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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뚜라미소리에 네불성을 어떻게 꺠닫겠는가? -람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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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만 (221.♡.67.204) 댓글 1건 조회 6,511회 작성일 11-08-30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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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선의 공안에 대해 배우게 된 것은 희한하게도 뉴욕 엘미라에 있는 베네딕트 수도원에서다. 그때는 마침 성자들이 모임이

있는 때 였다. 우리는 돌아가면서 서로 자신의 수행법을 가르쳐 주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새벽 4시에 나는 스와미 사치다난다

와 스와미 벵케테사난다 사이에 앉아 있었던 것이다. 그는 공안을 사용하는 일본의 한 불교 종파의 매우 지독한 스승이었다.

맨 먼저 사사키 노사는 우리에게 앉는 법을 가르쳤다. 그것은 엄청나게 까다로운 명상 자세 였다. 등을 고정 시키고 손은 어떻게

놓고 팔은 밖으로 벌리고 턱은 끌어당기라는등....... 매우 긴장되고 경직된 자세였다. 그러고 나서 그는 우리에게 공안을 주었다.

귀뚜라미 소리에 어떻게 네 불성을 깨닫겠는가? 였다.

우리가 해야 할일은 새벽 4시에, 그 불쌍할 정도로 불편한 자세로 앉은 채 그 의문에 대해서 생각하는 것이었다.

우리는 계속 자신에게, 귀뚜라미 소리에 어떻게 네 불성을 깨닫겠는가?하고 물어 보아야했다.

끝없이 앉아서 끝없이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나중에는 독대를 위해 불려 간다. 노사와 따로 만나는것이다. 이 만남에는 엄격한

형식이 있다. 우리는 들어가서 이마가 땅에 닿도록 여러 번 절을 올린다. 그러고는 제자의 방석에 앉는다. 그는 종과 방망이를

들고 맞은편에 앉아 있다. 그가 묻는다.

박사, 귀뚜라미 소리에 어떻게 당신의 불성을 깨닫겠소?

글쎄, 우리는 이 순간을 위해서 몇 시간을 수행했지....그리고 나는 작전을 짰지. 그가 질문을 하면 나는 마치 밀라레빠가 동굴

앞에 앉아서 우주의 소리에 귀 기울일때 그랬던것처럼 귀 뒤에 손을 대리라. 나는 '나는 힌두교를 믿는 유대인이고 그는 일본인

불교도니까 대답은 티베트 식으로 해주리라' 그러면 최소한 그를 어리둥절하게 만들 수 있을테지' 하고 생각했었다. 그를

최소한 약간은 놀려줄 수 있으리라고 기대했던것이다. 그래서 그가 공안을 물었을때 나는 귀 뒤에다 손을 갖다 댔다.

그는 종을 들면서 나를 쳐다보더니 60퍼센트 하고는 종을 울려 대담을 끝냈다.

물론 나는 거기에 완전히 넘어가 버렸다. 내 안의 유대인 성취가는 그 나머지 40퍼센트를 기필코 성취해야 했다!

몇달 후 나는 맥시코 산타 페의 사우나에서 알렌 긴즈버그와 바그완 다스와 한 티베트인 비구니와 목욕을 하고 있었다.

발가벗고 사우나에 둘어앉으니 우리는 정말 색깔이 울긋불긋했다. 그때 나에게 전보가 왔다. 남 캘리포니아의 볼디 산에 있는

사사키 노사의 선원에서 온것이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정진 수련회가 시작됩니다.... 그리고 날짜가 적혀

있었는데 이틀 후 였다. 이것은 연중의 수련회 중에서도 가장 힘든 수련입니다. 수련회는 아흐레 동안이며 당신의 자리가

예약되어 있습니다. 나는 생각했다. 맙소사! 그걸 아흐레나 한다고? 뉴욕에서 하루 했던 걸로도 질렸는데! 나는 관능의 소굴

속 사우나에 앉아 있던 참이었다. 히지만 전보 속의 뭔가가 날 끌어당기고 있었다. 나머지 40퍼센트가 아직도 거기에 있었다...

그래서 나는 즉시 전화해서 말했다. 날 생각해줘서 정말 고맙소.나도 정말 시간을 내서 정진을 해보고 싶소. 하지만 난 초보자

이고 이건 고급반 수련이어서.... 그쪽에서는 이렇게 대답했다. 아, 당신은 하실 수 있습니다.

그것이 나의 약점을 건드렸다. 다음날 나는 비행기에서 내려 택시를 타고 산으로 올라가서 선원에 도착하자 검은색 법복을

입은 까까머리 친구가 나와서 물었다.

이름은요?

람 다스요. 내가 대꾸했다.

2층 4호실입니다. 그는 수건과 배개와 검은 법복을 건넸다. 그리고 나를 4호실로 안내하고는 말했다.

법복을 갈아입고 5분후에 선방으로 오십시오.

오, 람 다스! 와주셔서 정말 기쁩니다.하고 맞아주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아무리 둘어봐도 내 에고를 만족시켜주는 것은

눈곱만큼도 찾아 볼 수 없었다.

나는 법복을 입고 선방으로 갔다. 그들은 앉는 법을 가르쳐 주었다. 그리고는 시작했는데.......말이야 바른말이지만, 그런 일이

미국에서, 그것도 로스엔젤레스에서 30마일도 안떨어진 곳에서 벌어지고 있다는것 자체가 믿어지지 않았다.

