠지곤했다.

내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지적받으면. 참.. 속절없이 무너진다. 

그냥, 찬찬히 봤다. 

단순하게, 상대방이 안들릴까봐 크게 말을 하는 무의식적인 배려?? 에서부터.

학창시절부터 존재감 없던 내가. 누가 나를 인정해주고 . 나를 내세우고 싶고. 인정받고 싶고. 내 의견을 어떻게든 통과시키고 싶고..

저절로 목소리가 커지고. 톤도 높아지고. .. 늘 무언가 피해받는다/ 당한다 라는 억울함이 깔려있으니 늘 울컥할 수 밖에 없고.. 

밖에서 늘 잘보이려고 눈치보고 애쓰니, 집에 돌아와서는 말 한마디 할 기운도 없을뿐더러, 편한사람들에게 조차 말투까지 신경써가며 애쓰고 싶지 않으니, 가까운 사람에게는 그냥 나오는대로 내뱉고, 상대 배려를 못할수 밖에....  

그냥. 어쩔수 없는 것들. 당연히 이렇게 만들어질수 밖에 없었을 지난 수많은 경험들...

줄줄이 연관되어 나오는 온갖 기억들에. 그것들때문에 발생하지는 않았겠지만. 그리고 상관도 없지만.


항상, 나의 무언가를 고치려고 노력하는 맨 끝에는. ' 당연히 그럴 수 밖에 없는데! ' .. 라는 깨달음과 함께 연민만이 남는다. 

그럴 수 밖에 없었겠구나....... 

 




---------------------



어떠한 체험이든 인식의 전환이든. 이 자리를 알게되는 경우가 종종있다.

번쩍했던 체험을 몇년씩 잡고, 그때의 느낌을 다시 되찾으려 애쓰고 노력하고 수행하는 안타까운 분도 많겠지만.

알음알음 이 자리를 알고나서. 곧장 '나는 이제 이 자리를 아는 사람이니까..' 

무슨 힘든 일이 벌어지면, ' 이건 내가 아니야. 그저 생각일뿐. 그저 감정일뿐. 이 육체를 나로 착각해서 벌어지는 고통일뿐. ' 

하면서. 다시 고요한 명상이든 내면아이든 찾아서 여여한 나 의 자리로 돌아가려 애쓰는 경우도 꽤 많다. 나를 포함해서. 


지난 강의에서 선생님이 답변하시면서 흘리듯 말씀하셨는데.   

' ~~~~ 비록 무언가에 함몰되어 있다 할지라도, 우리는 늘 깨달음의 자리에 있어요. '라는 말씀이 정말 위로가 되었다. 

예전에는 편안한 나의 자리가 인식이 된 상태에서, 그 위에서 일들이 그냥 생겼다 사라졌다 하는 수준이었다.

그래서 무언가 묘하면서도 두렵고, 그러면서도 무언가 내가 다른상태가 된거같고. 그래서 안심도 되었다. 

지금은 그저 온갖 일들에 휩쓸려 울고 불고 짜증내고 , 또는 주식에 빠져서 업무시간에 맨날 휴대폰 쳐다보고 있고 

' 나는 부자가될거야!! ' 라는 확신과 기대로 룰루랄라 신나서 살기도 한다. 거기서는, 예전에 내가 인식했던 여여한 나의 자리는 없다. 

그냥 살 뿐. 

아마도, 상이 있었던것 같다. 

깨달으면 마치 바람과 같은 존재가 되어 육체감각도 하나도 없고 그저 바라보는 관점만 남지않을까 라는.

뭐 진짜 저럴수도 있는데, 지금의 나는 저런건 모르겠고. 

육체가 느껴지고, 촉감과 온갖 오감이 느껴지고, 여여한 나의 텅빈 자리는 커녕 세상에 휩쓸려 이리저리 치인다해도 

이 자리는 늘 여기에 있다고.

그리고 사실 굳이 글자로 적으려고 굳이 별별 이야기를 붙이지만, 별 관심도 희미해지는듯하다.

깨닫든, 아니든. 

알거같다. 김기태 쌤도, 서정만님도 아마 본인이 깨달았다 안깨달았다 라는 것은 전혀 관심없으리라.

