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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단의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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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둥글이 (1.♡.43.34) 댓글 0건 조회 15,046회 작성일 13-06-18 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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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물리적’으로 동심원처럼 퍼져나가는 ‘시공간’의 한가운데에 위치해 있다. 이로 인해

‘생체’ 5감 반응은 늘 ‘나’를 위주로 현실적으로 체현 된다. 그 나는 ‘사회적 관계’를 이루는

주체이며, ‘인식’의 중심이기도 하다. 결국 이 때문에 인간은 독단에 빠질 수 밖에 없는 운

명을 지닌다.


우리가 살아있는 이 우주가 물리적으로 현재의 모습을 하고 있지 않았다면, 아니면 우리의

선조들이 전혀 다른 방식으로 진화를 해왔다면, 우리는 다른 세계를 살고 있었을 것이고,

그에 따라 독단의 덫을 피해갈 수 있었을 런지 모른다.


하지만, ‘나’라는 인식을 갖게 만들어낸 모든 물리, 생물, 사회, 심리적 특질은 인간존재가

자기를 중심으로 세계를 이해하게 하게 만들어 냈고, 이는 결국 인간존재를 독단에 빠지기

취약한 존재로 만들어 냈다.


‘독단’의 의미는 다소 복잡한 개념일지 몰라도 그 실질적인 사례들은 이해하기 쉽다. 그것은

‘오직 나만 옳아!’라는 생각으로 주변 사람들과 시시때때로 갈등을 일으키는 사소한 것으로

부터, 인간존립의 터전인 지구를 망가트리는 인간문명의 독단에 이르기까지 ‘나’의 고집을

위해서 그 외의 것을 배척하고 해하는 모든 것을 말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이 독단을 극복할 수 있을까?

구체적인 ‘방법론’이야 제각각이지만, 이러한 독단의 극복은 근본적으로 ‘자기의 존재 지반

에서 한발 물러나는 것’에서 시작된다. 그것이 물리적 공간이 되었던 심리적 공간이 되었던

익숙한 삶으로부터의 ‘한 발 물러남’으로 습관적으로 짜여진 ‘나’를 ‘해체’하는 것에 그 ‘(독

단 분쇄의)원리’가 있다.


이러한 ‘나의 해체’에 관해서 선인들은 다양한 해법을 내놨다. 가장 손쉬운 방법은 ‘책’을 읽

는 것이다. 책을 통해서 그간 자신이 알고 있던 이해를 새롭게 재편하는 것은 가장 ‘싸게

먹히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하지만, 책 속에 설령 진리가 있다고 하더라도 그렇게 얻은 진리는 다만 ‘관념적’인 것이다.

그것이 일상의 삶속에서 체현되지 않으면 쓸모가 없다. 하여 선인들은 잠깐씩이라도 ‘여행’

을 떠나라고 했다. 이 여행을 통해서 사람들은 그간 일상 속에서 오그라든 자아를 회복할

기회를 얻게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요새의 여행이라는 것은 그야말로 ‘물 좋은

곳에 가서 진탕 마시고 노는 것’이 되어버린 듯 하니, 과연 선인들이 지금시대에도 ‘독단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 중의 하나는 여행이다.’라고 말할지는 의문이다.


어떤 이들은 인간의 독단을 벗어날 길로 ‘철저한 자기성찰’의 길을 권하기도 한다. 이것이

가능하다면 방안에 앉아서도 천리를 볼 수 있다고 하였다. 하지만 이 계통으로는 손안대고

코풀려는 사람들이 너무 많고, 각종 사기술과 얽혀져서 신뢰할 수 없는 경우가 많으니 조심

해야 할 것이다.


보다 적극적으로 독단을 벗어날 수 있는 방법으로는 집도 절도 떠나서 방랑의 삶을 사는 것

이다. 이 방법은 고래로부터 자기를 찾기 위한 수련자들이 선택해온 하드코어 ‘자기해체법’

이었다. 이 방법은 앉아서 책만 읽을 때 빚어지는 관념화와 ‘방안에서 천리를 보는 기술을

배우려다 사기를 당할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상당히 ‘신뢰성’있는 방법이다. 순간순간 경험

속에서 그의 사고가 검증되고 다듬어 질 수 있기 때문이다.


대중이 실행하기 쉬운 ‘독단을 벗어나는 방법’으로 가장 보편적인 것은 ‘의도적으로 다양한

분야의 이해를 기르는 것’이다. 앎을 ‘편식’하지 말고, 천문, 물리, 생물, 사회, 심리 등의 다

양한 지식을 습득하고 경험하는 것은 그나마 싸게 먹히고, 손쉽게 할 수 있는 자신의 ‘해체’

법이다.


