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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06-03-23 0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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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이디아 (222.♡.8.105) 조회 5,901회 댓글 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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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르만 헷세의 아름다운 소설 <싯다르타>는 인도의 한 구도승에 대한 이야기다.
석가모니 부처와 동시대에 살았던 주인공 싯다르타는 삶의 윤회로부터의 해탈을 꿈꾸며 수도원에 들어가 기꺼이 고행의 길을 걷는다. 그는 뜨거운 햇볕 아래 온몸을 드러내고, 사나운 빗줄기에 몸을 맡기고, 맨발로 가시덤불을 헤치며 자신의 감각들이 고통에 익숙해지는 모든 고행법을 익힌 끝에, 어느 날 스스로에게 반문한다.
‘명상이란 무엇인가? 육신을 저버린다는 것은 무슨 뜻인가? 단식과 호흡중지는 또 무엇인가?
그것은 결국 모두 자기자신에게서 도피하는 것이 아닌가? 아, 윤회를 피하려고 하는 이 고행이 과 연 올바른 길일까? 열반을 깨치는 대신에 우리는 작은 위안을 얻고, 거기에 마취되어 자기 자신을 속이는 기술이나 배우는 것은 아닐까?’

싯다르타는 이를테면 세속을 벗어난 수도원에서의 격식화된 수행 방법에 어떤 한계를 느낀 것이었다. 그런 그에게 문득 하나의 깨달음이 찾아왔다.
‘내가 나 자신에 대하여 아무 것도 모르게 되고, 스스로에게 전혀 낯설고 알 수 없는 존재가 되어버린 것은 다만 한 가지 이유 때문이다. 지금껏 자신에 대하여 불안을 느낀 나머지 나로부터 도피하려고만 했기 때문이다. 그렇듯이 나는 자신으로부터 도피하기 위하여 아트만을 찾고 브라만을 찾았다. 그 결과가 무엇이었던가? 나는 아트만이며 브라만을 찾는 대신에 결국 싯다르타, 나 자신을 잃지 않았던가?’
싯다르타는 이 깨달음 끝에 전혀 새로운 모습의 자신을 만난다.
‘아, 나는 싯다르타를 다시는 잃지 않을 것이다. 다시는 낡아빠진 사물 속에서 인생의 비밀을 찾기 위해 자신을 죽이려들거나 괴롭히지 않을 것이다. 어떤 베다도, 고행자도, 훌륭한 교훈도 더 이상 나를 가르치지는 못할 것이다. 대신에 나는 바로 나 자신으로부터 배우겠다. 나 자신이 나의 스승이 될 것이다. 그리하여 나는 나를, 바로 불가사의한 싯다르타를 알아내고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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