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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히피즈 (110.♡.44.69) 댓글 4건 조회 8,517회 작성일 11-06-14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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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에 읽었던 <깨달음 이후 빨랫감> 의 한 구절을 옮겨 보겠습니다.
이것을 더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깨달음이 발견되는 두 가지 상보적인 방법을 알 필요가 있다.
한 가지는 애쓰고 노력하는 길이고, 다른 한 가지는 애쓰지 않는 길이다.
애쓰는 길에서는 자신을 정화하고, 모든 장애물을 치우고 지금 이곳에 있으려고 애쓰고
자신을 깨달음에다 온전히 쏟아부음으로써 다른 모든 것들이 떨어져나가게 한다.
그러다가 결국에는 유일한 집착인 깨달으려는 욕망을 내려놓지 않으면 안 되게 된다.
그리고 이 놓아버림을 통해 모든 것이 확연해진다.
애쓰지 않는 길에서는 어떤 몸부림도 없다.
오로지 지금의 현실에 자신을 열 뿐이다. 무위 자연의 느낌 속에 머무는 것, 그것이 요구되는 것의 전부이다.
이로부터 모든 이해와 자비가 따라온다.
사실은, 때에 따라 우리는 이 두 가지 길을 다 가고 있다. 두 길이 다 우리를 내려놓음으로 이끈다.
나의 스승 중 한 분인 디파마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두 길이 다 최선의 길이다.
다만 지혜로운 노력이 중요할 뿐이다. 하지만 그 길이 아무리 힘들더라도, 아무리 많은 노력이 들더라도,
결국 가슴이 깨어나게 하려면 은총의 작용에서 시작되어야 한다.
그것은 마치 봄바람처럼 우리의 모든 근심과 두려움을 날려보내고 가슴을 신선하게 채운다.
명상하고 기도하고 가르침에 귀기울이는 것은 마치 문을 열어놓는 것과도 같다. 봄바람을 예약해놓을 수는 없다.
스즈끼 선사가 말하듯이, 깨달음과 시간 약속을 할 수는 없다. 이와 비슷한 속담이 있다.
깨달음을 얻는 것은 하나의 사고다. 영적 수행은 사고가 잘 나게끔 만들 뿐이다.
깨달음이라고 부를 만한 체험이나 눈뜸은 분명 있는 것 같고
기태 샘은 제 생각으로는 겉으로는 애쓰지 않는 길을 표방하고 계시지만
그 길을 따라해보신 분들은 대충 눈치채셨겠지만 그게 오리가 물위에 둥둥 떠서 수영하는 거랑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으셨을 거 같습니다.(저만 그런가요?)
있는 그대로가 무늬만 있는 그대로지 정말 녹록지 않거든요?
결국 애쓰지 않는 길도 그 속에는 애쓰는 길을 포함하고 있는 거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그 반대도 마찬가지구요.
기태 샘 같은 도사도 경명여고에서 내면아이가 올라와서 고생하셨다고 하시니
저같은 일개 평민(? ㅎㅎ)은 말이 있는 그대로지 차라리 뭐라도 하는 게 맘이 훨~
편하겠다는 생각이 수도없이 들더군요.
근데 기태 샘의 가르침을 잘못 이해하면 깨달음이나 눈뜸 자체를 부정하게 될 수 있는 것 같아요.
그런 거 없으니 그냥 살라!!
근데 그냥 살아집니까? 정말 그러시다면 정말 부럽기 짝이 없습니다.
기태 샘도 이런 가르침을 펴시기 전까지 내면의 갈증 때문에 무던히도 몸부림을 치셨고
그 과정에서 이런저런 체험과 자기정화 그리고 의식의 성장을 경험하셨을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기태 샘의 가르침을 따라하시는 분들은 다음을 한번 고려해보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유형인 모든 사물은 사실상 「하나」라는 말은 우리가 이중성의 모순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지는 데는 어떤 것도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 없다는 뜻이다. 이런 대답에 대한 심리적인 반응으로 모든 경험, 생각, 감각, 감정이 바로「도(道)」라고 느끼는 시도가 나타날 것이다.
또한 어느 정도까지는 선(善)과 악(惡)이 같고, 즐거움은 고통과 같다고 느끼려는 시도가 나타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모든 가능한 경험에 동일하게 적용되는 상징 속에서, 자기 경험이 지닌 의미를 명백하게 이해하지는 못해도 그 개개의 경험을 「도(道)」라는 상징적인 생각에 집착시키려는 형태를 취할 것이다.

