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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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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공자 (218.♡.67.246) 댓글 4건 조회 5,079회 작성일 06-12-08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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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볼때 참고하시길 ^^...
말귀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주는 것은 말이다.
그런데 요즘 그 말을 제대로 알아듣고 구사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문득 문득 절감하곤 한다.

그래서 말을 제대로 구사하는 자를 일찍이 성인(聖人)이라고 칭하지 않았던가.
글자 풀이를 보면, 말을 알아듣고 표현하는 데 있어 정미로운, 다시 말하면 깨끗한 사람이 다름 아닌 성인이라고 한다.
또 성인에 대한 어의적 해석을 보면 만물의 정(情), 즉 심정을 헤아리는 사람이라고 하니 참 절묘한 풀이가 아닐 수 없다.

우리가 눈만 뜨면 나누는 것이 말이다. 그런데 그 말을 제대로 하는 것은 고사하고 제대로 알아듣지조차 못한다면 여간 답답한 일이 아니다. 하긴 말귀를 알아듣는다는 것은 자신의 수준과 비례하는 것이니만큼 결코 쉬운 일은 아니리라.

나는 평소 잘 아는 한 아가씨가 좋은 사람을 만났으면 하고 은근히 바랐다. 그러던 중 그녀가 소개받은 사람은
소위 일류 학벌을 지닌 촉망받는 젊은이였다.
두 사람은 한 달에 걸쳐 열 번 이상을 만났고, 그 아가씨는 이제 대강 마음을 정하도록 상대를 비롯한 주위 분들로부터 독촉을 받게 되었다.

그녀가 내게 와서 하는 말이 그 남자가 똑똑할 뿐만 아니라 자기에게 친절하기도 하고 성품도 유순하여 크게 나무랄 데가 없기는 한데, 왠지 마음이 썩 당기지 않아 이상하다고 했다.
그런데 자기가 불안하게 여기는 것은, 뭔가 마음이 끌렸으면 하고 바라는 그 마음이 살아가는 데 있어 중요한 것을 간과한 감각적 수준의 것은 아닌가 한다는 것이었다.

그러한 그녀에게 내가 해준 말은, 사람이 살아가는 데 빵만으로 살 수 없듯이 사랑만으로도 살 수가 없는 것이니 균형 있게 탐색해 보라는,
그야말로 교과서 같은 말이었다.
그녀도 그 말을 명심하며 그를 만나 잘 살펴보겠다며 돌아갔다.

얼마 후, 그녀가 다시 내게 와서 하는 말이 여전히 잘 모르겠다는 것이었다.
그 남자를 포기하기는 아깝고 그렇다고 신랑으로 맞이하기는 뭔지 모르게 아쉽다고 했다.
좀처럼 마음을 정하지 못하는 그녀에게 나는, 도대체 무엇이 문제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그러자 그녀는 굳이 표현을 하자면 재미가 없다는 것인데, 그 이상은 표현할 수가 없다며 난감해했다.

더 이상 말을 못하고 난감해하는 그녀의 표정에 나도 그만 덩달아 당혹스러웠다.
그래서 나는 그녀를 앞에 앉혀둔 상태에서 동의를 구하고는 평소 잘 아는 분에게 전화로 자문을 청했다.

그분은 내용을 간단히 듣고 나서 대뜸 하는 말이
“장 교수가 상담자로서의 자기 몫을 자각하고 당황해하는 것은 제법 눈이 트여 간다는 증거요.”라며
반농담삼아 한마디 찔렀다.
그러고 나서 하는 말이 “
결혼을 하고 안 하고의 결정은 본인이 내리는 것이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재미가 없다면 곤란하지요.”라고 말했다.
그래서 내가 되묻기를 “물론 재미도 중요한 것이지만, 혹시 그것을 문제 삼는 마음이 감각적 수준에서 뭘 모르고 촐랑대는 것은 아닌지요? ”라고 다시 물었다. 그랬더니 그분은 대뜸 “당사자도 또 장 교수도 그 점을 염려하는데 그 아가씨는 이미 그 수준을 넘어선 것 같소.
‘재미없다’는 말이 어디 아무나 할 수 있는 말이오? 그 말은 대화의 맛을 아는 고급 수준에서나 가능한 말이기 때문에 그 점은 걱정 안 해도 될 것 같소.”라고 했다.