우리는 새벽2시에 시작했고 그것은 밤 10시까지 이어졌다. 네 시간밖에 잘 시간이 없었다. 2시에 일어나면 씻고 선방에 도착하기

까지 딱 5분밖에 시간이 없었다. 방석에 앉은 후 종이 울리고 나면 움직여서는 안된다. 꼼짝없이 앉아 있어야만 했다.

'완벽하게' 그 자리에 가만히 말이다. 커다란 죽비를 들고 선방을 왔다갔다 하는 고약한 인상의 사내가 있었다. 근육 하나라도

움직이면 그가 눈치를 챈다. 그리고 내가 앉은 자리로 어슬렁 다가온다. 그는 내앞에 서서 먼저 죽비로 방바닥을 친다.

이제 모든 사람들이 내가 들켰음을 안다. 그가 나에게 절을 하면 나도 그에게 절을 한다. 그리고 왼쪽 앞으로 상체를 기울이면

그는 죽비로 반대편 어깨를 세번 때린다. 이번엔 오른쪽 앞으로 기울이고 그는 왼쪽 어깨를 세 번 때린다. 그런데 그는 정말로

'때린다' 맞고 나면 15분동안을 정말 아프다! 그러고 나서 그에게 감사인사를 하면 그도 인사를 한다. 나는 다시 좌선자세를 한다.

죽비로 얻어 맞는 것은 유난히 소란을 피워서도 아니다. 상상해 보라! 방금 일어나서 콧구멍에 콧물이 가득하다. 앉아 있는데

콧물이 떨어지기 시작해서 콧수염을 내려와서 턱수염을 타고 흐른다...... 그래서 코를 훌쩍~ 그러면 어김없이 방망이를 친다!!

첫날은 경고로 지나가는데 둘째 날부터는 가차없다! 화장실을 가도 급해서 나올 것도 나오질 않는다. 완전히 일분일초가 꽉

짜여 있고 통제되어 있다. 그것은 끔찍한 규율이었다. 사사키 노사는 우리에게 공안을 줬다.우리는 하루에 다섯번씩 독대 했다.

하루에도 다섯 번씩, 그를 만나러 가서 그가 공안을 물으면 나는 미리 끙끙대며 생각했뒀던 것으로 대답했다.

첫번째 독대했을때, 내가 대답하자 노사는 다만 노 라고만 대답하고 종을 쳤다.나중에는 좀 자상해져서 이런식으로 대답했다.

오, 박사 정말 실망했소. 당신은 이보다는 나을줄 알았는데!이것이 그중 나은 대답이다. 게다가 산위는 정말 정말 추웠다.

가끔씩 눈까지 쌓였다. 셋째날이 되자 나는 정말 아팠다. 끔찍한 감기가 찾아와서 열이 나고 게다가 허리는 부러질 지경이었다.

나에겐 노사가 아니라 접골사가 필요해!하고 생각했다.

나는 허무맹랑한 망상에 빠져들었다. 확신하건데 그들은 정말 나를 족치기로 작정한 것이 틀림없었다.

나는 이렇게 생각했다.' 내옆에 앉은 녀석은 한 번도 때리질 않잖아. 그런데 프로급 성자인 나는 맨날 맞고만 있어!!

다섯째 날 나는 너무나 아프고 갈데까지 가서

화가 치밀어 공안이건 그놈의 귀뚜라미건 뭐건 정말 아무런 흥미가 없어졌다.

이젠 신물이 났다. 독대하러 가서 노사가 네 여차저차를 어찌 아는고?하고 물었을때 나는 아무런 흥미도 없었다.

어찌 알든 내가 알 바가 먼가? 나는 그냥 이렇게 대꾸했다.

굿모닝, 노사님~

그러자 그의 얼굴이 환해졌다. 그는 함박웃음을 터트리며 말했다.

아~ 이제야 당신도 선 수행자가 돼가기 시작하고 있구먼

글쎄.....나는 밖으로 나갔다. 발이 바닥에서 붕뜬것 같았다. 내가 공안을 푼 것이다! 이 모든일에 이 모든경험에 취한 나머지

나는 다른 차원계로 튕겨나갔다. 그건 마치 LSD체험 갔았다. 나무들이 화염을 뿜어내고 있었다. 보는것 마다 일종의 광채로

싸여 있었다. 어떤 공안이 주어지는 즉시 대답이 튀어 나왔다.지금 생각하면 그 모든것은 단지 또 하나의 지나가는 순간이었다.

소위 작은 견성 체험을 한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어떤것에 강한 집착을 가지고 있다면,습관적인 생각과 사념이 깊이 각인되어

있고 거기에 집착을 놓지 않고 있다면 이내 옛 습관속으로 되돌아오고 만다. 물론 약간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온다.

하지만 돌아온다. 변성이 완성되지 않은 것이다. 결혼식에 가긴 했는데 예복을 입지 않아서 쫓겨 나 온것이다.

그렇긴 해도 씨앗은 심어졌고, 깨어남은 시작된 것이다.

p.s:예전에 읽었던 책에서 발췌해온것입니다...

지금은 돌아가신걸로 알고있는데 참코믹한 스승이시고 좋아하는책중하나입니다..

재미있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댓글목록

다반님의 댓글

다반 아이피 (122.♡.139.18) 작성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 글 너무 재미있네요. 찾아봐야지를..
'결혼식에 가긴 했는데 예복을 입지 않아서 쫓겨나온 것이다' 어쩐지 마음에 박히는 구절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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