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과 깨달음에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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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무불 (125.♡.248.86) 댓글 21건 조회 8,361회 작성일 11-05-10 17:00본문
신에게 전지전능이란 말은 붙일 수가 있지만 신은 종교단체가 생각하는 것처럼 주관적 의지를 가진 존재가 아닙니다. 주관적인 의지가 있어 신의 뜻을 이 땅에 펴고 싶어 한다는 말은 종종 종교단체에서 성직자들이 자신의 욕망과 무지를 숨길 때 써먹는 도구에 지나지 않습니다. 성경에도 나와 있듯이 선악과를 먹고 나서 분별을 함으로써 욕망이 생긴 것이 인간의 원죄이니 신의 뜻이 있다고 한다면 그 원죄를 짓기 이전으로 돌아가는 것일 것입니다.
우리가 이 땅에 온 것은 신의 뜻이 아니라 우리 자신의 뜻입니다. 오랜 생을 걸치면서 누적되어온 우리의 어리석음과 욕망이 만들어 낸 결과입니다. 행복을 좋아하고 불행을 싫어하던, 그리고 삶을 좋아하고 죽음을 싫어하던, 우리의 어리석은 생각이 우리를 이 세상에 다시 오게 만든 것입니다. 올바른 깨달음이란 우리가 이 땅에서 이루고 싶어 하는 모든 욕망을 내던지고 좋아하는 마음이던 싫어하는 마음이던 모두 다 내려놓는 것이라 할 것입니다.
바르게 깨달으면 사랑도 미움도 말하지 않고 해야 할 것도 하지 말아야 할 것도 말하지 않습니다. 다만 불쌍한 이가 거울 앞에 서면 사랑을 보여주며, 괴로워하는 이가 거울 앞에 서면 위안을 줍니다. 그러나 어떤 사물이 나타나기 전에 거울은 그냥 텅빈 상태입니다. 그러니 거울 앞에 아무것도 없는데 미리 거울이 “나는 사랑이다. 나는 깨달음이다.“라고 말한다면 이미 거울이 아닌 단지 흉내를 낸 까닭일 것입니다. 바르게 깨달으면 시간적으로 이미 인과의 거물을 벗어났기 때문에 씨앗을 심어 나무를 만들려고 하지 않으며 또한 공간적으로 너와 내가 따로 없으니 우주가 따로 없고 우주의 피조물이 따로 없습니다. 그래서 불이(不二)라고 하는 것입니다.
또한 깨달음은 근속년수하고 상관이 없습니다. 방향만 올바르면 바로 지금 이 자리이며 방향이 그르다면 아무리 이 체험을 했다 하더라도 하세월입니다. 어느 유명한 스님이 그런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이 체험을 하고난 뒤에 가장 넘기 힘든 관문은 여색도 아니고 물욕도 아니다.”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명예심이 가장 넘기 힘든 관문이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 일을 알고서 시골구석에서 조용히 사는 사람은 자기가 남들에게 깨달음을 펼 인연이 없음을 스스로 알고 조용히 살아가는 것이고 적어도 이런 분은 일을 마쳤다고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단지 첫 체험만 하고난 뒤에 마음이 평화로워지고 몸에서 전에 없던 신비한 기운이 느껴지고 깨달음의 생각들이 흘러 나온다고 해서 깨달았다고 착각하는 이들이 많습니다. 이렇게 되면 천재일우(千載一遇)의 아까운 기회를 놓치고 다시 깊은 미몽 속으로 빠져 들어가게 됩니다. 자기가 스스로 체험했다고 자부하는 사람들은 십년이 지나도 입구에서 제자리를 계속 돌고 있는 이들이 제법 있습니다. 이런 분들은 주로 염불이나 자기 암시로 공부를 한 사람들 가운데 많습니다.