그저 주위에서 남들이 그렇게 불러주니 그냥 그런가. 넘길뿐.



여기저기 기웃거리고, 강의를 오래 좀 듣다보면 다들 그러하리라.

누군가가 어떠한 말들을 할 때, 그것이 진짜 깨달은 자의 말인지 아니면 잠깐의 체험을 경험하고 그것을 기억해서 떠드는 말인지. 

그것도 아니면 책이나 강의를 보며 자기도 모르게 외어진 내용인지를.

나역시 그러했고, 잠깐의 경험들을 전리품마냥 자랑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그럴때면 선생님이 아주 큰 리액션과 정말 좋은 경험이라고 칭찬하셨다.

나는 이해할수 없었다. 진짜 깨달은게 아닌데, 왜 저렇게 진짜 깨달음에 도달한것처럼 칭찬하시지?? 왜 이 길에 들어섰다고 하지???

왜냐하면 그런 사람들은 대부분 내가 깨달았나 아닌가 를 확인받고 싶어했고, 칭찬을 들으면 아, 내가 깨달았구나. 하며 

곧장, 깨달은 자가 되어 사람들을 내려보며 설교를 하고는 했으니까. ( 나는 자기자랑을 억지로 듣고 있어야 해서 좀 짜증이 났던거고.. ) 

나 또한 내 가족이나 내가 좋아하는 이에게 곧장 저 기준을 내세우며 가르치거나 고치려고 했고, 외면당했었다.

아마 상대도 힘들었을거다. 

깨달음을 마치 인격완성자 인것마냥 늘 그 기준에 맞추려 애쓰던 나의 습성을 상대에게도 들이댔고, 행동의 변화를 요구했다.

그 기준앞에선 나도 상대방도, 늘 부족하고 초라해질 수 밖에. 모두가 힘들었다.



나같이 찾는 자들에게는 제각각 깨달은 자의 '모습'의 상이 있다, 그리고 그 기준을 잣대삼아 상대의 드러나는 말과 행동을 보고 

깨달음 여부를 판단하고, 그 기준에 부합하는 이를 깨달은 자라 명명하고, 그들의 말과 글만 읽겠노라는 오만함까지 있겠지.

선생님에게는, 삶 속에 드러나는 형상 이전에 상대의 진짜 모습을 보고 계셨겠구나. 모두가 이미 깨달아 있는. 

그리하여 깨달음의 여부는 이미 무의미해져버린. 

그렇기에 선생님은 그저 상대에게 너는 이미 자유고 평화고 늘 쉼 속에 있다고, 그 진짜 나를 계속 알려주고 싶으셨겠구나.  

질문자가 문제라 고민하던 그의 어떠한 말과 행동들도 실제 그 사람은 아니었기에. 

'이렇게 하세요 저렇게하세요' 라는 어떤 행동을 고치라는 말 대신,  

그저 당신이 누구인지. 지금 있는 그대로, 나를 돌이켜보라고. 계속해서 이 자리를 스스로 찾을 수 있도록 하신거구나. 

모두에게 있는 이 자리를.   

그러다 어느 이에게 삶의 전환이 오는 그 순간. 자기 일처럼 그렇게 마냥 기뻐하셨겠구나... 

도와주고 싶지만 이건 남이 대신 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니라서, 본인 스스로가 자각해야 하는 일인지라.  

본인이 한 마음을 낼 때까지.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음을.. 

헌데, 그 자가 한번이라도, 스스로 돌이키고 스스로 일어나 봤으니까. 손이라도 내밀었으니까. 

그저 애틋하게 바라볼 수 밖에 없었던 입장에서 기쁠 수 밖에....

그렇게, 한번이라도 알고나면. 결국 삶이 그를 이끌테니까. 그 시작을 기쁜마음으로 축하할 수 있으셨겠구나.

그리고 그 시작되는 삶에서 우리가 실망하여 도망치지 않도록, 조급함에 엉뚱한 길로 빠지지 않도록. 

더 깊게 삶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응원하고 또는 걱정하고. 

그렇게 소중하게, 우리를 키우고 계셨구나.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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