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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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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권보 (180.♡.6.2) 댓글 6건 조회 7,073회 작성일 11-12-04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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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산조각 / 정호승

룸비니에서 사온

흙으로 만든 부처님이

마룻바닥에 떨어져 산산조각이 났다.

팔은 팔대로 다리는 다리대로

목은 목대로 발가락은 발가락대로

산산조각이 나

얼른 허리를 굽히고

무릎을 꿇고

서랍에 넣어두었던

순간접착제를 꺼내 붙였다.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댓글목록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69.♡.189.211) 작성일

그때 늘 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를 다정히 쓰다듬어 주시면서

부처님이 말씀하셨다.

.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을 얻을 수 있지

산산조각이 나면

산산조각으로 살아갈 수 있지


늘부서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불쌍한 내 머리.....
부서지지 안은것만 온전항 것이라는 투철한 관념
 산산조각은 수치가 아니라
삶의 또 다른 얼굴일 뿐인데....
요즘들어 수수는 참으로 많은 관념체로 이루어졌음을 만남니다

권보님 뜨거운 눈물이 핑도는 좋은시....고맙습니다

문득님의 댓글

문득 아이피 (14.♡.57.14) 작성일

아,,, 좋다!!

느낌만님의 댓글

느낌만 아이피 (210.♡.188.26) 작성일

아...
뭉클합니다.................
산산조각 나지 않으려고 긴장하고 위축됐던 내 자신을 느낍니다.
산산조각 나도 괜찮은걸..그거 또한 나인걸..

좋은 시 감사합니다

산책님의 댓글

산책 아이피 (112.♡.111.107) 작성일

시 좋은데
시 정말 좋은데...

아, 아직도 이런 시가 필요하구나.
아직도 이런 시를 보면 감동받는구나.
위안을 받는구나.

감동 좋은데
위안 참 좋은데...

이런 시를 보고 감동받는 모습이야말로
정직하고 순수하다고 여기는구나.
아직도 이런 시로 위안 받고 싶어 하는구나.
감동 받고 싶어 하는구나.
그런데, 그러고 마는구나.

아직도 이런 시로 위안 받고 싶어 하는 <나>가 있구나.
깨지기는 싫고 위안과 감동은 받고 싶은 <나>가 있구나.

깨지지 말아야할 소중하신 <나>를
안전하고 깊은 방구석 안에 소중히 잘 모셔두고 있구나.
방구석에 앉아 끄떡하면 질질 짜는 <나>가 여전히 있구나.
그 소중하신 <나>의 눈물을 닦아주고 있구나.

깨질까봐 방을 박차고 나가지도 못하는 <나>가 있구나.
방을 나가지 못하는 것이 아니라
나가기 싫어하는,
깨질까봐 나가기를 두려워하는 소중하신 <나>가 있구나.
그 <나>를 섬기고 있구나.

아닌가...?
아닌가...?

확, 궁디를 주 차삐까?
그래야 그만 이 방구석을 뛰쳐 나갈끼가?

확, 궁디를 주 차삐까?
그래야 그만 이 방구석에 앉아 제 소중한 나빤데기만 들여다보는 짓,
징징 짜는 짓 그만둘끼가?

확, 궁디를 주 차삐까?
그래야 그만 이 방구석을 뛰쳐나가 세상을 향해 소리도 좀 지르고
시장 바닥에 뒹굴기도 좀 할끼가?

지금까지 제 자신에게 한 말이었습니다.

사자님의 댓글

사자 아이피 (1.♡.18.235) 작성일

아따 시 좋네요^^

아직 시를 읽으시는 권보님은 낭만권보님ㅋㅋ

 

권보님의 댓글

권보 아이피 (180.♡.6.2) 작성일

우연히 티비를 보다 소개받은 시입니다.
문득 제게 들려주려고 시인이 지은 것처럼 들려서
저 또한 눈물이 핑돌고 어느새 뺨을 타고 흐르는.....

늘 반듯하려 하고, 온전하려 하며 부서지지 않으려 했던,
내게는 그런 망가지는 모습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하던,
그런 내가 이제는 좀 흐트러지고 꽤재재해질 수도 있다는 것을
조금씩 받아들일 수 있는 내가 되어가고 있어요.

수수님, 문득님, 느낌만님,산책님, 사자님.
날이 점점 추워집니다.
따뜻하고 행복한 시간되시길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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