조주의 무자화두를 비롯하여 경전이나 선어록에 쓰여 있는 모든 수수께끼 같은 말은 전부 머리로 생각으로 도달할 수 없는 실제 체험을 말합니다. 하나가 전체요 전체가 하나다(一卽 一切 一切卽一)라는 말은 생생한 체험에서 나온 말이니 경전을 들고 뜻을 아무리 풀이한다고 해도 결국 어리석은 중생이 업을 하나 더 짓는 일에 지나지 않습니다. 적어도 이런 체험의 기록들이 내 것이 되고나서야 이 우주를 지배하고 있는 유일한 법칙에 대하여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본래면목을 찾아 생사의 일이 해결되고 나면 모든 것이 저절로 햇살에 눈이 녹듯이 녹게 되고 그 때는 이런 생각이나 말로 표현을 할 수 없는 생생한 체험하게 되며 그렇게 된다면 이 세상이 먼지 한 톨 없는 불국토임을 알게 될 것입니다.
댓글목록
실개천님의 댓글
실개천 아이피 (124.♡.46.11) 작성일경전 말씀 말고 님의 말씀을 해주심 안될까요? __ () __
산책님의 댓글
산책 아이피 (112.♡.111.91) 작성일
“남들에게 인정받고 싶다는 명예심이
가장 넘기 힘든 관문이다.“라고 하더군요.
그래서 이 일을 알고서도
시골구석이던 도시 아파트촌이던
남에게 티 안내고 흔적 없이 사는 것이
쉽지 않다고 하는 것입니다.
무불님의 이 말에 대한
제 짧은 소견은 이렇습니다.
이왕 이 일을 알았을진대,
넘기 힘든 관문이란 건 뭔가요?
인정 안 받아도 상관없지만
인정 좀 받고자 한들 뭐 어떤가요?
티가 안 나도 그만이지만
티 좀 내면 어떤가요?
흔적이 없어도 그만이지만
흔적이 좀 있은들 또 어떤가요?
제 짧은 소견에 대한
무불님의 고견을 듣고 싶습니다.^^
무불님의 댓글
무불 아이피 (125.♡.248.86) 작성일
1. 제가 뭘 안다 모른다를 증명하려고 한게 아니니 그럴 필요가 없을 것 같군요.
2. 혹시 이 일을 아시는 분이라면 이미 글속에 있는 숨어 있는 뜻도 이해하셨을거 같군요.
3. 혹시 이 일을 모르신다면 답을 알지 못하니 진위여부를 확인하기가 어려울 거 같네요.
님의 너그러운 양해를 바랍니다. ^_^
무불님의 댓글
무불 아이피 (125.♡.248.86) 작성일
1. 바르게 깨달은 사람이 자신의 인연을 깨닫고 세상에 법을 펼려면 적어도 자신의 체험을
이야기 해야하고 자연적으로 티를 내지 않을 수가 없으니 이것은 어쩔 수가 없는 일입니다.
2. 깨닫지 못한 사람이거나 설익은 사람이 올바른 법을 펴지 못하면서 주변사람들에게
티를 내면 법이 오도될 위험이 있으니 본인 뿐 아니라 깨달음을 갈구하는 사람들을
맹인으로 만들어 버릴 가능성이 있으니 이것을 경계하는 것입니다.
3. 올바른 깨달음은 깨달음 자체에 대하여 강조하지 않고 배고픈 사람에게 밥을 주듯이 깨달음이
고픈 사람에게는 깨달음으로 가는 가장 빠른 방법을 안내를 합니다.
4. 깨달은 사람은 세속일에 대하여서는 분별을 그다지 일으키지 않습니다. 부처님도 법을 오도하는
제자나 무리들을 엄하게 꾸짖고 했던 것은 당사자 뿐 아니라 주변에 깨달음에 목마른 사람들을
생각해서 그랬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_^
실개천님의 댓글
실개천 아이피 (124.♡.46.11) 작성일
제가 아는 한 세상의 모든 말들은 다 쓸데 없는 말들입니다...
감사합니다. ^__^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14.♡.40.191) 작성일무불님은 가르치려 하시는 군요.
산책님의 댓글
산책 아이피 (112.♡.111.91) 작성일감사합니다...
무불님의 댓글
무불 아이피 (125.♡.157.21) 작성일
^_^ 오늘도 가르침을 주시니 많이 배웁니다.
- 關者不聞 聞子不關
무불님의 댓글
무불 아이피 (125.♡.248.86) 작성일
옳은 말씀 감사합니다.
충고라고 생각하며 감사하게 받아들이겠습니다..^_^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80.♡.6.2) 작성일
무불님 좋은 말씀 고맙습니다.
