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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가르쳐준 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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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만 (122.♡.209.117) 댓글 6건 조회 7,320회 작성일 11-09-09 0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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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겐 지용이란 이름을 붙인 사랑하는 토끼가 있다...사람들에겐 잘못하지만 진심으로 사랑한다고 말을할수있게 해준 생명이다...

처음 경제적으로 어렵고 추운겨울 폐렴등으로 여러가지로 삶이 힘들때 편의점에 자주오시는 아저씨께서 키울여력이 안된다고

하셔서 박스안에서 벌벌떨고있는 그녀석을 한참 고민하다가...받았다...일하는중이었지만 수시로 그녀석을 보면서 걱정이 태산이었다..

처음엔 참 서툴었다...토끼가 멀먹는지 어떻게 생활하는지 아무것도 모른채....마트에서 산걸로 꾸역꾸역주면서 오줌은 왜 이리많이 싸냐..

왜이리 겁이많냐...강아지 처럼 애교도 좀 부려라..등등 잔소리와 짜증만늘었다...그당시 내 몸과 마음이 모두 지쳐있어서...명상하고

진언(나는 나를 사랑합니다..)를 집에서 온종일 하고있었고 병이 빨리낫길 바래서...그녀석이 신경은 쓰였지만 그다지 돌보지않았다..

그당시 나에겐 버거운짐이었다....난 자주후회했었다...'몸도 아프고 빚은 늘어가고 이놈의 사료값하고 털도날려서 호흡기도 안좋고..

짐에 짐을 더해서 죽겠다 정말...' 그래도 그녀석은 점점 나에게 삶을 볼수있게 가르쳐주었다....그당시 집에만 오면 명상과 진언을

하는데 자주 철장안에서 밥달라고 아우성이었다...난 니가 조용해야..명상도하고 병도 빨리낫지..방해좀 하지마라!!하고 맘속으로 짜증을

냈다....그래도 난 정말 정말 아무것도 아닌것이었지만 그 당시난 나의 치유에만 관심이 있어서..토끼에게 밥한번주는 그 시간조차

아까웠고 그10분~20분이 정말 힘겨웠다...불안했다....

6개월이 되자 그녀석은 작은 울타리를 뛰어넘어 나랑 같이 방에서 먹고 자고 살게되었다....아무리 막아도 도망나오니 포기하고

그냥 같이 살게 되었다...내가 마하라지 담배가게 성자등 여러가지 서적을 읽고있으면 동그란 눈으로 나에게 다가와 순진한 얼굴로

책을 갈아먹었다...난 '이놈아!!이 중요한 책을 갈아먹고 저리안가!!'라며 때리고 던지고 했지만 그녀석은 종이나 갉아먹는거만 보면

내가 책을 피기만 해도 나에게 다가왔다..나에겐 작은 변화였다..난 책을 한번읽으면 강박처럼 일관되게 읽지않으면 용납을 못했는데..

어느순간부터 그녀석이 다가오면 쓰다듬어 주게되었다....그러면서 생각했다...'이녀석 참귀엽네..쓰담쓰담해주니 좋아하네..'

지용인 쓰다듬어주면 기분이 좋아서 '뿍뿍뿍뿍'소리를 낸다...난 처음에 그소리를 듣고 참 놀랐다...그래서 처음엔 그녀석이 다가오면

'뿍뿍뿍'소리 낼때 까지 만져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책을 읽다가도 그녀석이 오면 쓰다듬어 주었다...물론 소리를 안낼떄는 실망했다..ㅠㅠ

처음엔 내가 할수있는 최선은 먹이만 주고 주변정리만해주었다..그이상 화장실정리,먹이를 갈끔하게 다듬어주기는 잘안되었다...

그이상을 시간을 내기가 나에겐 너무나 버거웠다..나는 점점 불안해져서 얼른 거울앞에서 '나는 나를 사랑합니다..' '관법'을 해야했다...

가끔 대청소를 해주거나 먹이를 깔끔히 손질해주면 나는 손이 떨리고 분노가 치밀었다...'시간이 아깝다..빨리하자..'이런생각이 많이 들었다..

