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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어리고 어찌할 줄 모르는 공포에 떨고 있던 어린 아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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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풀 (115.♡.168.47) 댓글 12건 조회 5,066회 작성일 11-06-03 17: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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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아버지는 엄마를 싫어하고 무시하셨어요.
할머니는 온갖 거짓말로 엄마를 궁지에 몰고
못배우고 보잘것 없는 엄마 집안을 무시하고 그런 엄마 밑에서
태어난 2남2녀 손자손녀들까지 무시하는 말들을 거침없이 내뱉었습니다.
맘에 안드는 엄마를 내쫓기 위해 아버지는 늘 바람을 피우셨고
여자들을 집에 데리고 와서 밥을 해내라고 엄마를 괴롭혔지요.
엄마가 못났기 때문에 우리는 아버지에게 늘 미련한 것들, 병신같은 것들''
이라는 소리를 듣고 살아야 했어요.
방학숙제 검사를 해서 안하면 두꺼운 몽둥이가 10몇개씩 부러져나가도록
저희를 때리셨습니다.
저는 막내라고 그나마 할머니가 얘는 때리지 말라고 해서 그닥 맞지는 않았지만
말리는 엄마와 때리는 아버지 사이에서 우린 울지도 못했습니다.
다리가 피멍이 들어서 걷지도 못하게 맞아도
오빠들은 울지도 못했어요. 울면 더 맞고 병신같이 운다고 하니까..
저는 마음이 고운 아이입니다.
약한 것들을 보호해주고 싶고 이뻐해주고 싶고
마음을 나눠주고 싶고...
저는 고운 아이였습니다.
엄마는 평생을 아버지와 싸우셧습니다.
그런 엄마를 원망도 했었지요.
엄마만 가만히 있으면 조용할텐데...
아버지가 들어오는 시간이 되면 우린 각자의 방에 들어가서 불을 끄고
누워서 자는 척을 했습니다.
1년이 365일이면 400번은 싸우는 것처럼 그렇게 매일매일
큰소리가 나고 욕이 나오고 어떨때는 뭔가를 부수는 소리...
8살때이던가 아버지가 한 아줌마를 데리고 왔습니다.
엄마보고 나가라고...
할머니는 이때다 싶어 왜 이지랄들이냐면서 엄마더러 나가라고 했습니다.
엄마가 그길로 부엌에 나가서 칼을 물었지요.
저는 너무 무서워서 방안에서 이불을 뒤집어 쓰고
귀를 틀어막고 있다가
부엌에서 들리는 엄마의 나는 죽어야돼 이 소리에 놀라
부엌으로 갔습니다.
그러던 중 엄마는 혀가 말려 숨통이 막혀 쓰려지고 말았지요.
병원으로 실려간 엄마는 다음날 퇴원을 했습니다.
그러고도 밥을 해서 반찬을 해서 자식 넷의 도시락을 싸고
학교를 보냇습니다.
옆집 아줌마 아저씨가 놀라서 달려오고 뜯어 말리고하는
싸움은 어렸을 때 늘 저를 기죽게 했습니다.
저를 불쌍하게 보는 눈길이 너무도 싫었으니까요
차라리 울기라도 하고 무서우면 소리라도 지를껄
저는 얼음처럼 굳어서 옆집 아줌마의 보호아래 피신을 했습니다.
할머니와 아버니는 늘 서울에 있는 사촌들과 저희를 비교했어요.
심지어는 우리가 쓰는 수건을 더럽다고 쓰지도 않고
속옷에 손도 못대게 했지요.
저희가 방귀라도 뀌면 (물론 몰래 뀌지만) 지저분하다고
서울 사촌들은 할머니 앞에서 방귀도 잘 뀌고
그렇게 해도 그래야 건강하다고...
구멍가게를 했는데 거기서 돈을 가져다 늘 사촌들에게 주었지요.
저희는 할머니한테 10원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엄마는 천사입니다.
자식을 보호하기 위해 비록 싸웠지만
인간의 도리를 알려주셨고 할머니와 아버지를
밉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셨죠.
밖에 나갔다 들어올 때 할머니 생각해서 빈손으로오지 말고
맛있는 거 생기면 할머니 먼저 갖다 드리고
자다가도 아버지 오시면 벌떡 일어나서 인사드리라고...
저희는 조용한 아이들로 컸고
저는 교회를 다니면서 위로를 받았습니다.
집에 죽어도 들어가기 싫은데
불안한 걸음으로 눈치를 보며 들어가서 바로 제 방으로
가서는 안나옵니다.
그래서 대학을 멀리 갔습니다.
그러면 고통에서 벗어날 줄 알았어요.

댓글목록

여름가지님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220.♡.240.24) 작성일

후유, 가슴이 아프네요....

얼마나 힘들고 고통스러웠을까요.....

매일밤 두려움에 떨었을 것을 생각하면......

