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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작은 평화와도 같은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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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풀 (115.♡.168.47) 댓글 6건 조회 5,471회 작성일 11-06-06 2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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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참하고 기죽은 나를 인정하면서 눈이 내리깔려지고 위축이 되는 경험이 조금씩 시작이 된 후
나는 그냥 내 모습으로 인해 생기는 주변의 평가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전과는 다르게 위축되고 조용해진 나를 보면 사람들은 뭐라 할까...
이런 나를 견지하기로 하기 이전에 벌어졌던 상황때문에 벌어진 일들에 대해서도 그냥 책임을 지기로 했다. 내가 뿌린 씨앗이니 내가 거둬야지. 죽기밖에 더하겠냐. 비참해지고 소외되어도 어쩔 수 없다.
내 안에 머물면서 생긴 편안한 숨 쉼... 내 몸통 둘레만큼의 면적 안에서는 적어도 평화다.
예전의 습관이 나와 마음이 일어설 때는 내 숨을 내가 못쉴만큼 공간하나 없더니...
그래도 공간의 크기는 왔다갔다 한다. 좀 더 넓어졌다가 다시 좁아지고...
나에게서 밖으로 분출되는 분노의 화살들을 다 꺾어버리자고 맘 먹은 이후로
그 누구와 눈도 못마주치는 상태가 되었지만... 그런 나를 그냥 받아들이기로 했다.
옆에 있는 남편이 편안하게 생각이 된다. 이해도 되고 이해를 하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한다.
내가 다 맞는 건 아니라는.. 사실 맞고 틀리고 자체가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만큼...
이런 상태가 얼마나 갈까 두렵다.
그래도 편안한 쉼터를 찾아 끊임없이 떠돌던 내가
내 안에 그 쉼터가 있음을 발견해본 지금... 희망이 있을 것도 같다.
좀전 언니의 조카에게서 전화가 왔다.
이름으로 점을 보는 점집에 엄마랑 갔는데
이름을 바꾸면 잘 풀린다고 했다고...
내 이름도 좋은 이름이 아니라고했다고... 이모도 바꿔봐~
미치는 줄 알았다.
분노...언니에 대한... 아직 어린 21살 딸을 데리고 점집에 가서
무얼 해보겠다는 건지...
두통이 왔다. 이건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점쟁이의 말을 완전히 믿어버린 조카에게 화를 낼 수도 없고 해서
치미는 화를 대놓고 표현하지는 않았지만
네가 알아서 하라고... 답답해서 미치는 줄 알았다.

댓글목록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182.♡.165.252) 작성일

내 안에 머물면서 생긴 편안한 숨 쉼... 내 몸통 둘레만큼의 면적 안에서는 적어도 평화다.
예전의 습관이 나와 마음이 일어설 때는 내 숨을 내가 못쉴만큼 공간하나 없더니...
그래도 공간의 크기는 왔다갔다 한다. 좀 더 넓어졌다가 다시 좁아지고...

왕풀님의 평화가 수수에게도 임하듯 강처럼 흐름니다^^

근데 갑짜기 언니가 조카데리고 점집에 다녀 왔는데
왕풀님은  분노가 일고 두통이 일어났네요
가끔 우리는 가족이란 이름으로
나와 같은 가치 기준으로 살아야 한다는 착각을 하며
스스로 족쇄를 채우는건 아닌지.....

정리님의 댓글

정리 아이피 (123.♡.61.222) 작성일

왕풀 님...

왕풀 님의 평화가 너무나 부럽습니다...
지금은 왕풀 님 몸통 만큼의 평화라고 하셨지만 그 시작이 있으니
이미 평화로 들어서신 것 같으네요.

완전하게 솔직하시니 이런 선물을 받게 되나 봅니다...

저는 왕풀 님 글을 읽고 충격적이긴 했지만 가슴에 회오리가 막 일어나섰답니다.
동시에 내 얼굴에 씌워져 있는 어떤 가면들이 막 간지럽고 두껍게 느껴집니다...
나도 이 가면들을 벗고 싶다는 마음이 처음으로 일어나더군요...

왕풀님의 댓글

왕풀 아이피 (115.♡.168.47) 작성일

가족들을 어찌해야 할지 잘 모르겠슴다.
참 어려운 관계... 남처럼 생각할 수도 없고 가깝게 다가서면 상처를 주고 받으니...
작년 이맘때 언니와 다툼이 있었고
그 이후로 전화통화 한번 안했습니다.
이런 일은 첨이라서 좀 그랬지만 저두 연락 안했지요. 화가 많이 났고 더 이상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상처를 받고 싶지 않았거든요.
조카아이까지 자기들처럼 만드나 싶어서 화가 잔뜩 났습니다.
차라리 신앙생활이라도 하던지... 늘 어긋난 선택을 하는게 답답할 따름입니다.
많은 선택의 기회때 다른 선택을 할 수도 있는데 하필 왜 그런 선택만 골라서 하는지...
객관적으로 바라봐지지 않는 관계...
분노...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젠 저도 모르겠슴다..관여 안할랍니다.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119.♡.14.170) 작성일

Let it be....
가족들의 삶의 몫은 가족들에게로, 왕풀님의 몫은 왕풀님에게로....

내가 세상에 화평을 주러 온 줄로 생각지 말라. 화평이 아니요 검을 주러 왔노라. 내가 온 것은 사람이 그 아비와, 딸이 어미와, 며느리가 시어미와 불화하게 하려 함이니...(마태복음 10:34~35)라는 예수님의 말씀처럼, 가족과의 완전한 '분리'가 먼저 와야 합니다. 그래야만 비로소 가족과의 진정한 관계가 성립될 수 있습니다.

사랑하는 왕풀님.
Let it be....

왕풀님의 댓글

왕풀 아이피 (115.♡.168.47) 작성일

선생님 글만 봐도 눈물이 납니다...너무 감사해서...

無心님의 댓글

無心 아이피 (121.♡.7.136)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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