나는 점차 그녀석의 무한한 사랑을 사다리 올라가듯 하나씩 받아들이게되었다....

한달이지나면서 일주일에 한번씩은 빗질도 해주고 먹이고 좋은것주고 그녀석의 눈을 보면서 같이 동굴놀이를 하였다..

난 조금씩 생명이..동물이 사랑스럽구나...하고 생각했다...

난 삶이 힘들때 마다 그녀석을 보면서 하소연하며 위로를 받았다..내가 울던 웃던 화내던 너무나 고맙게 그녀석은 나에게 다가와 쓰다듬어달라고

했다....내가 자길 집어던진지 10분도 안되서 내가 좋다며 따라왔다..

잘해준적보다는 무신경했던때가 많아서...온통 나한데만 관심이 있어서...미안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잘안되었다..

화를 한번도 내지않던 나이지만 그녀석에겐 화를 많이 냈다...화를 내건 안내건 나를 그대로 바주었다...

지나고나니...일부러 그런지 아닌지 모르지만 그점이 나에겐 너무나 고마웠다....

그래도 사람이다보니 같이 있을땐 잘몰라서 사라져버렸으면 누가 주워갔으면 하는 생각이 수십번들었다...한번은 집밖으로 나가서

찾지못했는데...'맘속한켠엔 잘됬다' 생각이들었지만 몸은 그러지 않았다...야밤에 온동네 자동차 바퀴밑을 뒤져가며 벌벌떨고 있는

그녀석을 안았을땐...화가나기보단 어디 안다쳤나..안무서웠나...발이 지저분한게 걱정이 되어 물티슈로 닦아주었다...

집에 왔다고 익숙한곳임을 인지한 지용인 방안을 붕붕뛰어다니며 기뻐했다...나도 무척기뻤다....감정표현을 잘못하는 나이지만..

정말 기뻣다...지용이가 기쁘니 나도 기뻤다...난 오랫동안 남을 걱정하는게 집착이라고 생각했다...

난 그녀석이 아플때 걱정이 안되었다...'걱정하면 안되 집착이야..'오래 믿었기에...이녀석이 많이 아픈것같자..그런믿음은 잊혀지고

나는 내가 해줄수있는건 다 해주었다....정말 건강해졌으면 했다...난 생각했다..'내가 동물이 아파서 걱정도 하는구나'

지금 생각해보면 그런믿음으로 '걱정'을 억눌렀다...그녀석은 나에겐 걱정하고 같이 아파할수도있다는걸 가르쳐주었다..

화,슬픔,짜증,걱정,두려움을 경험해보지 못한 나에게 늘 목석같던 나에게 조금씩 감정을 경험할수있게 그녀석의 애교를 받아들일수있게

나의 가슴을 녹여주었다....목석같던 나에게 사랑을 가르쳐주었다....

실험후 조금씩 나를 받아들여가며..난 그녀석을 자세히 보게 되었다...그리고 나에겐 점차 큰선물을 가져다 주었다....

이제 집에만오면 그토록 싫던 먹이주고 물갈아주고 화장실청소해주는게 너무나 하고싶었다...그녀석이 좀더 행복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니

나도 행복했다.....요즘은 그냥 보기만 해도 정말 이쁘구나....하고 생각되고 감사한 생각이든다..

눈물도 많이 난다....그냥 보고있으면 눈물이 난다...미안하고 두렵기도 하다..언젠간 수명이 다해서 헤어질날도 있겠지..생각하니..

눈물이 난다...그냥 난 '나한데 사랑을 가르쳐줘서 고맙다.지용아'란 생각이 볼때마다 자주든다...

난 항상너를 짐으로 여겼는데.....고맙다..지용아...

목석같던 나에게 널 걱정할수도있게 가르쳐주고..

힘들때마다 언제나 넌 내곁에 있었다...그게 큰힘이 됬다..

주변지인들이 토끼한마리가지고 머그리 유난이냐고 하지만..

