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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디서 무엇이 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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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김미영 (59.♡.241.205) 댓글 3건 조회 6,113회 작성일 11-12-17 0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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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4일 호주가는 표를 발권을 하고 나서야 우울증이 돌아왔다.

쎄미와 한국에서의 6년을 돌아보며 가장 후회되는 것은 쎄미가 놀러가고 싶다고 휴가를 가고 싶다고 말할 때마다 칼같이 자르며 계속 수업을 시킨것이다.-쎄미는 자기가 나의 영어노예라며 투덜대곤 했었다-

결국 호주달러 환율은 1200원 까지 치솟아-2006년까지 600-700원대를 10년정도 유지했었음- 30%넘게 오른 호주 물가까지 포함하면 우리 수중에 남은 돈은 무척 초라했다.나도 돈돈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한동안 허탈....그런데 쎄미는 별로 신경을 안쓴다.

기껏 한다는 소리가 순간을 다 놓치고서 푼돈에 벌벌 떨면서 바둥댄 결과가 이것이니 잘보라고...

어쩌면 당연하다.교재 공급해주고 원어민수업 1대1로 학원비보다 저렴하게 해주고 또 내가 추가로 1-2시간 문법이며 학교영어시험 준비 다 해주고 부모가 맞벌이에 사춘기 애들이라 학교에서 곧장 와서 항상 배고프고 다음 학원을 돌아야하는 애들이기에 코스트코가서 수입 재료로 아웃백에 준하는 간식도 꼭꼭 챙겨줬으니...-정희 언니가 이러면 망한다고 수십번 경고햇었다 ㅋㅋ-학생을 더 받고 싶어도 한아이한테 쓰는 시간이 길어서 더 받을수도 없었거니와 팀으로 2-3명을 묶으려고 해도 그건 쎄미가 절대 반대했었다.결국 문제 풀이형 수업으로 흐른다고..

11월30일날 모든 수업을 마무리하는날 2-3년된 모든 학생들 어머니들이 오셔셔 작별인사를 하고 많이들 우셨다.그 중엔 장애학생들의 어미니들이 특히 많이 우셨다.솔직히 장애학생들어머니들의 우울증과 의존으로 나도 많이 힘들었다.특수교육쪽을전혀 몰랐기에 그냥 다른애들하고 똑같이 대하면 된다고 생각하고 덜컥 시작했었는데 사춘기가 되고 학교에서 왕때를 당하면서 공격적이고 폭력적으로 변하는 장애 남학생들과-그 중한명은 쎄미한테 연필깍는 칼을 찌르려고 하다가 실패로 끝났고 다른 자폐아이는 수업중 자위를 하여 쎄미가 혼비백산한 적이 있었다- 그 학생들의 어미니들은 나의 과도한 인내와 배려를 가끔씩 요구하다가 내가 거절이라도 하면 마치 세상으로부터 거절당한 눈빛으로 나를 보곤했다.

결국 여기까지...39년간 부모님과 함께 살면서 유아기 고착을 마음어딘가에서 지속하고 있는한 더이상 남을 도울수없다라는 것.나의 현주소는 호주가 아니라 천국으로 보내 준다고 할지라도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서 밤마다 징징우는 김미영.

독감으로 약먹고 주사맞고 다 해도 엄마가 와서 이마에 손 한번 짚어주고 죽 끓이려고 싱크대에 서 있으면 열도 내려가고 낫는다.아무리 주위사람들이 나를 칭찬해도 또는 비난해도 엄마가 잘했다 또는 틀렸다라고 말하면 그게 귀에 들어오고..

나에게 호주는 휴식이다.정확하게 RETREAT(퇴각)하는 장소.모든 관계와 상황으로부터 뒤로 물러나는 곳. 식빵한줄에 빵발라 일주일을 먹으면서 외 딴 해변에 혼자 서성여도 지나가는 이도 없는....그런 쓸쓸함이 결국 나를 보게 해 줄것이다.

그러나 쎄미에게는 삶의 격전장이 될 것이고 이번에는 내가 그의 위로가 되어줄 차례이다.불안해하는 늙은 어린이인 나를 토닥토닥 달래줬듯이....

그 동안 도덕경 식구들과의 인연을 감사하게 간직하며 긴 휴식으로 들어가겠습니다.감사합니다.모두들....다시 만나겠지요 어디서 무엇가 되어~~~~

댓글목록

사자님의 댓글

사자 아이피 (1.♡.18.235) 작성일

^^*
다행이에요.
그래도 우리는 같은 행성안에 있잖아요..ㅎㅎ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03.♡.21.118) 작성일

담주 연암강의에서 멋있게 말하려고 했었는데..ㅋㅋ 제가 즐겨듣던 세일러문이라는 만화의 오프닝 곡에
이런 가사가 있잖아요? 수 많은 별들중에서 당신을 만날 수 있는건 결코 우연이라 할 수 없어. 기적의 세일러문~
사자형 말처럼 수 많은 행성중에 여기에 같이 있다는게 어디에요? 늘 평안하시길 바래요 누나.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119.♡.14.170) 작성일


미영아...
한 번 가슴 속에 들어오면
영원히 그 가슴 속에 사랑과 그리움으로 살아 있으니
너와 쎄미가 어디에 있든
우리는 언제나 하나 되어 함께 있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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