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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덕경 2장 已의 쓰임과 선악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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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우공이산 (221.♡.206.41) 댓글 1건 조회 13,517회 작성일 08-05-11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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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皆知善之爲善 斯不善已
위에서 已는 대략 다음의 세 가지로 쓰이고 있다.
①부사-이미
②동사-그만 두다, 끝나다
③허사-종결어로서 ~일 뿐이다.
그런데 已가 수식할 동사가 없기 때문에 부사로서는 쓰일 수 없다. 간혹 已를 '이미 존재하다'로 푸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명백한 잘못이다. 已가 동사로 쓰일 때는 그런 뜻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③번 처럼 '이는 惡일 뿐이다'로 하면 뒷 문장과 매치가 안된다.
또한 동사로 쓰더라도 뜻이 이상해 진다. 즉, 천하 사람 모두가 美가 美인 것을 안다면 惡이 사라진다로 풀어져 오히려 유교적인 사상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내린 결론이 동사로 쓰되 반어형으로 푸는 것이다.
즉, 모두가 善이 善인 것을 안다고 해서 不善이 사라지겠는가?로 푸는 것이 어떨까.
물론 문미에 의문을 나타내는 어조사가 붙진 않았지만, 필사 중에 빠졌을 수도 있고 달리 해석하여 어조사를 붙이지 않았을 경우도 있을 수 있고, 사실 어조사 없이도 문맥에 따라 의문형으로 해석 할 수 있는 것이 한문이다.
위에서의 美는 '옳고 착하다'의 뜻으로서 善과 비슷한 개념이므로 악(惡)을 오(惡)로 해석하는 것도 적절치 않은 듯 하다.
일반적으로 '이것은 옳은 것이니 따르고 저것은 그런 것이니 배척하라'고 가르친다. 그런데 세상 사람들이 다 그 가르침을 받아서 옳은 것을 옳은 것으로 알고 착한 것을 착한 것으로 안다고 해서 惡이나 不善이 사라질 수 있을까?
惡이나 不善도 있을 만 하니까 있는 것이 아닐까?
인간의 관점에서는 좋은 것들만 존재하고 나쁜 것들은 다 사라졌으면 좋겠지만 우주적인 입장에서는 둘 다 필요하기 때문에 두 다가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해일이니 지진이니 태풍이니 하는 것들이 인간에겐 재앙이지만 지구라는 별에게는 순리가 아닐까, 그래서 그런 것들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성인은 惡·不善을 개선하려 하지 않으니 무위의 일에 머물고, 美·善을 쫓지도 않으니 불언지교를 행하는 것이 아닐까?
20 장에서 선과 악의 차이가 얼마나 되겠냐고 반문하는 것도 이 때문이 아닐까?
※문법 팁
斯; 접속사로서 앞 문장의 결과를 나타내어 다음 말을 잇는다. '그렇다면 ...곧'이라고 해석한
다.
용레
如知其非義 斯速已 만일 그것이 도리가 아닌 것을 안다면 곧 빨리 그만 두어야...
출처; 네이버 카페 노자 도덕경 연구모임
http://cafe.naver.com/tao81

댓글목록

둥글이님의 댓글

둥글이 아이피 (210.♡.211.184) 작성일

참 깊은 이해이십니다. 사실 저같은 문외한은 이러한 깊은 이해의 글을 두고 두고 곱씹어 봐야할 필요가 있습니다.

'해일이니 지진이니 태풍이니 하는 것들이 인간에겐 재앙이지만 지구라는 별에게는 순리가 아닐까, 그래서 그런 것들이 존재하는 것이 아닐까?' 라는 말씀에도 전적으로 동감합니다.

그러면 인간 스스로가 만들어내는 '광우병사태' '다른 인간의 억압' '환경파괴로 인한 후손들의 존립의 위험'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님이 보시기에 우리 각자는 이에 대해서 어떻게 해야하는지요.
궁금스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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