나는 그분의 말씀을 이내 알아들었지만,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그 아가씨가 감각적 수준을 넘어 고급 수준에서 푸념하는 것으로 규정할 수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랬더니 그분이 대꾸하기를,
그녀에게 도대체 무엇이 문제냐고 물었을 때, 감각적 수준의 아가씨라면 그 남자가 자기 뜻을 안 따라 주었다거나 비위를 안 맞추어 주었다는 등 이유들을 줄줄이 제시했을 거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이 아니고 ‘더 이상 표현은 못하겠지만 재미가 없다.’는 말을 했다면, 그것은 대화가 안 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니 어찌 고급스럽지 않겠느냐는 것이었다.
나는 그때서야 비로소 수긍이 가서 전화를 끊고 들은 대로 그녀에게 전했다.

그 남자를 거절하고 나면 그보다 더 좋은 조건의 사람을 만나기는 어려워 후회할 것 같다고 말하던 그 아가씨는 그분의 이야기를 전해 듣자 순식간에 얼굴이 확 피었다.
물론 감각적 수준을 넘어섰다는 표현 자체가 기분 좋기도 했겠지만, 그보다는 뭔가 확연해지는 데서 오는 밝음이었다.

홀가분한 심정으로 되돌아간 그녀는 곧바로 그 남자와의 관계를 정리했다.
그후 그녀는 중요한 결정 앞에서 크게 도움을 받았다며 자문에 응해 준 그분께 인사도 잊지 않았다.

나는 이 일이 있은 후, 우리 일상생활에서 빈번하게 마주치는 소소한 일들을 소화하는 능력은 참으로 천차만별이라는 생각을 했다.
말로 시작해서 말로 끝을 맺는 일을 업으로 삼고 있는, 소위 전문 상담가라고 하는 나의 수준은 어쩌면 그리도 맹한 상태인지….

그리고 단 한 마디라도 얼마나 설득력을 지녔는지의 여부에 따라 정말 다르게 힘을 발휘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평상시 대화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나였는데, 그녀의 ‘뭔가 재미없다’는 말을 듣고서도 그것이 바로 대화가 안 되는 것을 의미한다고 제대로 연결을 시키지 못했었다.
그 동안 대화나 재미를 누누이 강조해 왔으면서도 정작 필요할 때 그것을 통합시키는 능력이 없는 자신이 부끄럽기만 했다.

자문에 응해 준 그분은 그녀의 말을 심도 있게 분석했을 뿐 아니라, 설명을 하는 데 있어 서도 한점 우물거림 없이 명쾌했다.
그런 명쾌함은 저절로 얻어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경험의 축적에서 얻어지는 것이라 생각하니 절로 고개가 숙여진다.
그분의 관점이 맞는지 틀리는지는 부차적인 문제다.
사람은 각자 자기 나름대로의 기준을 가질 수 있으니 말이다. 다만, 그 순간 상대방의 이야기를 그토록 정연하게 처리할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고 부러웠다.

하루도 빠짐없이 구사하는 것이 말인데, 그 말이 이렇게 어려운 것일 줄이야!
세월이 더해 갈수록 말의 무게에 고개를 조아린다 [장성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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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 눈도안오는데 언니도 안와? 글구 재환씨 한테 전화안해?
안나 : 여긴눈안와
그리고 나도 안와 그니까 재환씨한테 기다리지말라고해
공자 : 알았어
안나 : 따라오지마
공자 : 어 언니
안나 : 오지마
이정도 거리가 좋아
더가까워지면 힘들어져
따라오지 말랬잖아 따라오지마!
난 자신이 없단말이야
사랑하는것도 사랑받는것도
아무것도 못해 난
그래서 도망가려는건데
왜자꾸 걸리적거려 다꺼져
자꾸이러면 꼼짝도할수가없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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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커플 OST 지영선 - 왜, 날 뮤직비디오(비공식 편집물)


왜 날 모른 척 하나요 그대도 분명 좋아했잖아요
왜 날 내버려뒀나요 그대 한 사람만
이렇게 나 원하게

나를 이렇게 힘들게 한 사람
미워해봐도 싫지 못할 사람
가늠할 수도 없을만큼 간절히 원해도
안되는 게 있어 그대 안에 나 살아가는 일

댓글목록

김재환님의 댓글

김재환 아이피 (211.♡.174.131) 작성일

형님, 글 잘읽었어요.
어쩜 지금 내게 꼭 필요한 글을 이렇게 올려주셨어요.

