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롭기를 포기하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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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만1 (221.♡.67.24) 댓글 0건 조회 9,480회 작성일 14-02-07 15:12본문
4년간 편의점에서 일할때 넘 힘든게 있었다...
야간 퇴근전에 물건을 시키면 남자사장님은 보통 물건을 많이 막 여유있게 시키라고하고
여자사장님은 물건을 적당히 시키라고 했다...적당히를 적게 시키라고 했다....
그래서 난 어느날은 여자사장님에게 맞추어시켰다...
'이정도면 적게 시킨거지?'하면서 시키고 나면 남자사장님의 불만어린표정에 난 어쩔줄몰라했다..
그렇게 혼나면 다시 그럼 '많이 시켜야지...' 많이 시키면..
출근하면 여자사장님이 물건이 많이 있음 안된다고 해서...난 한소리들으면..
씁쓸한 마음과 어쩔줄몰라하며..
'도대체 나보고 어떻게 하라는건지..'하며 암담해 하곤했다..
그렇게 매일 하루하루 물건을 시킬때면 난 거의 맨붕상태가 되어...
'이게 많은지 적은지..적당히인지...'한참을 고민하다가 시키곤했다...
시키고 지우고 다시 적고 '아냐..너무 많아...아냐..(지우면서)좀 적게 시켜야지...'
'이래야할지 저래야할지'하며 강박과 두려움 안절부절...하면서 겨우시켜면...
매번 다음날은 한쪽에서 잔소리가 들려왔다...어느날은 반대로 남자사장님은 적게시켰다고하고
여자사장님은 많이 시켰다고하고 어느날은 남자사장님은 적게시켰다고하고..
여자사장님은 많이 시켰다고 했다...
난 그럴때면 '나보고 어쩌라고..'하며 힘들어하다가 2년넘어가서는...
'그래...이걸 해결할방법은 적당히..적당히 시키는것밖에 없다..'ㅋㅋ
'많게도 적게도 아닌 적정선..적당히..'
하도 힘들어서 난 사람들에게 물어보았다...유통업을 하는사람에게 물어보았다..
'저기 물건 시킬때 내일 얼마나갈지 모르는데 어떻게 많게 적게 적당히 그게 어느정도인지...고민이에요..'
대부분 대답이 '적당히..적정선을 맞추어서 시키고..그리고 예측발주라고 하는데 예측발주를 잘해야한다'
고 말해주었다...
난 3년정도 4년정도 되도 늘 힘들고 예측발주가 거의 안맞는경우가 많았다...
그게 다들 그러니 보편적인 정답같은데..가슴으로 와닿지가 않았다...
사실 나도 그렇게 많이 노력해보았기 떄문이었다...
매번 예측이 빗나갈때가 많았다....예측이 맞을떄 좋아하고 예측이 안맞을땐 난 괴로워했다..
그래서 몇몇에게 다시 물어보아도...대부분 당당하게 말하곤했고...난 4년간 일했는데
왜그리 같은일에 자신이 없을까?하며 재능이 없나?고민하곤했다...
'머 그런일로 고민하냐고..그냥 경력이 쌓이면 감이 온다..적정선을 맞출수있다..'
그런말을 들으면...머리론 알겠는데 잘 와닿지가 않앗다...
다른일도 그렇지만 난 일을하는데 자신감이란게 거의 안생겼다...
매번 불안하고 틀릴까바 실수할까바 힘들어하곤했다..
같은일을 오래하면 자신감이 생긴다고하지만...이상하게 자신감이란게 안생겨서..
늘..불안하고 매일 했던 고민또하고 해서...내가 이상한가보다...그렇게 생각하고..그랬다..
그래서 먼 미래에 늘 자신감에 차고 당당한 나의 모습을 그리며 그렇게 되면 좋겠다..
상상하곤햇다...
자신감이 안생기니 만들어내기 시작했다..어깨에 힘주고 주머니에 손넣고 ㅋㅋ
눈에 힘주고..(눈내리까는 모습보이기싫어서) 걸음걸이도 당당 ㅋㅋ하게 걷곤했다..ㅋㅋ
그렇게 발주할때도 많이 시켜도 불안하고 적게 시켜도 불안하고 이쪽에 맞추어도 안되고
저쪽에 맞추어도 안되고..늘 불안해하면 눈치보며 안절부절햇다...
