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용기를 낼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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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시오 (203.♡.21.153) 댓글 10건 조회 7,637회 작성일 12-01-06 00:43본문
요새 루시오는 미친것처럼 매일 즐거워요. 중간 중간에 우울하고 꿀꿀하기도 하지만, 대체적으로 너무 즐거워서 참 좋답니다.
어제 밤 12시에도 혼자서 목춤을 추면서 즐겁게 춤추다가 잠을 청하기 위해 이불자리에 누웠습니다. 머리속에는 신나는 노래가 흘러나오는데
한 달 실험 때 겪었던 생각의 전환이 갑자기 이루어졌어요. 전혀 의도치 않았고 즐겁게 히죽히죽 웃으며 눈을 감았는데, 제 10살 때의 과거로
회상이 되었어요. 루시오의 부모님은 루시오가 유치원 때, 별거를 하시다 이혼을 하셔서 1년간 루시오가 친척집에 떠돌이 생활을 하다 초교 3년간
홀어머니 밑에서 지냈는데, 홀어머니 혼자서 루시오 남매를 키우시다보니 경제적으로 어려워 욕이 난무하는 가난한 동네에서 살게 됬어요.
이 어린 루시오는 욕을 많이 듣고 배우며 자라다가 홀어머니가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워서 초등학교 3학년 때 루시오 남매를 조부모님 댁으로 맡겼어요.
문제는 여기에요.
루시오의 할아버지는 상당히 가부장적이며 딱딱하고 엄한사람이에요. 적응단계에 루시오가 많이 힘들었는데, 사건의 발달은 정확히 기억이 나질 않지만
10살의 루시오가 할아버지에게 에이,씨발이라는 단어를 내뱉었어요. 더 어려서 욕을 아무렇지 않게 배웠기에 욕을 그냥 뱉은겁니다. 물론 악의는 없었지요^.^;
그런데 할아버지의 반응은 달랐어요. 노발대발 하며 고함을 지르는데, 이 때 루시오는 너무 놀래서 책가방을 하나 들고 집을 나왔어요. 네. 10살의 가출이죠.
10살짜리가 집을 나왔는데 어디 갈 곳이 있나요? 이름 없는 무덤가와 텃밭을 배회하며, 무덤과 흙에 의지하며 해가 저물고 어둠을 맞았어요.
촌 동네라 가로등 하나 외에는 불 빛이 없는 곳에서 추위와 함께 그 공포속에서 혼자 떨며 그렇게 무서워했답니다. 다시는 저 지랄같은 집에
들어가지 않고 혼자 힘으로 살아가겠노라고 주머니 속에 있는 1만원으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할지 생각하니 막막하더군요. 어떻게 결말이 풀렸는지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만, 결국 깊은 밤에 집에 들어가서 더욱 혼쭐이 나고 할아버지 말씀에 순종하며 살아가게 되었어요.
근데 어제 밤에 이 때의 기억이 나는겁니다. 어둠의 공포...생계의 막막함...엄마아빠의 그리움...할아버지의 미움과 서러움...이 느낌들이 올라오는데,
꼴에 도덕경 연암강의에 6개월이나 나갔다고 머리로는 그래, 10살의 루시오야. 그때 많이 힘들고 외로웠지? 미안하다. 그 상처와 함께해줄께싶지만,
23살의 이불속에 있는 루시오는 그때의 감정이 너무 무섭고 또 맞이하기 싫어서 저만치 도망가 있었어요. 그때 아..내가 져야 하는 십자가란게 이거였구나.
근데 이런 내 고통들을 하나 하나 맞이해야 하는게 자신이 서질 않는다라는 생각에 밤을 새버렸답니다.