몇일전 제가 선을봤는데, 아가씨가 맘에 끌렸어요.
소개시켜주신 분도 그 아가씨가 저를 맘에 있어한다고 그러더라구요.
그래서 그 아가씨한테 안부전화겸 데이트신청전화를 했는데, 번번히 거절하며 딱지를 놓더라구요.
그래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또 연락을했는데 이 번엔 전화를 안받더라구요.
소개시켜주신 분한테 어떻게된거나고 물어봤더니, 자세한 얘기는 안해주시면서 얘기잘해놨으니 만나면 된다고 하더라구요.
이 번주 월요일 점심시간에 그 아가씨회사 근처에가서 같이 점심이나 하자고 전화했더니만, 만날준비가 안되서 지금 만날수가 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럼 퇴근후엔 어떠냐고 물으니까 또 안된다고 하더라구요.
그리고선 오늘까지 혼자 곰곰히 생각해봤는데, 뭐가뭔지 잘 모르겠는데 이 글을 읽으니까 정리가 되네요~

그래도 짧은 만남이었지만, 작별인사는 해야겠지요~
내일 '안녕히 계십시오'라는 문자라도 보내고 끝내려구요.
공자형님, 고맙습니다.
담주에 떡뽁이 곱빼기로 쏠께요^^

프렌드(최필재)님의 댓글

프렌드(최필재) 아이피 (218.♡.186.242) 작성일

먼저 공자님 글 잘읽었습니다. 재환씨가 말씀드린 것처럼 소통의 문제는 저에게도 해당되는 군요.
소통이 잘되어 저를 즐거운 사람이라 생각하는 이도 있고 또 소통이 되지 않아 답답한 사람이라 여기는 사람도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만나는 상대에게 될 수 있는한 편안한 분위기가 될 수 있도록 상대의 얘기를 듣거나 또 그 사람이 무엇에 관심이 있나 주의를 기울입니다.(유머스럽지 못해 재미를 드리는 것은 포기하고요) 그런데 이것은 일상의 관계의 일이지만 남녀의 인연은 소통 다음에 더 무언가 있지 않나 생각합니다. 10여년전에 옆지기를 만났을때 그 다지 서로 말이 없었지만 대화 넘어서 무언가의 교감이 있었다고 여겨집니다. 재환씨의 만남에서도 재환씨의 향내를 맡을 수 없는, 교감의 차단이 있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이는 재환씨의 문제가 아니라 인연의 문제라 보여집니다. 말한마디 없어도 인연의 끈이 있다면 뜨거운 교감의 순간이 올것이라 생각합니다. 재환씨에게는 더 좋은 인연이 기다리는 것 같습니다.  힘내시고요, 홧팅

공자님의 댓글

공자 아이피 (218.♡.67.246) 작성일

여자가 전화를 받지않고 만나주지 않을때는 생각보다 많은 여러가지 이유가 있을수 있단다^^

김재환님의 댓글

김재환 아이피 (211.♡.174.131) 작성일

프렌드형님, 격려해주셔서 고맙습니다.
안그래도 요즘 제 느낌이 그런 교감의 순간이 올것같아요.
요 몇일 이 생각으로 cpu굴리느라고 딴일을 접어뒀드니만, 어느새 연말이라 여기저기서 한잔하자는 결석하면 퇴출시킨다는 협박성 초대장들이 날라오네요^^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코흘리개시절 친구들이 만나 한 잔하자는데 가야죠.
오늘은 그넘들 만나 쏘주한 잔 하며 밀린얘기나 실컷해야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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