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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럴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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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다海 (121.♡.176.64) 댓글 5건 조회 7,922회 작성일 11-05-3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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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부렁~
씨부렁~
언니와 함께 친정에 가는 길이다.
연방연실
툴툴 거리며 운전을 했다.
언니~~! 난 연도 드리기 싫어
귀찮게 40분씩 뭐 한다고 기도 한대~~!
절대로 제사지내지 말라고 유언 하신 아버지 덕에
우리집은 철저한 천주교식 연도를 드린다
40여분 음율을 섞어 2인조 그룹이 되어
서로 주고 받으며 시편을 외운다.
그냥 음식차리고 절만 꾸벅 세번하면 끝날것을
왜? 왜? 왜?
우씨~~
언니는 그런소리 하지 말라며 나를 나무란다
장사하는 올케들이 음식하기가 얼마나 힘드냐며,
우리 아버지는 진짜 탁월한 선택을 하셨다고
스스로 감동하고 도취되어 아버지를 회상 하는 언니를 보니
깊은 한숨이 올라 왔다
올케언니를 만나서도 나는 툴툴 거렸다
연도 드리기 싫어~~
미사 드리기 싫어~~
내안에서 끊임 없이 올라오는 귀찮음..
1년에 단 한번 오는 친정이 이렇게도 귀찮은건 도대체 무엇인가?
겨우겨우 무거운 몸을 이끌고
늦은 미사에 참석 했다.
더욱더 온몸이 근질 거리며, 귀찮음을 온몸으로 표현 했다
왜 이렇게 지겨운거지..
너무 귀찮아..
하기 싫어..
오빠집에 연도 드리러 가면서 더욱더 힘이 들었다
운전 하는 내내 툴툴~~툴툴~~
그리고 연도를 드리기 시작 했다.
아.버.지.
사진속에 아버지는 빙긋이 웃고 계셨다.
가슴이 답답해 지며, 뭔지모를 불편함이 내 온몸에 스멀 거렸다.
오빠들의 선창에 맞추어..
주여! 이영혼을 돌보소서~~~
후렴을 하면서,
아버지 얼굴을 힐긋~! 보았다.
울 아부지...
막내딸 일저지른것을 아시는지..
전 같지 않게 따뜻하게 웃고 계셨다.
눈물이 나오려 했지만
모가지 끝가지 뭔지모를 무게감이 올라와 묵직해 졌지만,
눈에 그렁그렁 눈물이 맺혔지만,
이러면 안되지..
절대 이러면 안되지..
깊은 호흡과 함께 눈물이 거두어 지길 기다리며
나는 더 크게 시편을 읽었다.
다시 아버지 얼굴이 보이기 시작 하며,
40대 아버지의 젊은 얼굴이 오버랩 되기 시작 했다.
아...울 아버지...70평생 얼마나 힘드셨을꼬?
또.또.또. 착한딸이 되려 하는 나를 보았다.
절대로..
절대로..
쉽게 용서 하지 않을꺼야!
쉽게 이해 하지 않을꺼야!
난 아버지가 귀찮다
난 아버지가 지겹다
난 아버지가 싫다.
절대로............ 쉽게 이해 하.는.척 하지 않을꺼야~~!
내 온몸이 아버지를 거부한다.
난 전부 이해 한줄 알았다
그리고 용서 한줄 알았다.
그러나....나는 언제나....거부 하고 있었다.

댓글목록

실개천님의 댓글

실개천 아이피 (124.♡.44.5) 작성일

하늘의 아버지에게 보내는 시 /박천 최정순 (사화집)에서...

아버지의 그림자

이유 없는
그리움이
뭔지 알아질까.
오래 묵힌
뒤돌아선 그림자
곰삭아져
툭! 떨어진
그리움 하나
있다.

그것은 아버지

.....................

 
파도

억겁을 사납게 몰려들어
물 부수고 바위 깨는 파도야
어미 품에서 갈라져 나온
몽돌 부수지 마라
너한테 지지 않으려
둥글게 살고 있지 않냐
세월의 파도에
고개 숙인 아버지.

.........................
.........................

즐감되실려나...?

행복한나무님의 댓글

행복한나무 아이피 (115.♡.218.32) 작성일

아버지~~
내 삶에 아버지는 없었다
늘 아버지를 보면 가슴이 두근두근..두려운 나의 아버지
가족의 공간을 온통 피폐하게 만든 나의 아버지~~~
단 한번도 나와 따뜻한 눈빛을 나누지도 다정한 음성도 아버지의 품을 느끼게도 해주지 못한
아버지란 이름의 나의 아버지

난 사십 평생을 아버지를 미워하는데 온 에너지를 바쳤다
내가 남편하고 원만하게 지내지 못하는것도 내아버지 탓이고
남자들을 편안하게 너그럽게 보아주지 못하고
잘난척 하는 남자를  그냥 지나치지 못하는 것도 나는 아버지 탓이었다
내 아이들을 사랑하지 못하는 것도 아버지 때문이라고
나는 규정했었다

그 하나면 모든것이 해석되고 나는 그 뒤에 숨으면 되었다

나는 삶에 치열했고 그 모든것이 아프고 힘든것은 내삶의 최초의 사랑의 관계를 제대로 형성
하지 못한 아버지 탓으로 돌려놓고
나는 숨으면 되었다

그러나 ~~~~~~~
아버지는 저 세상으로 가셨다
내 아버지 답게
누구하고도 화해 하지도 않고
자리 매김도 하지 않으시고(영화나 소설은 잘도 화해 하더만)
그렇게 미워하던 나를 덩그마니
남겨놓고 내 아버지는 내곁을 떠나 가셨다

나는 순간 미워할 대상을 잃어 버렸다
아버지 뒤에 숨어서 미워해야할 대상을 잃어버린 나는
어찌 해야 될지 몰랐다

현실은 그래도  변함이 없었다.  미워야할
대상은 없었졌는데
역시나 삶은 버거웠으며 사랑하기엔 늘 역부족이고 늘 외로움이 스멀 스멀 떠나가질 않았다

아버지~~~
나는 이제 과거의 나를 불러내서
경험하지 못한 그 감정을 다시 경험하지 않는다

언제까지 그 기억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가
직면하지 못해 .두려워서
서둘러 도망쳐 나오는 것하고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
정면승부를 하지 않고 외면하는것 하고는 확연한 차이가 있음을 안다

하나 하나 세포 하나하나에 각인되어있다는
그 불편함. 그 외로움 그 두려움 그 분노를
다시 불러내어 경험해주고
달래서 언제 그 감정을 다 해결한다는 말인가
그리고
그게 정말 그 방법이 가능할까?
내 무의식에 자리 하고 있는 그 모으든 감정을 다시 하나 하나 불러내어
온전히 경험해준다는 것이 가능하다는 말일까?

이제 나는 그냥 온전히 그냥여기에 있다
그냥 여기에 있으면
그 감정 경험 생각은 눈 녹듯이 사그러 진다
그냥
그냥
여기에 존재 하기만 하면된다

굳이 사랑의 존재가 될 필요가 없다.

아버지는 그렇게 내게서 떠나가셨다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124.♡.191.155) 작성일

제가 쓴 시룰 올려야겠다는 생각이 드네요. 좋은글 잘보앗습니다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119.♡.14.170) 작성일

요즘 '행복한 나무'님의 글을 읽는 내 마음은
참 행복하고 감사하다....^^

행복한나무님의 댓글

행복한나무 아이피 (115.♡.218.32) 작성일

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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