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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세요...아무것도 감추고 있지 않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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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화평 (125.♡.75.244) 댓글 5건 조회 5,587회 작성일 11-05-28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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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산사에 유학자가 방문 한 적이 있었다.
그는 차를 마시며 공자님의 훌륭한 인품에 대하여
감동하며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공자님께서는 평소에 늘 당신은 아무것도 감추는 것이 없다고 말씀하셨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행동 또한 꺼리낌 없이 진실하게 행동하셔서 늘 언행일치를
몸소 실천하셨으니 참으로 성인 이십니다.
마주앉은 스님은 입가에 잔잔한 미소를 걸친채 고개만 끄덕이며
손님의 찻잔이 비면 바로 바로 찻물을 부어주며 손님 접대만 할뿐이었다.
그 유학자는 스님의 명성을 듣고 천리길을 마다하고 달려 왔건만
이치라든가 깨달음 이라든가에 대한 아무런 얘기도 듣지 못하자
저으기 실망이 짙어져 속으론 여간 낙담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세 시진(6시간)동안 이나 자신의 이야기만 하고
자리를 일어나 선사에게 작별의 이야기를 하고 일어섯다.
그 스님은 손님을 산문까지 배웅을 하며 걸었다.
산문이 가까워질 무렵 마침 커다랗게 자란 정자수 벗나무 밑을 지날 때였다.
어디선가 살랑 불어온 바람이 정자수 주위를 휘감아 돌며 벗꽃잎이 눈처럼 휘날렸다.
그 유학자는 바람이 전해주는 벗꽃향기에 취하고 그림에 넋을 놓고
갑짜기 찾아온 이 풍요로움에 한것 도취되어 있을때
별안간 스님이 외쳤다.
보세요...자연은 아무것도 감추고 있지 않아요..
깨달음 .....그 의미가 뭘까..
아마도 이 길에 들어선 사람들은 누구나 한 번은 품었을 질문이다.
나 역시도 이 명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가끔 깨달았다고 하는 사람들이 하는 말이
그거...별거 아니다.아주 쉬운 거야...
라고 말한다.
그럼 그 쉬운 것도 알지 못하는 우리같은 촌부는 바보라는 말인가..
아직도 선원에 가 보면 스승으로 부터 화두하나 받아서
깨달을때까지 참구하고 또 참구해도 결국 답을 찾지 못하고
입적하거나 혹은 중도에 포기하는 사람도 부지기수라고 한다.
도대체 그 깨달음이 뭐길래......
깨달음이란 말로 풀어보면
새로운 것을 새롭게 알아간다는 것이 아니라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그 무언가를 다시 알아진다는 거다.
그럼 내가 알고 있는 그 무엇이 무어냐....
결론적으로 얘기 하자면
남들는 모를 수 있어도 나는 모를 수 없는것 .....??
바로 나 자신이다.
10여년을 헤메었다.
길다면 긴 세월 ....
안가본 종교판이 없고 거의 저녁엔 대형서점에서 살다시피하며
이 잡듯 뒤지고 다녔다.
그러다 얻은 결론은 해 보지 않고는 모른다 였다.
고름이 피가 되지는 않는다고 머릿속의 지식은 그냥 지식일뿐
깨달음은 아니지 않은가....
10여년의 정리 노트가 순간 휴지조각으로 느껴졌다.
그래서 집 뒷마당에 불을 놓았다.
10 여년의 노력이 연기로 사라지는 순간이였다.
허무했다.
10년의 세월이 휴지가 되었고 지금은 재가 되었으니..
그 뒤로 책을 덮었다.
이제는 몸으로 부딪치는 것 밖에...
백여 가지의 명상법을 스승의 도움 하나 없이
하나씩 하나씩 몸으로 해가는 과정은 더딜 수 밖에 없었지만
포기 할수는 없었다.
내가 만났던 종교인들은 하나같이 자기네가 최고라는 좁은 틀 속에서
벗어나려 하지않고 사람들에게 강요하는 모습이 내키지 않았던 탓이다.
말만 그럴싸 할뿐 그 들의 눈빛은 욕심으로 가득차 보였다.
그래서 난 자연을 스승으로 삼았다.
각종 성인들 말씀의 토대로 나혼자 나를 도마위에 올려놓고
객관적 이라는 이름의 칼질을 해댓다.
그러던 어느날
벗꽃이 핀 거리를 걷다가 살랑살랑 불어온 바람에 벗꽃이 눈 처럼 날리는 날
난 뒤통수를 세게 얻어 맞은 듯 그자리에서 서 벼렸다.
보세요 ...자연은 아무 것도 감추고 있지 않아요...
난 미친놈 처럼 눈물을 쏟으며 웃고 있었다.

댓글목록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182.♡.165.252) 작성일

화평님~~~
일박 이일의 모임을 집행자의 권한 남용으로 하루로 줄이고
서울 모임에 와 주셔서서 그래서 또 한번 볼 수 있어서 방가웠어요
대화는 속 후련히 못했지만 방가운 그마음으로 가득했습니다

보세요....자연은 아무 것도 감추고 있지 않아요....

비원님의 강의를 들으며  ....그런 자연 같았어요
우주가 텅빈 골자기처럼 지나감니다

아름다운 글 ...즐감합니다 ^^
사랑해요 화평님

실개천님의 댓글

실개천 아이피 (124.♡.44.5) 작성일

화평님... 수수 누나...

아~름답게 느껴지네요...

저도 끼고 싶어 글을 적습니다 ㅎㅎ

화평님의 댓글

화평 아이피 (125.♡.80.249) 작성일

ㅎㅎ....저두 사랑합니당...^^
어제의 과음으로 오늘 산행하는 내내 머리는 띵하고
속에선 부글부글 하고 ...고생이 좀 됬다눈...ㅎㅎ

그래도 좋은 인연을 만나 함께할 수 있다는 것은
참 즐겁고 복된 일인 것 같습니다...^^

건강..그까이꺼 그냥 나를 믿으면 되는거 아니니까?..ㅎ
질병은 평소보다 조금 불편한 것 뿐이라고 말이죠..^^

어쩌면 우리의 삶에 있어서 건강도 질병도
그리 큰 문제는 아니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이제부터는 건강도 질병도 머리 속에서 놓아버리기...
어때요?.....좋은 생각이죠?....나만의 생각인가요?..ㅎㅎ

화평님의 댓글

화평 아이피 (125.♡.80.249) 작성일

감사요~~~
저야 말로 끼이고 싶은데요?..*^-------------^*
하긴 남자는 원래 낑기고 싶은 본능이 있는지라....ㅎㅎ

헉..돌운 던지지 마요~~
이럴땐 36계 줄행랑이 쵝오!!....텨텨텨=====>>> =3 =3 =3

꽃씨님의 댓글

꽃씨 아이피 (110.♡.211.122) 작성일

화평님...아직 많은 글을 접하진 않았지만...시보다 산문이 더 좋네요^^

허걱~~윗글 보니까..갑자기 댓글 확~~지워뿌고...돌던지고 싶은기라~~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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