깨달음은 얻기도 어렵거니와 명예심을 디디고 넘기가 어렵다는 것은 알겠습니다만,
착각하여 다시금 미망에 빠져드는 이들 중에, 주로 염불을 하는 분들 가운데 많다는 것은 좀 이해하기 어렵군요.
물론 염불로 깨달음의 경지에 이르더라도, 이것이 찾아왔을 때 이를 잘 갈무리하고 보듬고 갈 만큼(보림寶林)
믿바탕이 되는 수행이 없었거나 바쳐주지 못해서 애써 얻은 그 상태를 잃기 쉽다는 뜻인가요 ?
실개천님의 댓글
실개천 아이피 (124.♡.46.11) 작성일
무불님 보실련가 모르겠지만, 지가 새가슴이라 밤에 잠이 잘 안와서...^
제 생각엔 경전의 말보다는 살아 있는 말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 좀 해보았습니다
아무튼 주제 넘었다면 용서하시고 좋은 밤 되시길... _()_
무불님의 댓글
무불 아이피 (125.♡.157.21) 작성일
권보님 감사합니다.
1. 정법
짧은 안목으로 제가 살펴본 바로는 정법을 펴고 계신다고 생각되는 분들은
대부분 설법이나 화두로 법을 얻었고 또 그것을 강조하시고 계시더군요.
1. 불심정사 청봉스님
2. 축서사 무여스님
3. 금봉암 고우스님
4. 정맥선원 대원 문재현 거사
5. 서울 현정선원 대우 거사
6. 부산 무심선원 김태완 거사
2. 평가 유보(화두)
그리고 유명한 스님 가운데에는 부산 해운정사 진제스님은 좀 제 견해와는 다르지만
워낙 불교계에 유명하신 분이라 제가 평가를 유보를 해야할 것 같고 인천 용화선원
송담스님은 세속에 워낙 노출에 안되시는 분이라 알지 못하니 평을 할수가 없습니다
3. 외도
염불로 어떤 경지를 얻으면 주로 환시가 아주 많이 나타나며 그래서 아주 선정의 힘이
강하신 분이 아니면 삿된 길로 걷기가 쉽다고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 왠만하면 염불이나
주문으로 수행을 하는 것은 쉽게 주화입마를 당하기가 쉬우니 피할 것으로 권합니다.
5. 춘천 현지사 자재만현스님
6. 부산 법기선원의 취암 강정진거사
화평님의 댓글
화평 아이피 (125.♡.109.187) 작성일
아이디가 참 독특하시네요....특별히 무슨 뜻이 있을까요?
여쭤봐도 되는지요..?*^^*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80.♡.6.2) 작성일
무불님의 정성어린 답변 고맙습니다.
그분들께서 따끈한 호떡을 손에 들고 어찌할 바를 몰라 야단법석일 수는 있지만,
조금만 조심하면 꿀맛을 찬찬히 음미하실 수 있으실텐데, 안타깝군요. ^^
열거해주신 고승대덕들의 기라성같은 이름은 익히 들어 아는 분들이 더러 계시는군요.
김태완 거사님은 수년 전 저희 전국모임에 오셔서 법문을 들려주신 적도 있고,
저술하신 책은 비원님의 강의 교재로 쓰인 적이 있어서 그 이름을 이렇게 만나니 반갑네요.
무불님의 댓글
무불 아이피 (125.♡.157.21) 작성일
그냥 별 뜻이 없습니다. 부처가 없음이라고 일컬어도 상관없고
아님이 없음이라고 일컬어도 되니 편하지요. 감사합니다.
무불님의 댓글
무불 아이피 (125.♡.157.21) 작성일
남녀 차별한다고 그런 것은 아닌데 비구니스님이 한분 빠졌네요.
안양 한마음 선원 대행스님도 대선사라고 이름 붙여도 될 훌륭한 분이지요.
대구 대관음사 무일 우학스님도 이 문안에 들어서신 분이지요. 감사합니다.
산책님의 댓글
산책 아이피 (112.♡.111.91) 작성일
무불님의 이런 행각에는 어떤 뜻이 있으신지요?
