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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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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일호 (14.♡.40.191) 댓글 8건 조회 6,260회 작성일 11-05-24 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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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호

겨울도 아닌 겨울
나와 돌지난 아이는
북쪽으로 떴다가
남쪽으로 지는 해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내
붉었던 구름은 검은 밤으로 비집고 들어와
날카로운 얼음비로 창문을 두드리고
두터운 서리바람으로 문밖에서 울고 있었다

십오촉 주광등은
희미한 그림자만 만들어 낼 뿐
어디건 기댈 데 없는
천리깊은 이국의 겨울밤에

나는 배웠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온도는
삽십육쩜오도라는 것을

나는 네게 생명을 주었으나
너는 내게 삶을 주는구나

안아도 안아도
식지않는 조그마한 용광로

한 젊은 아비의
가슴을 녹인다
제가 전에 써 놓은 시입니다. 제 시집에 집어 넣으려고 감춰두고 있던 거지요. ^^
게시판에 아버지얘기가 있어서 올려봅니다. 사실 아버지에 관한 건 다른 제목으로 있는데요, 이걸 올리는 이유는, 제 아들을 보면서 돌아가신 제 선친 생각을 많이 하거든요.
우리의 삶도 아버지에서 아들로, 또 그 아들로 또 그 아들로 (여자의 경우는 어머니에서 딸로)끊임없이 이어지는 것 같아요.

댓글목록

꽃씨님의 댓글

꽃씨 아이피 (218.♡.204.100) 작성일

아~~멋있다...

겨울도 아닌 겨울..

나는 네게 생명을 주었으나
너는 내게 삶을 주는구나

한 젊은 아비의
가슴을 녹인다

역쉬~~~짱이네요

산하님의 댓글

산하 아이피 (211.♡.81.22) 작성일

'나는 배웠다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온도는
 삽십육쩜오도라는 것을

 나는 네게 생명을 주었으나
 너는 내게 삶을 주는구나

아~  감동적입니다.
가장 따뜻한 온도가 삼십육쩜오도라는 것
그리고,
너는 내게 삶을 주는구나라는 귀절.......

아이들을 생각하면 어릴 때 맘 것 사랑해주지 못한 회한이
떠 올라요
내게는 그 회한이 아련한 아픔으로 남아 있습니다.

아무개님의 댓글

아무개 아이피 (211.♡.1.212) 작성일

나는 네게 생명을 주었으나
너는 내게 삶을 주는구나
----------------------------------이런 주옥같은 글이 어찌??????????????????????????????????
카~~~~~~~~
이대목에서 막걸리 한 잔 대접에 완샷 해야 하는디...........^^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14.♡.40.191) 작성일

고맙습니다. 흐흐흐!~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14.♡.40.191) 작성일

잘 보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14.♡.40.191) 작성일

크~~~~~~
제가 형님대신 숭늉 한잔 원샷하고 캬 했습니다 ^^ 감사드립니다.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80.♡.6.2) 작성일

일호님 아들은 참 좋겠어요.
아빠가 이렇게도 사랑해주시니....

제 아들녀석은 초등학교 2학년때인가,
제가 약 3개월 교육을 가 있다가 오니, 애 엄마가 들려주는 말이,
녀석이 ' 아빠가 어디 갔는지 모르지만, 안왔으면 좋겠다 '고 했다더군요.

얼마나 충격을 받았는지......ㅠㅠ

산하님의 댓글

산하 아이피 (211.♡.212.252) 작성일

친구야~  상처 받지 않고 성장한 사람이 어디 있겠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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