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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피즈님께 드리는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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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일호 (14.♡.40.191) 댓글 8건 조회 7,127회 작성일 11-06-16 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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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에 무심님이 히피즈님의 글에 쓰신 댓글을 보았습니다. 며칠전에 히피즈님의 글을 보고서 저도 제 생각을 말씀드리고 싶었는데, 무심님께서 아주 잘 말씀해주신 것 같습니다. 제가 얘기를 하게 된다면 중언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만, 제가 어떻게 '노력'을 멈추게 되었는지 한번 말씀드려보고 싶군요.
저는 지난 10년간 깨달음에 목이 마른 사람이었습니다. 사실을 말씀드리자면, 깨달음이란 워낙 고귀한 것이고 저같은 사람은 성취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까지 했습니다. 그랬긴했어도, 워낙 오랜 시간을, 그러니까 10대때부터 영원한 자유를 꿈꿔왔고 30대부터는 불교의 수행을 하기도 해서 관심을 끊을 수는 없었습니다.
제가 '노력'을 멈추게 된 계기는,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것이 결국 헛된 것을 추구하는 것이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어서입니다. 깨달음을 얻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것은, 내가 지금의 내가 아닌 다른 무언가가 되고 싶다는 것인데, 그것이 제 욕심이었다는 것을 알게되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깨달음에 관심이 없어져버렸습니다.
제가 이해하기로는 노력은 해도 되는 것이 아닙니다. 누군가가 '노력'을 한다고 하면, 그 사람의 삶의 방식이 '노력'같아보이는 것이지, 사실 '노력'이라는 것은 애시당초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렇다고 '노력하는 삶'이 없다는 것은 아닙니다. 누군가의 '노력하는 삶'은 분명 노력하는 삶이긴 하지만, 그 사람의 '노력'은 본인이 하고 싶다고 해서 되는 것이 아니라는 말입니다. 어떤 면에서 보자면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히피즈님께 드리고 싶은 말씀은, 깨달음이라는 게 (만약 그런게 있다면) 뭐가 달라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냥 자기 자신으로 사는 것입니다. 잘난 것도 없고 못난 것도 없는 그런 사람인 것이지요, 우리 모두는요.
깨달은 사람도 돈 없으면 춥고 배고프게 됩니다. 통장에 돈이 떨어지면 고통스럽게 될테지요. 단지 깨달은 사람은 그런 상황에서도 다른 사람들처럼 그런 상황으로 인해 추가적인 고통을 일으키지는 않겠지요.
범부는 배고픔이라는 첫번째 화살에 이어서 곧바로 두번째 화살을 스스로 초래합니다만, 깨달은 이는 배고픔이라는 첫번째 화살만 맞고 말 뿐입니다. (홍사성, 부처님은 이렇게 말씀했다에서) 첫번째 화살이라고 해서 안 아플 수는 없겠지요? ^^ 단지 두번째 화살은 맞지 않으니, 말하자면 불행한 채로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것입니다.
제대로 깨달은 사람은 감추는 게 없다는 얘기를 이곳 게시판에 본 적이 있습니다. 쉽게 만날 수 있느냐, 아무때고 전화할 수 있느냐가 기준이 된다고 말입니다. 쉽게 만날 수 있고 쉽게 전화통화할 수 있으니, 참 쉽게 생각됩니다만, 인생의 행복으로 이끄는 가르침을 주시는 분들에게 너무나 염치가 없었다 싶은 생각도 듭니다.
저만해도, 이곳이 저의 제일가는 놀이터인데요, 곶감만 빼먹듯이 별 도움도 못 되고, 또 김기태선생님께 어쩌다 전화드리면서는, 귀한 시간 뺐고도 입 딱 씻는 몰염치한 놈이지요. 얼마전에 컴퓨터의 씨 드라이브를 포맷하느라 공인인증서가 다 날아가버리긴했지만 오랜만에 다시 무통장입금을 시도해봐야겠습니다.
히피즈님께 드리는 글이라고 해놓고, 결론은 엉뚱하게 되어버렸네요. 너그러이 이해해주세요. 사실 제가 이런 글 쓰는 것도 제가 이럴려고 이러는 건 아니니까요. ^^

댓글목록

aura님의 댓글

aura 아이피 (221.♡.72.17) 작성일

모두 제 마음 이겠지만, 누구한테 얘기하는지 뻔히 아는데,

굳이 그럴 필요까지 있었겠나 싶습니다.

미안합니다. 모두 제 착각인 것이지요.

이 글 보니까 속이 굉장히 거북하네요... (_ _)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14.♡.40.191) 작성일

왜요?

aura님의 댓글

aura 아이피 (221.♡.72.17) 작성일

아닙니다. 아무것도 안 일어나지 않지 않았습니까?

제가 이렇게 말하는게 스스로 웃음군요.

한의사 십니까? 열심히 하시길.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202.♡.75.146) 작성일

???
뭔지 모르겠지만 제글로 언짢으셨나봅니다. --;;;

Lala님의 댓글

Lala 아이피 (218.♡.100.82) 작성일

제가 '노력'을 멈추게 된 계기는,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것이 결국 헛된 것을 추구하는 것이었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어서입니다.

라라가 보기에 일호님은 성격도 좋으시고 얼굴도 참 호감이 가게 생기셨더군요.

예전에 라라가 깨달음추구란  자기집착증세가 심화된 정신질환의 한 유형 이라고 이야기했다가 엄청난 후폭풍을 야기하여 결국 사이트에서 쫓겨난 적도 있습니다.

스스로 깨달았다고 선언한 어떤 분은 깨달음은 단지 주관적 집단 착각이다 라고 말한 분도 있지요. 어째든 깨달음에 관심이 없어졌다는 분이 게시판을  떠나지 못하는 것 또한 좀 의아스럽기도 합니다.

도판에서 깨'자만 나와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난다는 속담은 앞으로도 유효할 것입니다.
깨달음의 신화 라는 책까지 나오는 시대에... 아직 깨는 이런 것이다 하는 분이 있다면 좀 그렇지요...

깨달음은 어떤 마음의 상태이며, 성취의 대상이라는 착각이 도판을 지배해 왔던 것이사실입니다.
도판이 실제로 있을 수 없듯, 깨달음 또한 실체가 있을 수 없지요.

라라의 이런 멘트들이 적어도 석달 열흘간 피터지는 혈전의 전쟁터가 된 적도 있습니다.
그만큼 어떤 이들에게 깨달음이란 현실도피의 비젼, 무릉도원으로 이미지화 된 사람도 있습니다.

좋은 스승밑에 좋은 제자들이 배출될 것은 틀림없겠지요.ㅎㅎ

아무개님의 댓글

아무개 아이피 (211.♡.1.212) 작성일

일호야 한국에 언제오냐고???????????????????????????????????????????????????
널 위해 2박 3일 비워둘께...^^
빨랑와~~~~

빨랑 안 오면....
3박 4일로 늘어날 지도.....^^

우리 서로 사랑하자.
나무와 나비처럼....^^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121.♡.179.2) 작성일

저는 깨달음에 입맛이 싹 떨어진 사람중 하나 인데요
이곳에 계속 들락 거리는 이유는
도반들 땀시..
그놈의 정 땀시..

이곳에서 사귄 친구들이 모두 진국이거든요
소심한 사람들의 모임이라...ㅎㅎㅎ

일호님의 댓글

일호 아이피 (14.♡.40.191) 작성일

어쩐지, 바다해님 맘에 들더라니. ㅋㅋㅋㅋㅋㅋ ^^
전 여기 놀러 옵니다. 농담따먹기하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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