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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이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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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그냥 (121.♡.214.12) 댓글 0건 조회 3,825회 작성일 08-01-28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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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일요일 삼각산 초입 산자락만 훑어 보고왔습니다.

예전 자주 갔던 삼천사가 그곳에 있습니다.

주지스님인 성원스님의 육조단경과 금강경 강해를 듣고자 몇번 참석하였으나 신심이 돈독치 못해

아니 별스런 느낌이 없어 그만 두었습니다.

작년 지리산 영원사 109조사 천도제에서도 범어사 조실 스님이신 지유스님의 설법도 듣는둥 마는둥 하였지요.

단지 나에게 커다란 선지식의 감흥을 주었던 설법은 영원사 대일스님의 무설법입니다.


겨울산 특히 눈 덥힌 산행은 저에겐 언감생심입니다.

아내는 내쳐 정상인 비봉까지 갈 속셈을 보이나 속을 저가 아닙니다.

바위위에 소담히 내려앉은 눈만 보면 되지요.


스님 이바구가 나오니 예전 자주 왔었던 주택가 2층에 암자를 차리고 있던 스님이 생각납니다.

저는 그 스님을 떙중이라고 부릅니다.

늘 부동산 투자에 관심이 많았던 스님인데 횟짐에 가면 산새우인 오도리를 잘도 먹었던 양반입니다.

그 양반이 저에게 화두를 던졌지요.

'180도 생각을 바꾸면 다른 세상이 보인'다라고...


제안하기를 자기도 부도나서 자살코자 한강변을 무수히 왔다 갔다 하다가 180도 생각을 바꾸어 스님이 되어

이리 잘 살고 있다고 저보고도 머리 깍으면 절집일은 자기가 알아 봐 주겠다고...

역학 공부 좀 하고 천수경만 외우면 된다고 하였지요.

그냥 귀뜸으로 듣고 말았습니다.


그러나 180도 생각을 바꾸라 라는 말 자체는 일리가 있어 보입니다.

이젠 나이가 들어 더욱 어렵겠지만 그래도 한번쯤 고쳐 생각해 볼 말입니다.

발상의 전환 사고의 혁명 이런 것이 호모사피엔스의 유일한 특권이겠지요.


도반격인 40년지기 친구와 서너시간 대화를 했습니다.

주제는 늘 경전과 불법과 참삶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불교 책 두 권을 선물하지만 아니 볼 심사가 많습니다.

아니 보아도 궁금하지가 않습니다.

단지 친구의 각별한 보살핌이 고마울 따름입니다.


혼자 있어도 심심하지가 않고 더 이상 호기심이 없으며

목표가 없어도 괘념치 않고 경전이나 말씀 따위에 더 이상 궁금치 아니하다면

그 자리가 자유자재에 근접한 자리 일 것입니다.

그러면 남는 것은 오로지 순수한 본능만이 살아 움직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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