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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경이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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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수수 (173.♡.100.215) 댓글 4건 조회 7,009회 작성일 11-07-09 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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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가 어릴 적 시골 고향에는 장난감들이 거의 자연 이였다

소꿉놀이는 벽돌을 곱게 갈아 풀로 김치를 담구며 놀았고

줄넘기는 새끼줄로 길게 돌려대며 단체로 뛰었고

남자애들은 딱지나 구술로 재산 쌓아두기에 몰두했고

여자들은 아카시아 줄기를 머리에 돌돌 말아 파마로 치장하기에 분주했었고

봉숭아를 백반에 찌어 손톱에 둘둘 감고 자면 손톱에서 봉숭아꽃이 피어나는 무서운 꿈을 깨고

살짝 손톱을 들추어보다 맘이 안노여 풀어버리고 잤던 고운 시절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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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달 동안 거두지 못한 텃밭에는 이름 모를 잡초들이 그득히 자라있었다

그중에 질경이가 수북히 눈에 띄었다 어릴 때 질경이가 꽃이 피면 여자 아이들은

질경이 꽃대를 뜯어 힘겨루기를 하였다 질경이 대를 서로 걸고 잡아당기면 약한 쪽이 잘려나가

힘겨루기에 밀려 서운해 하던 정다운 질경이가 거의 배추 수준으로 자라 있다

얼마나 생명력이 왕성한지 하나의 질경이에서 대여섯 꽃대가 자라나고 있다

이 강인한 질경이대로 싸우면 모조리 이길 수 있을텐데...ㅋㅋ

질경이를 뽑아내자 그 밑둥이 보라색으로 배추 꼬리처럼 크고 대파 뿌리처럼 하얀 수염을

치렁거리며 나왔다 보통 야채를 삶으면 영양이 손실 될까봐 살짝 데치어 꺼냈지만

밧줄처럼 질긴 질경이는 난감했다.

, 오래고아 삶아 낸 물은 마시고, 잎은 나물해 먹고, 뿌리와 질경이 대는

말렸다가 차로 우려 먹어야지....

뿌리에서 잎까지 귀하게 쓰여지는 질경아

강인한 네 기운을 먹고 수수도 오래살아 너처럼 쓰여지는 질경이가 될 거야 ^^

누가 꽃은 약하다고 했을까

이렇게 질기고 강한 질경이 꽃이 있는데

척박한 땅에서 우릴 길러내신 질경이처럼 강인한 조국의 어머니 꽃들이 있는데....

오늘 아침 질경이와 수수가 쪼그리고 앉아

섬김으로 내어 주고 섬김으로 받아가는 자연이 흐른다.

댓글목록

아무개님의 댓글

아무개 아이피 (116.♡.248.229) 작성일

산으로 들로 뛰어다니면서....
삐비(삘기?) 뽑아먹던 생각이나네요.
수수 누님 덕에 과거의 추억에 잠시 머물다 오네요.
사랑해~~~~~~~~~~~~~~~~~~~~~~~~~~~~~~~~~~~~~~~~~~~~~~`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173.♡.100.215) 작성일

젊었을 적에는 화려한 꽃들이
강열하고 향기있는 꽃들이 좋았었습니다
보여지는데 집중해서
모든 에너지가 바깥으로 풍겨나와 사람의 마음을 현란케 하고
꺽여지는데로 껵어지어 결국 밟혀지는 꽃 보다
이제는 거울 앞에선 누이 처럼
에너지가 뿌리로 내려가 중심이 있는 꽃이  편안해지고 든든합니다

소박하고  밟을수록  번성할수 있는 생명력을 조국의 어머니들에게서 느껴졌습니다
우리의 부모님도 우리보다 더 어려운 환경에서
힘들었던 그들의 부모님을 세습받아 살아 오셨을텐데
그분들은 한번도 부모님을 원망하는 말씀을 안하십니다

척박한 환경에서 뿌리 내리고 살으시면서
우리를 길러내신 조국의 어머님
섬김으로 받고 섬김으로 이어가는 영원한 조국의 어머님들이시여....

오래 오래 저희들을 지켜 주소서
이제 저희도 어머니가  되어 조국의 어머님을 지켜 드리겠습니다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19.♡.151.25) 작성일

ㅎㅎㅎ
그곳 뉴욕에도 질경이라는 풀이 자라는군요.

어릴 적 그 질경이를 만나는 곳은 대부분 길가였습니다.
그래서 짖밟혀서 좀 망가진 잎사귀에, 흙탕물도 튀어서 그리 이쁘지 않던 잎사귀였지요.
그런 살아남기 힘든 여건 속에서도 잘도 자라는 질경이의 힘이 참 대단하고 경이롭게 느껴집니다.
어릴 적에는 그런 저런 것들을 모르고 그냥 길가의 잡풀로만 여겼는데 말입니다.

수수님 글을 읽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제가 참 신기하기도 하고,
나이를 먹어가니 마음이 열리고 눈이 떠져가는가 보다 하기도 하고 그럽니다.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173.♡.100.215) 작성일

네, 권보님
잔듸 사이에서도 낣작하게 자라나는 질경이가 정다왔어요
특히 질경이는 암을 예방하는 항암 식물이라지요
질경이를 삶아 나물을 해먹으면 씹을수록 고소하여 보약 같아요 ^^

권보님
나이를 먹는다게 감사히기도 해요
자연에 도전하여 개척하기 보담
자연에 순응하며 조화롭게 사는 지혜도 생기지요
건강하시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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