그렇지만 너무 외로워는 말아요....

세상사람들은 누구나 양상은 다를지 모르지만

상처를 지니고들 사니까요...

그 너무하다 싶은 상처들을 사랑해주었으면해요......

제가 작은 위로가 되고 싶어요.....

이미 그 상처들을 극복했는지도 모르지만요^^

산하님의 댓글

산하 아이피 (211.♡.212.252) 작성일

왕풀님~  사랑합니다.
저도 읽는 도중 갑자기 울컥하네요
여기 도덕경에 오시는 많은 분이 양상은 좀 다를지라도
같은 상처를 안고 계시는 것 같네요
내 마음의 상처를 오픈하여 아파하고 괴로워 하다보면
어느새 상처가 치유되고 자유함을 느끼겠죠?
새털 처름 가벼우시길............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182.♡.165.252) 작성일

왕풀님
그러셨군요
수수에게도 왕풀님과 비숫한 어린 시절의 경험이 있었어요
느닺없이 부상하는 어린아이도 때가 되어야 올라오나봐요
 냉동인에서 해동인이  되고자 부상되지요 ^^

아, 눈물은...
어름이 녹아 내리는 눈물
눈물없이 만날수 없는 수수 자신이였습니다

감사하고 축하 할 일입니다



뒤에 이어지는 이야기도 궁금해요

aura님의 댓글

aura 아이피 (220.♡.255.40) 작성일

왕풀님 글 정독해서 잘 읽어보았어요.

저는 최초의 사람 경험을 맺은 아빠와 엄마에 따라서 지금도 대인관계가 비슷하게 이뤄지는데,

남자들과의 관계는 참 힘들답니다.  선생님 보면 눈도 못보고 안절부절 하거든요 ㅋㅋㅋ

다른 분들에 관한 내용이 많네요. 할머니, 아버지, 엄마...

특히 엄마에 대한 연민이 많이 느껴지는 것 같았어요~

왕풀님에 대한 글도 기대할께요~~ 까이꺼~~ 달료~~~~~(^_^)

까이꺼 달리긴 ; 내가 한 짓을 생각해봐~~ 으헉!!!!

꽃씨님의 댓글

꽃씨 아이피 (110.♡.211.117) 작성일

님께...꼭 들려드릴 내용의 글귀가 있는데..
오늘은 넘 늦어서 낼 올릴게요
힘드시죠? 힘내세요..
이렇게 오픈하기 힘든건데..
감동받고 갑니다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125.♡.46.3) 작성일

'그냥 잘하고  있다,괜찮다는 이야기를 듣고 싶었어~'라고 같이 사는 형이 힘들다고 저에게 이야기 하더군요~

이런 저런이야기 많이 했지만 단지 '힘들다,그래도 괜찮다~'라고 생각했어요~

'그래도 괞찮습니다.' 이말이 왕풀님의 가슴에 조금이라고 힘이되길 바랍니다.....

데끼님의 댓글

데끼 아이피 (121.♡.66.83) 작성일

아~~~~

저도 왕풀님과 비슷한 이야기가...
잊고 지냈던 어린시절의 기억이 요즈음에 올라와서 가만히 바라보고 있던 중이었습니다.

어디에 꽁꽁 숨어있었던지....
다른 모습으로 변신해서 올라오더군요....
그랬었구나..
무서웠구나...
스스로에게 이야기하고 있었습니다.

꺼내기 힘들었을텐데
이렇게 활짝 펴서 이야기해주셔서 고마워요.

문득님의 댓글

문득 아이피 (14.♡.56.238) 작성일

어제 처음 글을 보고서 가슴이 먹먹했었는데...

오늘 다시 봐도 똑같습니다.

엄밀한 의미로 '상처'란 없다고 기태샘은 말씀하십니다만,,,,아프지요!! 마이~~

하지만, 그동안의 삶으로보아 다른 어떤 치유의 길이 없음을 알게됩니다.

그저 '축복'이라 생각하고 지내보려 합니다...썽이 나지만...

화이팅 입니다. (서울 모임서 눈 똥그랗게 뜨시고 말씀하시던 모습이 생각나네요...)

담마님의 댓글

담마 아이피 (122.♡.115.236) 작성일

아무것도 아닌데 씰데 없는 곳에서 에너질 쏟았군...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119.♡.14.170) 작성일

그랬구나, 그랬구나....
왕풀님에게 그토록 가슴 아픈 사연들이 있었구나.....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80.♡.6.2) 작성일

저희 아버지와 어머니를 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요즘도 아버지는 어머니에게 '호년(呼女+ㄴ)'을 하시지요.^^

우리 부모님은 잉꼬부부가 아닌 것을 뭐 어떻게하겠습니까?
이분들이 사는 법이라 생각하고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어요.

無心님의 댓글

無心 아이피 (121.♡.7.136) 작성일

가슴 시린 글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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