한 달 무위실험을 하겠다고 나선건 루시오였지만, 어제 처음으로 실험을 했던 루시오가 후회되었어요. 실험 전에는 제 과거를 단 한 번도 돌아보지
않았지만, 실험 뒤에는 좀 즐겁게 살만하면 제 과거가 쑥 올라오거든요. 근데 늘 무섭고 그 감정을 느끼기 싫어서 도망쳤어요. 실험을 하면서
그 불쌍한 루시오를 겉으로나마 보고 2번이나 서럽게 울었는데, 그 상처속에 자세히 들어갈 자신이 들질 않아요. 근데요. 이제 용기를 내려구요.
앞으로 또 도망가겠지만, 언젠가 단 한 번이라도 그 상처와 대면할 날이 올 거라고 믿어요. 어제 연암강의에서 선생님이 자꾸 상처속으로 들어가라고
해주신 말씀이 참 와닿았어요. 더 용기를 낼께요. 더...응원 좀 해주세요^.^
ps:할렐루야! 루시오의 캠페인 중 하나인 인사하기. 저의 최대 난적인 헬스장 카운터 아줌마에게 인사받았답니다. 뭐 웃음이 담긴 인사는 아니지만...
경사죠?^.^ 대구 총무님. 늘 감사히 2차를 얻어먹습니다. 오랜만에 뵙게 되서 반가웠습니다. 또 뵙겠습니다. 모두 사랑합니다!
댓글목록
꽃으로님의 댓글
꽃으로 아이피 (211.♡.78.117) 작성일
23살 루시오. 자신의 상처를 마주보려는
용기를 가진 멋진 청년이네요^^
파이팅!!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03.♡.21.153) 작성일지금 도덕경 홈페이지에 루시오를 제외한 로그인 하신 분이 꽃으로님이군요. 용기를 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꽃으로님께 감사의 인사를 곱절로 보냅니다. 감사합니다x2 ㅎㅎ ^.^ 좋은 새벽(?)보내세요. 사랑합니다!
지족님의 댓글
지족 아이피 (112.♡.207.222) 작성일
해는 저물고 무덤들사이에서 어둠속에 밤의 찬바람속에 아주 작고 어린 소년이 1만원짜리 한 장 들고 혼자 살 수 있을까 떨고 있었네요..
23살 루시오는 샤방 샤방 빛이 나는 멋진 청년인데!!
전 이런 글을 보면 우리아들은 어떤 기억속에 살고 있을까 생각합니다.
아들을 잘 키울 수 있을까 벌벌 떨던 지난날들, 씨발 이라고 했을 때 아마 나도 불같이 화를 냈을 거예요
그냥 두면 버릇없는 아이가 되겠지. 엄하게 키워야지 이런 생각이 막 떠올랐거든요.
그러다가 자유롭게 따뜻하게 가 떠오르면 책에서 본대로 아들이 지금 엄청 화났구나 할 때도 있었고..
암튼 루시오님은 사랑스럽고 따뜻하고 생기넘치는 아들,손자,남자입니다!!!^^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03.♡.21.153) 작성일
저의 아픔을 같이 아파해 주셔서 뭐라고 감사해야 할지...너무 감사합니다. 수수님처럼 댓글 내용을
복사하여 적는 양식을 따라하면^.^; 전 이런 글을 보면 우리아들은 어떤 기억속에 살고 있을까 생각합니다.
이 대목에서 지족님의 아들에 대한 사랑이 보기 좋고 내심 아들분이 부러워지네요.
응원해 주셔서 감사해요. 사랑합니다!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지금 새벽이야...새벽이면 일이끝나가서 한가하당 ㅎㅎ 힘을 좀빼는게 좋은것같아..형 경험상 감정을 반드시
잘겪어야한다는 고정관념이 있었는데..세부적으로 파고들면끝이없더라 문제의 연속이었는데..