오래되니 급기야....난 계획을 짜곤했다..'남자사장님이 머라고하면 화내야지!'하고..
여자사장님이 머라하면'이렇게 저렇게 말해야지!'하면서 나도 덤벼보겠다고 다짐다짐하곤햇다..
근데 내속은 떨고 있었고 막상 붙디치면 맞서기보단 벽을따라 피하던지 눈치를 보곤햇다...
그런 맥락에서 맞서는 사람이 어찌나 용기있고 부럽던지 몰랐다...
'용기..자신감..' 참부럽고 나에게 먼 동떨어진 별나라 이야기구나 하며 거의 포기하곤했다..
요새는 좀 멍청해진것같은데.....여전히 발주를 할때 나는 그냥 습관처럼 시켰다...
어느날 처럼 '여자 사장님이 많이 시켰네?왜 그리 많이 시켰어?'물어보셨다..
대답하기전에 약간 벙찌면서 어?하면서 한순간 할말이없었다..
그리곤 정신을 차리고..'아...그런가?'하며 머리를 만지곤했다....
이전처럼 여전히 남자사장님도 많게 시켰네 적게 시켰네 했는데...
와닿지가 않고 벙찔때가 많았다....
내 속은 '먼말이지?이게 많은건가?'할때가 많았다....
겉으론...'아...그런가...그럼 좀 적게 시켜야하나?'되묻곤했다..
사실 오래 고민했던게 그냥 그랫다...
일을 할때 고민햇던 성실..ㅋㅋ 아 이게 얼마나 안되던지....
헤어진 여친이 전화와서 술한잔하자고 해서 막 술먹고 있는데...
여전히 했던 이야기를 하곤했다...
'자신감은 별로 없고 겁은 많은데 성실한면이 참 좋았다 등등'
'내가 성실하다고?'하고 되물었고 성실이란 말을 하고있는데
난 속은 '성실?'하며 가우뚱하곤했다...
그래서 난 말했다...'언젠 날 게으르다하고 지금은 또 성실하다고 하고 참...'하면서 짜증을 확냈다..
오랫동안 힘들었던거라 속에 짜증이 확났다...성실하던 게으르던 그게 무슨상관인지...!
성실이니 자신감이니 하는것에 관심이 전혀 없었다..그땐...
자신감이 있다고 성실하다고 해도 기쁘기보단 이상하게 짜증이 났다...
주변사람들이 선.좋다고 하는것에 대한 관심이 내 속에서 없구나 하는걸 조금씩 조금씩 알아가는듯했다..
'자신감,성실,적정선을 지키는,예측을 잘하는..등등'
형이랑 좀 감정적으로 안좋아져서 지금 한달정도 따로 피하면서 지내곤했다...
처음 일주일은 '싸워야 친해지지..맞서서 무언가를 말하고 화해해야하는데..'
어떻게든 관계회복에만 늘 마음을 썼다...
처음 그런 마음이 들었다...
'피해다녀보자...맨날 도망다닌다고 날 정죄했는데 제대로 피하고 도망다녀본적도 없으니...
자존심은 상해도....'
3~4년간 관계회복에만 관심을 쏟던마음이 이상하게 어떻게 하면 거리를 둘까?하는 마음으로
그런생각이 자꾸들었다...
'생소하고 이상하게 이런맘이 드네...'
글로는 다 못적지만..'절망감...소외감...비참함...쪽팔림...극심한 긴장'등등을 겪었다..
한방에 있는데 아무말없이 같이 있는다는게 정말 그 침묵은 견디기 힘들었다..
나는 자는척을 하고 형은 스마트폰을 하고....
보통 사람들이 그러면 되나?하겠지만 나에겐 배운것도 있고 좋은점도 나름 생기기 시작했다..
좋은점은 매일 무언가를 맞추어서 같이해야한다는 의무감,부담감,죄책감이 점점 없어지는듯했다..
그리고 그렇게 정적속에서 있으니 나의 감정,형의 모습도 세밀하게 보였던것도 좋았다...