그렇지만 이러한 반응은 부딪치는 경험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좌절감마저 역시 「도(道)」라고 주장해, 점점 더 「모든 것이 하나」라는 의미의 본질을 포착하기 어렵게 만들 것이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
물론 지금 이 순간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만남으로써 눈을 뜨신 분들도 계시겠지만...

댓글목록

無心님의 댓글

無心 아이피 (125.♡.69.82) 작성일

좌절감 또한 도입니다.
그것을 진심으로 인정하고 좌절한다면 지금 여기에 있는 것입니다.
매 순간이 도라면 도에 노닐면 됩니다.
하지만 이제까지 우리는 그렇게 하지 못했었습니다.
그렇기 위해 필요한 것이 매 순간 일어나는 감정에 대한 인정이며 이것은 다른 성격의 노력입니다.
'노력하지 않으려는 노력'이 아니라 '노력을 멈추는 것' 입니다. 

때로는 머릿속의 생각이 들고 나는 숨을 느끼는 것보다 못할 때도 있습니다...
도움이 되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히피즈님의 댓글

히피즈 아이피 (165.♡.18.177) 작성일

무심님, 말씀 감사합니다 ^^
저같이 마음이 항상 팔딱팔딱 뛰느라 정신이 없는 놈은 노력을 멈추는 것이 아니라
노력하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것만 같습니다.
그런데 노력은 멈추는 것이 아니라 진정한 좌절을 통해서 저절로 멈추어 지는 것이 아닐까요?
그럴 때라야 비로소 자기 자신에 대한 진정한 수용과 인정이 가능할 것 같은데 말입니다.
무심님은 어떻게 노력이 멈추어 지셨는지 한 말씀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_()_

無心님의 댓글

無心 아이피 (125.♡.69.82) 작성일

저는 매 순간의 마음들을 그냥 놓아두었습니다.
즐겁고 신날때는 당연히 쉽게 놓아집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때가 힘들었습니다.

저는 슬픔이 많아서 자주 슬퍼집니다.
그냥 슬퍼했습니다...

일을 잘 못하는데에 대한 좌절감이 자주 느껴졌습니다.
그냥 좌절감을 느꼈습니다...

그러다가보면 지금 느껴지는 기분에 대한 자기변명, 자기비하, 울분등도 느껴졌습니다.
그것또한 그냥... 그때 그때 느껴지는 감정을 인정했습니다.
외적으로 어떤 행동을 취한 적은 거의 없었습니다.
사실 이런 느낌들은 어떻게 해야할지 매우 헷갈릴때가 많습니다.
결정지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냥 헷갈리는대로 지나갑니다.


미래에 어떨 것이다 생각하지도 말고
과거에는 이랬는데... 떠올리지도 말고
지금 내가 느끼는 마음과 감각만 판단없이 받아들였습니다.


선생님께서 말씀하신 '진정한 좌절'이라는 것은 다름아닌 '모든 노력의 멈춤'입니다.
지금-여기 모든 노력이 멈추면, 다시말해 진정 좌절한다면...


'마음이 항상 팔딱팔딱 뛰느라 정신이 없는' 것을 인정해주셔야 합니다.
혹시 마음이 뛰어다니는 것을 억제하려 하지는 않으셨는지요?
혹시 마음이 잔잔한 물결처럼 평정한 상태가 되길 바라진 않으셨는지요?

자동적으로 생각되어지는 것은 마음이 아닙니다.
우리는 이러한 생각에 너무 익숙해져있어 마치 그것이 당연하다 착각하는 것이 있습니다.
도덕경에서는 이렇게 이야기합니다.

 天下皆知美之爲美, 斯惡已. 미를 (당연히) 미라고 생각하기에 악(추함)이 있게 된다.

우리가 시시때때로 느끼는 기분에 필연적으로 따라붙는 생각들은 '모든 노력을 멈춤'으로서, 다시 말해 '진정한 좌절'로서 무력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것이 다입니다.
지금은 무언가 있다고 생각하시겠지만...

데끼님의 댓글

데끼 아이피 (115.♡.215.38) 작성일

두 분의 대화가 참 좋습니다._()_()_()_

마치 내 안에 질문과 답을 펼쳐낸 듯...

첨에는 언뜻 글이 무척 긴듯하여
한숨부터 나왔는데ㅎ

아..그래 맞아 하며 읽다보니
아니 벌써 끝났네, 또 없나? ㅋㅋ

앞으로도 계속 부탁드립니다..꾸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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