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주환아~

페이지 정보

작성자 루시오 (210.♡.226.245) 댓글 0건 조회 6,932회 작성일 14-02-28 18:48

본문

내가 대구 도덕경 모임에 나간지 얼마 안 되었던 때였을거다. 그 때 기태 샘이 강의를 하시면서
이런 말을 하셨었다. 어느 분이 무슨 수련회 같은 델 가서는 인형인가? 배게를 들고 자신의
이름을 불렀다가 통곡을 했었다는 얘기...그 얘기를 들었을 땐 난 울컷했다.
 
그리고 도덕경 강의를 마치고 집에 돌아가자마자 난 내 배게를 들고 주환아~를 외치고 싶었다.
(아시는 분들 많으시겠지만, 루시오 본명은 김주환입니다^0^)
 
"쭙...."
"쭈...."
 
이상했다. 내 이름이 안나오는 거였다. 입에 무슨 본드를 붙인 것처럼.
 
그렇게 얼마나 지났을까? 10분? 20분? 정확한 시간은 기억나지 않지만 상당한 시간 동안
내 이름이 입에서 떨어지지 않았고, 그렇게 배게를 들고 의자에 앉은 채 있었노라.
 
그리고 결국엔 "주환아~"라고 말문이 열리는 순간 나도 그만 펑펑 울었다. 그리고 마음 속 이면에는
"씨바~ 나도 운다 울어. 나도 뭔가 열린거겠지?^^" 라는 기쁨의 환호와 함께ㅎㅎㅎ 그 땐 왜그리도
깨달음 따위에 집착했는지 원.
 
근데 지금 다시 3년 전의 그 행동을 생각해보니, 나는...아니 우리는 얼마나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보지 않고 앞만 보며 살아왔단 말인가?
 
왜 그리도 남의 눈치만 보고, 남의 말 한 마디에 숨죽이며, 남만 쳐다보고 살아왔을까?
왜 그리도 나는 쳐다보지 않았을까?
 
아니, 나란 존재를 알기나 한 것일까?
 
아마, 지금 와서 생각해보건데 그 당시 내가 배게를 부여잡고 울었던 것은
20여 년만에 나를 되돌아봤기 때문에, 그 감격과 나에 대한 미안함에 울었던 것이었으리라.
 
우리는 언제부터 자신을 돌아보지 않았을까?
미안했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216건 78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4291 서정만 6481 11-09-23
4290 말돌이 5252 11-09-22
4289 서정만 5942 11-09-22
4288 아무개 7725 11-09-21
4287 말돌이 8688 11-09-20
4286 아무개 5706 11-09-20
4285 서정만 6543 11-09-20
4284 流心 8338 11-09-19
4283 서정만 6622 11-09-19
4282 아무개 5367 11-09-18
4281 아무개 7583 11-09-18
4280 아무개 5272 11-09-18
4279 아무개 6565 11-09-18
4278 아리랑 6494 11-09-16
4277 서정만 6301 11-09-16
4276 야마꼬 5759 11-09-16
4275 말돌이 5996 11-09-15
4274 말돌이 6321 11-09-15
4273 아무개 12053 11-09-15
4272 초심 6576 11-09-14
4271 말돌이 5652 11-09-14
4270 초심 7250 11-09-14
4269 초심 6317 11-09-14
4268 바다海 6178 11-09-14
4267 아무개 5151 11-09-14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8,424
어제
16,777
최대
16,777
전체
5,107,712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