목적이 무엇인지 묻고 싶어집니다. 무불님...^^
무불님의 댓글
무불 아이피 (125.♡.157.21) 작성일
1. 목적을 물으셨으니 의도하지 않은 일이라고 대답을 드려야겠습니다.
여러 날을 유령으로 지내다 아주 착각이 심한 이의 글을 보고 얼마전
가입을 하자마자 바로 글을 올리게 된 것이지요.
2. 제가 쓴 글은 제 얼굴에 금칠을 하려고 쓴 글도 아니고 , 법을 모르는
이에게 깨달음을 알리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다만 깨달음을 착각하고
있는 사람에게 쓴 글이라 보시면 되겠습니다.
3. 비록 주인장의 의도가 잘난감자 못난감자 한통에 집어넣고 껍질을 벗긴다는
말에는 공감합니다. 하지만 아주 껍질이 단단한 감자가 나 껍질이 벗겨졌다고
착각하고 있으니 다른 똑같은 감자들도 착각할까 노파심으로 시작한 것입니다.
경전에도 이런 감자들은 가장 깨닫기 힘든 감자라고 나와있습니다.
4. 저는 그냥 스스로 공부를 좋아는 해도 남에게 공부를 가르칠 인연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공부가 깊지 못한 까닭이기도 하지만 그냥 공부하는 것을
즐기고 있습니다. 다시금 주인장과 여러분들께 주제넘게 나선 행동에 대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산책님의 댓글
산책 아이피 (112.♡.111.91) 작성일
제 눈에는
주제넘게 나선 행동에 대하여
죄송하다는 말씀을 하실만큼 무모해 보이지 않습니다.
오히려
착각하고 있는 자들에게
한 방망이 할 수 있다는 게 어딥니까?
의도했건 아니건 이런 행각 또한 인연일테니
공부인에게는 크게 탁마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진실한 공부인이라면 상대가 누구이건 받아들일 건 받아들이고
고칠 건 고치고 인정할 건 인정할 것입니다.
저 역시 그리하겠습니다.
물론 탁마의 과정에서 순탄치 못한 어우러짐이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이에 개의치 않고 입술을 가져다 댈 수 있다는 것은
분명 자신을 내보이고 내던지는 용기가 필요하거든요.
저 역시 늘 유령으로 지내다가
문득 무불님의 글을 보고 끼어들게 된 것이니
저 역시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요.
금세 발을 빼서 가지 마시고
종종 오셔서
감자들 속에 남아 어울려 주시면 참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저 역시 여간 단단한 껍데기 감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무불님의 방망이를 받을 준비가 되어 있으니
언제라도 한 방 날려주시기를 고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산책님의 댓글
산책 아이피 (112.♡.111.91) 작성일
그리고 또 한 가지...
제가 겪어본 바에 의하면
사람들은 <진실>에 앞서
<위로>를 먼저 필요로 한다는 사실입니다.
부처님께서도
그래서 아마 먼저
<사탕>을 물려 주셨을 것이라 사료됩니다.
이러하건데
<위로>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위로>에 해당하는 것들이
어쩌면 더 요긴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하여
<진실>에 근접치 못했어도
<위로>를 위해 단맛 사탕 제조에 뛰어난 몇몇 분들에게
<사탕의 이름으로 나댈 것이지, 진실의 이름으로 나대지 마라!>하고
너무 뭐라 그러면 엄매 기죽어 하든가 아예 무시하든가 해요.
<진실>이라는 포장이 있어야 팔릴 텐데 그러지 마라 그러면
장사 하지 마라고 하는 거와 같으니까요... 반발도 심해지겠죠...
사탕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일단 사탕이 우선이라서 본인들에게는 사탕장수가 우선이지요.
이런 의미에서 볼 때 사탕장수도 일면 나름의 역할을 한다고 볼 만하거든요.
그래서 최근엔 <진실>에 <위로>라는 사탕을 싸서 주는 방법이 요긴하지요.
감사합니다.
무불님의 댓글
무불 아이피 (125.♡.248.86) 작성일
깨달음을 심하게 착각을 하고 있으면서도 귀를 닫고 있는 이도 있지만
오히려 열린 마음으로 공부하는 훌륭한 분들이 많다는 것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