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게시판

본문 바로가기

자유게시판

아버지 (1)

페이지 정보

작성자 봉식이할매 (175.♡.214.244) 댓글 0건 조회 6,972회 작성일 14-07-14 20:58

본문

요즘 들어 부쩍 아버지랑 부딪히는 일이 많아졌다.

사건의 시작은 일요일 아침

모텔은 달력에 빨강색으로 표시된 날이 제일 바쁘다.

어김없이 아버지 대신 카운터 의자에 앉아 손님 나가는 걸 시켜 봤다.

얼마나 지났을까 아버지가 청소 끝내고 카운터로 들어오셨다.

날 보시며 조금 짜증 난 말투로 의자에서 비끼라고 하신다.

"아버지가 오면 의자에서 비끼야 될거 아니냐?"

난 무슨 일인가 싶어

"네 말 해 주시면 비끼 드릴께예."

아버지 대꾸가 못마땅하신 듯

"말하기 전에 비끼면 안되냐?"

난 당연하단 말투로

"말을 안 하시는데 제가 어찌 압니까?"

아들한테 잔소리 듣기 싫으신 듯

"동물들은 서로 말해서 알아듯냐?"

"아버지가 청소하고 오면 힘드니 네가 알아서 비끼면 내가 좀 편하잖아"

음…. 눈치껏 알아서 해란 말인가?

그러던 사이 손님 한팀이 나갔고

난 불만이 섞인 말투로 아버지한테 결정타를 날리고 2층으로 올라갔다.

"그렇게 힘드시면 제가 가서 청소하면 되잖아요!"

요즘 들어 내가 말이 좀 많아졌나?

아무것도 아닌 일로 아버지랑 부딪힘이 잦아졌다.

큰어머니랑 같이 아버지 욕 실컷 하면서 청소했다.

얼마나 지났을까 미워하는 마음은 온데간데없고 평온함이 찾아왔다.

어? 분명히 방금 전까지 미워하는 마음이 한가득 차있었는데 참 신기하다.

예전에는 이런 경험을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요즘 들어서는 부쩍 마음속 변화를 자주 느낀다.

마음속 폭풍우가 몰아칠 때는 비바람에 휩쓸려 죽을 거 같은 기분에 사로잡혀 있다가도

어느새 구름 한 점 없는 푸른 들판에 누워 낮잠 자는 기분이 드니 말이다.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6,216건 73 페이지
자유게시판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날짜
4416 서정만 7141 11-12-01
4415 둥글이2 14023 11-11-30
4414 김윤 11704 11-11-30
4413 아무개 6644 11-11-30
4412 혜명등 5878 11-11-30
4411 문득 9036 11-11-29
4410 중용 6717 11-11-29
4409 5162 11-11-29
4408 길벗 6974 11-11-28
4407 서정만 15590 11-11-28
4406 아무개 6842 11-11-28
4405 아무개 5441 11-11-28
4404 일호 7231 11-11-27
4403 아리랑 6723 11-11-26
4402 말돌이 5407 11-11-28
4401 아무개 6156 11-11-26
4400 권보 8419 11-11-25
4399 씨저 4758 11-11-25
4398 아무개 7942 11-11-24
4397 아무개 5867 11-11-24
4396 아무개 6440 11-11-24
4395 서정만 7935 11-11-22
4394 하양들꽃 8101 11-11-21
4393 아무개 12735 11-11-20
4392 아무개 6087 11-11-20
게시물 검색
 
 

회원로그인

접속자집계

오늘
8,081
어제
16,777
최대
16,777
전체
5,107,369

Copyright © 2006~2018 BE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