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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없는 우리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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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만 (175.♡.57.21) 댓글 12건 조회 6,114회 작성일 11-06-02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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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무렵 어머니께서 종교적인 이유로 집에 tV를 없애버리셨다...어린 나에게 TV는 악이라
고 절대 TV보면 안된다고 여러번 말씀하셨다...초등학교 6학년때 부터 였던것같다...
난 그때 이후로 콤플렉스가 생겼다...친구들이 월드컵을 볼때도 연예인 이야기를 할때도
난 무슨말인지 몰랐다..야 어제 TV봤냐 그러면 흠칫놀라서 '어...그래..'라고 말하고 어쩔줄
몰랐다...난 정말 어린나이었지만 삶에대해 들을수 없었다...학교 아니면 교회였다...
친구들이 누구누구도 모르냐?넌 왜 아무것도 모르냐고 하면 관심없다고 TV싫어해서 가끔
본다고 했다...그러곤 들킬까바...어떻게 정보를 주워듣고 물어보면 대답하려고 외우기시작
했다...텅빈방에 십자가나 성경구절을 아버지께서 붙여놓으셨기에 행여나 친구들이 보기
두려워 한명 빼고는 우리집을 놀러온 아이가 없었다...
'너희집에 가자'하면 얼마나 놀라는지 '우리엄마가 친구데려오지말라고 했다'고 이야기했다..
토일요일이되면 친구들이 놀자고 해도 나는 항상 집에 있어야했다...토요일엔 무조건 목욕탕
에 갔다...그 하나님을 위해서...정결해야한단다..그리곤 일찍잠들고 일요일엔 아무것도 못한다
죄를 짓는다고 아무것도 못하게했다...가끔 몰래 만화책을 보고 라디오를 들었다...어머니
몰래....정말 서러웠던것은 만화책을 숨겨서 보다가 어머니가 자다가 나와서 만화책으로
나의 머리를 치면서 이런거 주일날본다고 만화책만 본다고 지옥간다고 나의 머리를 친다..
'어린 마음에 고래고래 tv도 없고 놀지도 못하게하고 할께 이것밖에 더있나!!'라며 반항했다..
다 큰성인이 되서도 그런 습에 그토록 싫어했던 어머니가 나에게 요구했던것을 나에게
요구했다...수행만했다...성공만 바랬다....그토록 무엇이 되려는 내자신이 싫었는데..
오늘은 그런 나의 과거가 이해가 된다...그땐 그럴수밖에 없었음을...왜 그렇게
무언가가 되고싶었고 명상만했는지..그런 내가 이해가 된다....
가끔 10분정도 tv를 보고 덜컥겁이났다...내가 이러면 안되는데...컴퓨터 오락을 하면서도
이러면 안되는데...항상 죄책감에 시달렸다...
선생님과 실험중에 여과없이 그 버릇이 나왔다...어떻게 해야할지 몰랐다...실험후에도
tv를 볼때 마다 흠칫놀라며 tv를 끄는 버릇이 나왔고 종교/법문체널만 마음편히 보는
내자신을 보았다....어머니가 나에게 요구했던 삶과의 단절을 난 나에게 요구했고
다른사람에게 요구했다.....항상 무엇이든이 선인지 악인지 확인하고 행동에 옮기는
나 자신이 보였다..사실 지금도 예전보다 덜하지만 아직도 그렇다..
내 눈엔 하나님,깨달음 빼고 다 악으로 보였다...어쩔수없었다...정말 어렸기에...
그냥 '어쩔수 없었다'고 말해주고싶다..그리고 그건 비겁한 변명이 아니라고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내 자신에게 삶을 사랑하라고 다른사람을 사랑하라고 말하지않고 지금 악으로 봐도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다..기다릴수있다고 말해주고싶다....
'정만아~그땐 어쩔수없었어''그러니 괜찮아~'
'정만아~tv볼때 불안해해도 괜찮아~''괜찮아 질거야~'
p.s:장나라를 보면서 과거가 생각나 눈물이 났습니다...묻혀둔 기억이고 누구에게 이야기한적
없었는데 털어놓으니 맘이 편하네요~

댓글목록

산하님의 댓글

산하 아이피 (211.♡.212.252) 작성일

정만님~  한 칼 하시는 군요!

들풀님의 댓글

들풀 아이피 (121.♡.88.45) 작성일

정만님 훌륭하십니다. 앞으로는 평화를 얻을 일만 남았네요....

문득님의 댓글

문득 아이피 (14.♡.56.238) 작성일

강같은 평화가 ...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119.♡.14.170) 작성일

그냥 '어쩔 수 없었다'고 말해주고 싶다..그리고 그건 비겁한 변명이 아니라고 나에게 말해주고 싶다...

서정만님의 글을 읽을 땐
나도 눈물이 난다....
그리고 참 감사하고 아름답게 느껴진다.
그렇게 조금씩 자신을 이해해가는 그 모습이....

정리님의 댓글

정리 아이피 (211.♡.56.32) 작성일

괜찮아, 괜찮아...그래요...괜찮아요...

누구의 응원보다...내가 나에게 하는 응원,

그래, 괜찮아.

정만 님, 화이팅!!!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털어놓고 아침에 다시보니 민망했는데 잘한것같아요~응어리 졌던게 많이 풀렸어요~산하님 땡큐~^^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얻으면 들풀님꼐 조금 나누어드릴꼐요~욕심쟁이라서 아주조금만 ㅎㅎ 고맙습니다..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감사합니다...문득님에게도 강같은평화가 임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기태 선생님의 따뜻한 격려가 '기다림'에 도움이 되고 용기가 납니다....

정말 제가 조금씩 조금씩 나아지는게 감사한것같아요~절 기다려준만큼 다른사람들도

기다려줄수있는것같아요~깨달음을 추구할때 남몰래 종교를 무시하고 비판했는데..절 이해해주니

종교도 그렇게 예전처럼 무시되진 않아요~정말 선생님 말씀대로 삶은 입체적이고 사람들은 자기가

선이라고 생각되어지는것을 추구할 자유가있는것같아요~비록 그게 안좋은것이라도....그게 안타깝긴

해요~고맙습니다..선생님~^^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괜찮다고 말해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정리님..정리님 글도 정말 재미있게 보고있습니다...

정리님도 행복하시고 화이팅입니다..^^

마피님의 댓글

마피 아이피 (112.♡.233.65) 작성일

ㅠㅠ 정말 읽으면서 넘.. 맘이 아프구.. 공감도 되구..
서정만님 대단하신거같아요!!

저에게도 서정만님에게서의 '하나님' '깨달음'처럼
늘 죄책감을 느끼게 하는 뭔가가 있네요 ㅠㅠ
공부와 관련된걸 하지 않으면 늘 불안하고... 누군가에게 혼날거같고 막 옥죄어오는..

저도 저 자신에게 어쩔수 없었다고. 괜찮다고 말해주고 싶어요..
맘이 넘 짠해오네요..
좋은 글 정말 고맙습니다!!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마피님의 칭찬에 오늘 기분이 무척좋아지네요~헤헤

저도 맘이 넘 짠해오고 좋아요~

제 글이 도움이 되고 감동을 줄수있다니 참고맙습니다...마피님~

너무 좋네요~덩실덩실 ^^;;주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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