넌 나한데 무한한 사랑을 주었다...지나고 보니 알겠다...

내가 처음으로 방안에서 널 끌어안고 펑펑울던기억이난다...

내가 그랬어..'넌 내가 울어도 신경안쓰지?'하면서 펑펑울었지..

화를 못내고 항상 겁내하던 나에겐 널 집어던지고 얼마나 걱정된지

모른다...화를 안내던 나지만 난 너가 티비전선 갉아먹으고 전기선

뒤에 있을땐 순간 '이새끼 전기에 감전되려고 미쳤나!!'하고 그대로

잡아서 집어던졌지..화도 있었지만 무척 놀랐다..너가 감전되서

죽었을수도 있다고 생각하니..그게 두려웠다...

너가 이글을 읽지 못하지만 그래도 언젠가는 분명 헤어지겠지만....

이 글이 너와 나의 추억이 되었으면한다...

내맘이 조금이라도 너에게 전해졌으면한다..

고맙다..사랑한다...^^

댓글목록

맛동산님의 댓글

맛동산 아이피 (61.♡.88.9) 작성일

엄청 재밌고 감동입니다. 음... 시간날때 2탄... 기대하겠습니다.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119.♡.14.170) 작성일

정말....감동적이다....
읽으면서 나도 눈시울이 붉어졌다....
고맙다, 정만아....


부목님의 댓글

부목 아이피 (121.♡.122.23) 작성일

아 정말 감동입니다
토끼가 말은 못해도 마음으로 님의 사랑을 다 느낄것같습니다
고맙습니다 정만님.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소중한 추억이나 재미있는 에피소드 있으면 올릴께요...
감동받으셨다니 저도 좋습니다...맛동산님 하루가 따뜻해지길 바래요~
고마워요 맛동산님~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선생님..최근에 해주신 산청강의 정말 잘들었어요..그중에 고양이 이야기 하실때
저도 옛날에 그거 보았는데 동물하고 대화하는 외국여자분..참 다시들어도 너무
감동적이었어요...울컥하더라구요..한낱 동물이 아니라 그자체가 사랑이라는 느낌이
들어요..반려자라고 생각해요..

선생님 요즘 너무 고마운건요...일터에서 '내가 다한다 억울하다'는 생각이 없어서 정말 편한것같아요..
조금만 일이많거나 업무시간외 근무를 하면 늘 불만인 저였는데..요즘은 '손해본다'란 생각이 없어서
좋습니다...그래서 토끼한데..일터에서 이전보다 사람들에게 많은걸 해줄수있는게 너무 감사합니다..

손해본다는 느낌이 줄어드니..그토록 쪼잔해보였던(저한데 월급을적게준다고생각해서요^^)사장님이 저한데
너무잘해주신다는 생각이 자주듭니다..얼마전 같이사는형이 한달생활비로 작은돈이지만 2만원을 제게
주었습니다..이전같으면 이게 머고?하고 불만을 품었는데 그때 제가 한말은 '2만원이라도 줘서 고맙다'
제가 항상 돈안준다고 잔소리를 해댔는데...형의 큰용기를 생각하니 정말 순간 감사했어요..

억울함,분노를 조금씩 치루어내니..제가 상상하던것보다 더 좋은것같습니다..지나온순간들때문에 눈물이
더 많이 나는것같아요..요즘..고맙습니다..선생님...행복하시구 많은이들을 위해 애써주셔서 정말 감사드립니다..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부목님이 댓글달아주셔서 너무 고맙습니다...
그냥 초롱한 눈망울로 절 바라만보는데 전 그게 너무 좋아요~^^

힘들지만 있는 그대로 자신을 만나가면 정말 다른 생명의 아름다움을 볼수있어서
좋아요..다른사람을 사랑해볼려고 아름답게 볼려고..'아~아름다워라'해본적도 많은데..
몇분안가더라고요 ^^;; 저는 저나름의 취향이 있는것같아요..

명절 잘보내세요~부목님~행복하시길 기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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