전체적 태도로 '나를 받아들인다'는 넓은관점에서 자신을 만나가는게 더좋은것같아..나도 그랬는데
엄마의 기억,사장님에 대한분노,짜증,여자들에대한 공포 등등 세부적으로 나누면서 만나갔는데
힘든것같아...지금 매순간올라오는게 과거의 기억과 상처라고 생각해..따로 과거를 추적하기보단
그냥 만나면 더 효과적인것같아..농담인데 형도 매우 헷갈렸고 힘들었거등..이게 아버지로무터 상처인지
어머니로부터 상처인지 강아지의 죽음때문인지..두려움인지 짜증인지 불안인지..너무 혼란스러웠는데
이성적으로 이해하지않아도된다는사실을 수용하면... 고통이 덜한것같아...
잘되길 바래~루시오~기도할꼐~
아무개님의 댓글
아무개 아이피 (210.♡.171.205) 작성일
루시오님의 겉 글을 보면 사랑스럽게만 보이지만
속글은 엄청나게 강한에너지가 느껴집니다^^♥
언제 대전에 오실일이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010 9555 1165
루시오는 어떤 뜻인가요???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03.♡.21.153) 작성일
와~백만불짜리 조언이에요^.^ 또 올라오거든 형 말씀대로 전체적인 태도로 만날께요.
고마워요. 한 주가 또 시작되네요...화이팅! 사랑합니다!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03.♡.21.153) 작성일
와 제가 좋아하는 분들중에 한 분이 아무개님입니다. ^.^ 아무개님의 댓글이 꼭 유명 연예인에게 싸인받은
기분이에요. 기분 좋습니다 ㅎㅎ 감사해요~ 대전에 가게 되면, 꼭 연락드릴께요. 루시오의 폰 번호는
010-6607-7141 입니다. 그냥 이런 번호도 있다고 봐주세요^.^;
아무개님의 좋은 글들을 늘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예전에 아무개님이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해야지, 자신만의 이익을 위해 계획을 세우지 말라는 글을 읽고 방황을 했어요. 실은 지금도 진로에 있어서는 방황중입니다ㅜㅜ 하고 싶은 것도 많은데, 그게 저만의 이익을 위한 것과 겹치기도 해서 말이죠. 곧 정리되겠죠.
루시오는 별 뜻 없어요. 대구 총무님은 세례명이냐고 물으셨는데 그런건 아니고 그냥 손가락이 타자판에서
맘 껏 쳐서 탄생한게 루시우,루시우오,루시아 등의 다양한 닉네임이 탄생되었네요.ㅎㅎ 루시오는 그 중 하나구요.
아무개님의 뜻은 잘 알고 있어요. 뜻이 좋아서 나도 김 아무개로 따라할까?싶다가 그냥 루시오의 닉네임으로
살기로 했답니다. 사랑합니다!
a돌멩이a님의 댓글
a돌멩이a 아이피 (118.♡.244.233) 작성일
많이 막막했겠구나...
그래도...
그걸 인정하면서 아파하고 깨어지면서 살아가는 거란 게 느껴져서 진심이 느껴지네.
그 정도의 용기 내기도 쉽지 않은데...
내가 저번 주에 강의에 없어서 놀랬지?(안 놀랬으려나?) 그 날 많이 추워서 엄마가 가지 말라고 한 것도 있었지만, 목 안 상태가 별로였어서, 이래저래 그렇게 되었어. 현실적인 문제도 있었고...(대충 알겠지?)
이번 주에는 나올 거니까 그 때 보자!!!
Thank you!!!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03.♡.21.153) 작성일
긴 글 읽어주고 댓글 달아줘서 고마워 돌멩아. ^.^ 지난 주에 돌멩이가 없어서 놀래지 않았어^.^;;ㅋㅋㅋ
그냥 바쁜가보다 싶었지...뭔지 모르겠지만, 현실적인 문제가 잘 되길 바랄께. 난 귀차니즘+해야 할 일 등으로
당분간 연암강의는 못(안)가지 싶어. 말은 요렇게 해도 한 달 이내로 또 갈테니까 언젠가 또 보자.
잘 지내고...알럽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