둘다 똑같이 긴장하고 벌벌떨고있는게 좀더 세밀하게 다가왔다...
이상한건...한달이 가던 일년이 가던...별상관없겠단 생각이 점점 들었다...
여전히 힘들긴 하지만....수평적 감정적으로 연결되기보단...
수직적으로 홀로서고싶다는 의지랄까 그런게 계속 생각이 났다...
'기회다...힘들지만...기회야..'그런 생각이 들었다..
지난 오랜세월동안 수평적으로 감정적으로 연결하려고 얼마나 노력했는지
그에 비하면 이건 견딜만 해..생각이 들었다...
마치 아버지가 올때까지 아무것도 못하던 어린아이가 점점 홀로서겠다고 하는듯했다..
형이 올때까지 난 불을끄지도 못했고 밥도 먹어야하는지...자야하는지 몰라서
늘 불을 키고 밥먹어도 죄책감느끼고 잠자는것도 왠지 거부한것같아서 잠도 안자고 했다..
2주정도 지나니 밥을 혼자먹는게 죄책감이 덜느껴져서 정말 좋았다..
그리고 형이 오기전에 자는것도 점점 좋았다...
한달정도 되니..'난 늘 불을 못꼈구나..'난 불끄고 자는게 좋은데..하며 불을 눈치보면서
끄곤했다...
누워서 자주 생각하곤했다..
'진리는 연결되어있다....모든건 연결되어있다....사람들은 하나다...우리는 하나다...'
'내겐 그게 말도 안되는 소리로 들리는걸..거부감이 드는걸...말이 진술된 의도가 아닌듯햇다..
파도와 파도는 각각 독립적이어도되는데....파도와 파도가 하나로 연결시키려니..
그게 되나?젠장...하며 혼자 생각하곤했다...'
그래서 그런지 연결되려는 마음보다는 연결되지않는다는 사실이 점점 명확하게 다가왔다..
연결되려는 마음속엔 나의 슬픔..외로움이 있다는걸 더 점점 알게되니 정말 좋았다..
습관적으로 난 나를 사랑하는 방법으로 무언가를 햇을때
'정만아 잘했다'칭찬하곤 했다....
그리고 어릴적 배운대로 가끔 기도하곤했다...
습관적으로 '정만아 잘했다'했는데 계속 그런게 이질적이되어갔다..
'잘했다...머가 잘한거지? 잘살아보세..하는데 잘사는게머지?잘?잘?'하면서 아리송했다..
기도를 해도 누구한데 기도하지?기도하면서 어릴때 늘 이상하게 여긴게 정상적으로보이고
기도해야할 어떤 대상이 있는것이 이질적이었다...
마치 맨땅에 헤딩하는 기분이 계속들었다...
그래서 기도는 안해야겠다 생각이 들었다...이유는 몰라도....
'세상사람 모두가 명석한데 나만 홀로 흐리멍텅하구나'
'겸허한 자세로 무지에 맡기세요..'
'기도를 하기 보단 기도자체가 되세요..'
'교육을 중단하면 바보가 될것같은 두려움이 드는데 그때 오히려 기뻐하는것이에요..'
영성서적과 강의에서 보았던 말들이 공감이되었다..
말이 다 다른것같지만 내겐 같은 맥락의 말로 계속 떠올랐다...
아이러니 하게 특별한걸 깨달은적도없고 무언가 알아서 그런것도 없지만...
내가 관계를 어떻게 헤야할지 모를수도있고...
내가 미래에 어떻게 살아야 잘살고 예측해야하는것도 모를수있고...
이게 맞는지?많은지?적은지?틀린지? 모를수있다는 그 사실이...
어느 타이밍에 말을하고 행동을 하고 모를수있다는 사실이..
내가 그토록 저주하고 한탄했던 무지와 모름이..
얼마나 큰축복인지 온갖 죄책감과 부담감에서 점점 해방되어감이..
너무나 아이러니했다....
'모른다''지혜없음'이 이상하게 새록새록 감사한지 모르겠다..
근데 이상하게 경전같은말은 점점 이해가 되어갔다...
히히 신기하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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