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ai 에서 일상 2 (용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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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다海 (121.♡.176.64) 댓글 2건 조회 6,006회 작성일 11-05-11 11:39본문
방갈로의 아름다운 풍경은 정말이지
나를 초 자연인으로 만들었다.
나중에 귓동냥으로 들으니
그곳 주인아저씨는 태국의 10대 건축 아티스트중 하나란다.
어쩐지..
자연과 절묘하게 어우러진
숙소는 그져 혼자 있어도, 둘이 있어도,
여럿이 있어도, 혼자 있는듯 한,
어떤, 묘한 마력이 있는 곳이다.
방을 잡은지
3일 내내 비가 내렸다.
비수기라 그런지, 여행자들이 아무도 없다
10개의 방갈로가 서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떨어져 있다보니,
어떤 날은 철저히 혼자 무인도에서 유배 생활 하고 있는듯 하다.
첫날은
아름다운 방갈로에 빠져서
내리는 비를 커피와 함께 분위기 있게 보냈다.
둘쨋날..
비가 계속 온다.
습기로 꿉꿉해진 침대 위에서 그래도..
전문 멍 때리기의 달인이 되고자..
꾸~~~욱! 참았다..
아...스멀 스멀 올라오는..이 지겨움!
아...너무 심심해!
책도 없고 노트북도 없고,
비싼 국제 전화도 못하고
가끔씩 데끼한테 문자질 해보지만,
알뜰한 그녀는 나의 문자를 잘 컷트 해 줬다
세쨋날..
커피포트에 커피를 끓여 먹어도
밥솥에서 한국산 누룽지로 맘을 달래 보아도
여전히 나는 심심하다.
내방에서 3블록 떨어진 싱글룸에
외국 남자 분이 머물고 있다
그는 스포츠맨 임이 틀림 없다.
언제나, 그의 손엔 수경 내지는 배낭이 들려져 있고
그는 잘 달련된 경주마 처럼, 옆도, 뒤도, 곁눈질 한번 하지 않고
앞만 보고 걷는다. 그것도 무지 빨리..
텅빈 방갈로.
3일째 내리는 비..
주인 잃은 풀장은 비와 함께 멋진 하모니를 이루어
더욱더 쓸쓸해져 갔다.
3일째 밤..7시경
나는 밥솥 양재기에 방울토마토를 씻어 혼자 무의식으로
맛도 모르고 그져 기계처럼 입에 넣고 있다, 문득,
그대를 보았다.
그대를....ㅋㅋㅋ
나와 똑같은 모습으로
방갈로에 딸린 1인용 마루에 아무렇게나 흐트러놓은 다리와
자유롭게 풀어진 눈동자와
컨츄리 음악 소리에 맞춰 흥얼거리며 맥주병을
들이키는 그대를 보았다..
때는 이때다.
심심함과 지루함과 쓸쓸함의 초 강력 파워가
나를 그곳에 서 있게 했다
익스 큐즈 미!
그렇게 멋지게 말하며 걸어 갔건만
긴장한 나머지
나뭇가지에 얼굴이 스쳐 비명을 지르고 말았다..
악~~~~!
아 유 오케이?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오케이!
내가 처음으로
외국인에게 먼저 말 걸던날..
그다음 우리의 대화는 거의 동화구연 수준 이었다.
손짓 발짓
영국신사인 그의 이름은 캐빈!
6개월 여행중 마지막 쉼표를 찍는다는 캐빈!
그때 알았다
언어..
그것은
용기가 필수 일뿐..!
그리고..나머진 그냥
말 안해도 느낄수 있는 가슴에 맡기면 된다.
댓글목록
정리님의 댓글
정리 아이피 (211.♡.56.32) 작성일
아............흥............
넘 멋찌다.............
영해씨한테 정말 용기들 얻다.
나 혼자 여행을
언제나 항상 거의 매일 내내 하루종일(헉헉...ㅋ)
꿈꾸면서도
무서워서리(헉! 뭐가 무서운지는 나도 잘 몰라...흑)
꿈도 못 꾸고 있는데
나도
단연코 함
해봐야겠다는.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121.♡.176.64) 작성일
언니?
여행지 에서 만난 사람들중
의사의 처방전이 여행인 사람들이
몇 있었어요
수술할래요? 여행갈래요?
그래서 떠나온 여행자들..
그들은 건강하게
잘 다니고 있어.....
하나의 방법이 될수 있는 여행..
나역시..
쌤의 처방전 이었지
영해씨! 떠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