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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자신을 드러내는 게 어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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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왕풀 (115.♡.168.47) 댓글 6건 조회 5,617회 작성일 11-06-21 0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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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 있었던 사건에 대한 감정을 드러낼 수는 있지만 지금 벌어지는 내 안의 감정을
솔직히 드러내기가 어려워요.
왜냐면 안좋은 평가를 받을까봐서죠.
내 안의 것을 드러내면 아직도 혼란스러워하는 내 자신이 부끄럽고
그로인해 남들에게 받을 충고가 싫은거지요.
내 안의 분노가, 어리석음이, 부정적 생각이 드러나면 나를 싫어하고 멀리할까봐서
자꾸만 웃으면서 숨기고...
자꾸 숨기고 숨기고 덮고 가장하고 하다보니 어떤게 내 모습인지도 모르겠어요.
저번 글 쓰고서 어떤 평가의 글이, 또는 충고의 글이 올라왔을지 너무도 두려워서
사이트에 아예 들어오지도 못했습니다.
나는 참 솔직하지가 못하구나. 특히 내 자신에게도.
왜냐면 내가 써놓고도 글이 좀 어리석어 보이면 내가 쓴게 아니라고 부정하고 싶기도 하고
아니면 정상적인 상황에서 쓴게 아니라 어떤 상황에서 쓰다보니
미친 것 처럼 쓴거라고 변명을 하고 싶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내가 쓴 글을 부정하고 싶을만큼 나는 내 자신을 숨기고만 싶습니다.
거리감...
내가 사람들에게서 느끼는 거리감...
손을 잡아주고 싶은 사람도 없고
혹시 손을 잡더라도 느껴지는 그 어색함... 자꾸만 손에 의식이 집중돼서 자꾸만 빼고 싶은
...
같이 있으면 좋은 언니가 있는데 좋다고 표현하는 게 어색하고
좋아하는 것이 정말 진심일까 의심도 되고...
좋아하는 표현을 하면 저 언니가 진짜라고 믿어줄까? 가식떤다고 하지 않을까?
늘 나를 돌아보면서 너 진짜냐고 물어보고 또 물어봐도 정말 알 수가 없는 내 마음,, 진심이란 도대체 뭘까요?
사람들이 사람을 진짜 좋아한다는 게 정말 있긴 한걸까요?
나는 누구를 좋아한다는 것에 자신이 없습니다. 왜그런지...
내 자신 속에서 재고 따지고 하며 절대 밖으로 나오지 않습니다.
대신에 밉다, 싫다 등의 감정은 진짜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그럴때는 내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데
누굴 좋다고 한다던지 할 때는 꼭 의심을 해보고
결과는 진심이 아니라고 내려집니다.
나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이렇게 말하고 나니 속은 시원한데 ... 기분은 별로입니다...

댓글목록

지족님의 댓글

지족 아이피 (112.♡.206.210) 작성일

자신을 드러내는 어려운 일을 하신 왕풀님을 존경합니다.
님의 글을 읽는 제법 많은 분들이 마음의 여정을 함께하면서 같이 울고 괴로워하고 쪽팔려하면서^^ 용기를 얻으리라는 것을 압니다. 제가 그러니까요.

음음 암튼 님이 정말 원하는 것이 무엇이든 혼자 원맨쇼를 하시면 조금 나아집니다.
샘식으로 '나를 죽여라' 하는게 지름길이긴 하지만
 뭐 처방전은 꾸미기나름이니깐.
그러니까 샘은 왕풀님을 완전사랑하고 인정하고 칭찬하고 기다립니다 -어깨툭툭 따스한 포옹-누가 그렇게 해주기를 원하시든지 님의 그 뛰어난 상상력으로 가능합니다..

자신을 괴롭히는 생각이 없으면? 하늘은 맑고 새들은 지저귀고 씨앗은 자라고...

나는 아무도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느끼는 순간이 님만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려드립니다!!
어제 저녁만 해도 차에 치여 죽고싶은 생각이 스치고 지나가는 것을 보았지요!
여기 많은 유령들이 저요 저도요 하고 손을 흔드는 게 보이네요^^

첫술에 배부르랴!
샘도 눈뜨고나서 내면아이를 달래느라 3년이나 칭얼거리고... 못난 꼴을 보이시며 벌벌 떨고 다니셨다잖아요
편안하게 천천히 가만히 아기를 키우면 성격이 점점 좋아집니다^^
저는 용기가 쫌 모자라고 정직하지 못해서 아직 이렇게 풀어놓지 못해 미안합니다.

...
자신이라고 믿어온 삶의 수많은 이야기들을 풀어내신 왕풀님을 칭찬합니다!!!
짝짝짝!!!!!!!!!!!!!!!!!!!!!!!!!!!!!!!!!!!!!!!!!!!!!!!!

無心님의 댓글

無心 아이피 (121.♡.7.136) 작성일

왕풀님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저하고 비슷한 부분이 많으시네요..ㅎㅎ

논어에 '君子는 不器'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군자는 한가지 쓰임으로 국한되지 않는다는 말이에요.. 
군자는 이미 안에 모든 것이 충만하게 있어서 어떤 것을 잡아 '그것만이 좋은 것'이라 하지 않습니다.
숨기는 것, 벌벌 떠는 것, 의심스러운 것, 두려운 것... 모두 갖추고 계신 왕풀님.

지금 이대로 완전합니다..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저도 정말정말 좋아하는사람에게 맘을열지못하고 '이건 집착이야' '이건 진심이 아니고 호르몬적성향이야'

이것저것 배운것들로 내감정을 덥으면서 가슴이 정말 답답했어요~슬퍼할때나 기뻐할때나 그걸 재단하는

저자신을 보며..난 가망이 없다는 생각이..이런 넌 진심이란게 있냐..라고 많이 자책했어요~

사람들은 무섭고 혼자있는게 좋았는데 우연히 누가 토끼를 줘서 길렀는데...'난 지용이(토끼이름)너만 좋고

다른사람들은 싫다'끌어안고 펑펑울었어요~고맙다고 너라도 같이 있어줘서~1년넘게 사람들을 못만나고

토끼랑만 지냈는데...그녀석과 지내면서 점점 맘을 열수있게되었어요~그리고 하나씩 여기도 알게되고

글도적고...그땐 몰랐는데 그게 시작이었던것같아요~아주작은 배움의 시작..그땐 그런맘도 없었는데..

비참했는데..지나고보니 선물이었어요~사랑을 표현하고 받아들일수있는...

가장쉬운것부터 가장 편한것부터 해보시는게 좋은것같아요~왕풀님

그게 자연일수도,동물일수도,아이일수도..가슴과 공명하는 아주 사소한부터하면 시간이 걸려도

괜찮아지실것같아요~힘내세요~

지족님의 댓글

지족 아이피 (112.♡.206.210) 작성일

정말 따뜻한 답글이예요. 왕풀님이 얼릉 와서 봤으면 좋겠네요..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떙큐요~지족님 ^^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182.♡.165.252) 작성일

정만님....
그렇게 한걸음씩 가본자에서 나오는 따뜻함....
고마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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