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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리 (221.♡.118.202) 댓글 2건 조회 4,594회 작성일 06-11-25 0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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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대를 하고 형부는 은행에 취직이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하단이라고 하는, 에덴공원에 집을 얻었다.
부산의 서쪽에 있는, 해는 매일같이 지고 있었고 노을은 그렇게 매일을 미칠듯이 언니의 작은 창에 불타고 있었다.
동편제는 씩씩한 기상을 노래한 우리의 가락이라고 하면
서편제는 기울어가는 사람의 스산한 마음을 노래했다고 하던가.
언니의 작은 방에는 오래된 전축이 있었다. 턴테이블에 첫발자욱, 태양의 저쪽 머..이런 판을 올려놓고 창문에 얼굴을 오래도록 기대어 있었다.
왠지모를...생에 대한 서러움...이 올라온다.
사는 건...서러운 것이구나...완벽하게 서러워지면...
완벽히게 충만한 순간들을 만나게 되는 것일까...
밤이면 형부는 술을 마셨다. 나는 형부의 아주 근사한 술 친구였다.
주는대로 따박따박 받아마시는....ㅎ
형부에게 술을 처음 배운 나는, 술은...참 매혹적인 것이라는.
비오는 날은 집 근처에 강변이라는 술집이 있었다.
몹시 취하는 어느 날, 형부는
어쩌면 하나님이 계시다면 모짜르트의 손을 통해서 이렇게 우리에게 사랑을 전하시는지도
모르겠다....음악...그 절대의 느낌으로 들어가게 하는..하면서 간혹 무릅을 꿇기도 했다.
때로는 두보와 도연명 이태백의 시를 읊기도 하면서.
술을 못마시는 언니는 또 노래를 부른다. 박은옥의 회상.
나는, 나의 청춘은 이렇게 노래와 술과 서러움과 그리고 막연한 그리움으로 시작되고 있었다.

댓글목록

메주님의 댓글

메주 아이피 (125.♡.61.136) 작성일

4편을 목 빼~고 기다립~니~당.

둥글이님의 댓글

둥글이 아이피 (124.♡.71.69) 작성일

내 정리님의 심정이 어떤 것인지는 잘 아우.???
나도 길을 가다가 담 너머로 탐스럽게 열린 감을 보고 그렇게 침 흘리고 있었던 적이 많았다우.
먹지도 못할 감 ㅠㅜ
그것을 따 먹으려고 작대기를 늘여트리고 발버둥을 치면서 얼마나 가슴타 했는지 흑흑~~~

정리님에게도 그러한 아픈 기억이 있었다니~~~
마음아파서 이제 정리님 글 안볼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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