다양한 사회적 경험, 사회활동참여도 함께 병행하는 것이 좋다. 자신과 반대의 생각을 가진

이들을 찾아가 그들의 생각을 들어보는 것 까지도 필요하다. 굳이 ‘생존의 기반을 떠나는’

등의 과격한? 방법이 아니더라도 그러한 노력들이 차분히 이어지는 만큼 단단한 껍질로 싸

여 있던 나는 해체의 기미를 보일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무턱대고 나를 해체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잘못 하다가는 끝없는 회의와

허무의 바다에 빠져서 자기를 잃고 허우적거릴 것이기 때문이다. 나를 해체하는 이유는 ‘나

를 좀 더 넓은 지반에서 다시 구축하기 위한 것’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


그러한 과정 속에서 재구축된 나는 이전보다 좀 더 넓은 경계를 하고 있을 것이다. 여기서

의 ‘경계’의 의미는 쉽게 말하면 ‘주변을 포용 한다’는 의미인데, ‘자아가 좀 더 넓어졌다.’는

말이기도 하다. 이러한 노력을 통해서, 첫 단계에서는 외면당하던 ‘나의 자아’가 수용될 것

이다. 내부갈등 자아모순 등이 정리되면, 다음단계에서 스스로를 포용하고 성장한 ‘나’는 이

웃을 수용하고, -> 사회(인류)를 받아들이고, -> 자연을 감싸 안고, -> 우주를 내 안에 담

을 것이다. 이론적으로 이 상황이 되면 ‘나’는 ‘절대객관’이 되어 독단이란 존재하지 않게 된

다. 나의 경계가 넓어질수록 상대적으로 독단은 감소된다.


문제는 각 단계는 단순한 ‘생각’ ‘확신’만으로 가능한 것이 아니고, 경험을 통해 체득되어야

한다. 그래서 다음 단계를 넘어갈 심신의 힘이 비축되었을 때만이 다음 단계로의 변화가 가

능하다. 물론 그렇지 못한 상태에서 다음단계를 넘어가려고 기를 쓰고, 넘어간 것처럼 흉내

는 낼 수 있을 터이고, 넘어갔다고 주장할 수 있을 터이다. 하지만, 이에는 부작용이 따른

다. 따라서 한 단계 한 단계 차분차분 밟고 올라갈 적당한 힘을 얻기 위한 적절한 통찰과

경험이 필요한 것이다.


이 와중에 주의해야할 것은 인간의 정신이란 통장에 넣어둔 재산과 같지 않다는 것이다. 통

장에 넣어둔 재산은 그대로 놔두면 이자까지 불어나지만 인간의 정신은 아무리 갈고 다듬었

다고 하더라도 잠깐 한눈판 사이에 증발하고 끝없이 추락하기 때문이다. 하여 순간순간 자

신을 점검하고 깨어있는 정신을 유지하는 능력 또한 필요한 것이다.


정치인을 규탄하고, 부조리를 비판하고, 사회제도를 재구축하는 것은, 그 대상이 외부에 존

재하기 때문에 그나마 쉽다. 하지만, 독단을 벗어나기 위한 노력은 한 발짝 물러나 ‘자기를

대상화하는 법’부터 배우고 처절한 해체와 재구축의 방법을 스스로 습득해야 하기 때문에

웬만한 노력으로는 ‘감’도 오지 않는 것이다.


더군다나 한국사람 급하다. 하여 차근차근 밟아가지 않고 절대객관을 쫓아 거창한 우주론에

빠지곤 한다. ‘예수믿음=구원=다른 노력 안 해도 됨’과 ‘나는 하늘이다. 내가 원하는 바대로

하면 그게 진리다.’, ‘모든 것을 비워라. 그러면 만사땡이다.’는 따위의 이야기들은 기본기가

갖춰지지 않은 이들의 어줍쟎은 생각이기에 혹해서 이러한 함정에 ‘지금’ 빠져 있는 상황일

수 있음까지를 염두에 두어야 한다.


우리는 태생적으로 독단적일 수 밖에 없다. 자신을 중심으로 세계가 인식되는 그 물리적,

생물학적 특징 자체가 독단의 토양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당신이 여태껏 이에 대한 처절

한 통찰을 통해 자신을 해체하고 재구성하는 노력이 없었다면, 자연스레 ‘독단’에 빠져 있다

고 여기면 틀림없다. 다만 당신의 독단이 너무 깊어서 그것이 당신의 문제가 아닌 상대방의

것으로 이해해왔거나, ‘인류’가 공통으로 빠진 독단이기에 그 공모자로서 잘못을 느끼지 못

하고 있을 뿐이다.



                                   - 독단의 함정을 벗어나는 것이 삶의 목적인 나그네 /  길 위에서 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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