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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시오 (121.♡.23.159) 댓글 0건 조회 7,435회 작성일 14-12-16 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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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나의 고참이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야, 루시오. 요즘 부대 완전 개판이지 않냐? 이를 어쩔꼬..어떻게 생각하노?'
이 말을 꺼낸 고참은 일전에 게시글에 적은 사람인데, 연세대학교에서 공부를 할 정도로 똑똑하고
세상일이나 사람의 성격, 유형 등을 정확하게 읽어내는 힘이 있고 냉철할 정도로 할 일을 칼 같이 끊어내는
무서운 사람이다. 벌써 로스쿨 준비도 해 나가고, 국내 왠만한 금융자격증들은 거의 취득할 정도로 사회에선
자신의 할 일 외에는 냉철할 정도로 신경을 꺼버린다. 그런 사람이 우리 부대에 만큼은 남 다르다.
 
고참들의 말에 따르면, 루시오가 작년12월에 자대에 전입하기 직전에 사건이 터졌다고 한다. 우리는 '타격대'
라는 소단위 부대인데, 고참들은 전경출신들의 악습이 심하게 뿌리 잡고 있었고 지금 루시오의 윗 고참들이
의경들로서 전경들의 후임으로 들어갔다고 한다. 그리고 부대 내 병사들만의 리그(악습)속에서 다들 버티고
있었지만, 작년에 전입된 모 막내가 이를 소원수리로 찌른 것이다. 그리고 아까 언급된 연세대 고참 등은
'우리가 악습없는 새로운 부대를 만들자'라는 결의를 다지고, 막내에게 힘을 실어주어 전경고참들을
영창 및 군기교육대, 그리고 타 부대로 전출을 시켰고 루시오와 루시오 동기가 그 뒤에 자대에 오게 되었다.
 
작년에 난 자대에 가서 문화쇼크를 먹은게, 선후임간 말만 존댓말이지 완전 대학교 기숙사 분위기였던거다.
'분명 내가 들은 군대는 이게 아닌데...왜? 고참들이 걸레를 들고 오고, 시킬것을 명령이 아니라 부탁을하지?'
그리고 뒤에 고참들에게 위 사정을 들은 것이다. 그 과정에서 고참들이 많이 힘들었다고 한다.
 
사건이 터졌을 때, 다들 지방경찰청에 불려가고, 형사과로 불려가고, 감찰에게도 오고 가며 불려가고...
다들 서로를 향해 비난하고, 서로간의 잘잘못을 따지느라 너무 힘들어서 다들 살이 많이 빠지고..
그렇게 몇 달의 시간을 보내며 몇 안 되는 고참들이 새로운 부대를 만들자는 다짐을 하며, 정들었던
전경 고참들을 보내면서 서로 부등켜 안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고 들었다. 너무 힘들었다고 들었다.
 
그 뒤에 당시 일병급들인 고참들이 부대에 왕고들로 남아 민주적인 부대로 지휘했고, 그 덕분에 루시오를 비롯
하여 들어오는 후임들은 너무 좋은 환경에서 복무하게 되었다. 근데 최근에 후임들간에 서로 자기들이
편하려고, 서로 막무가내인 행동들을 많이 하는 것이다. 그런 일이 많아지다보니, 전경고참들에게 악습을 겪은
고참들은 다시 악습들이 부활하는 거 같다는 우려를 하는 것이었는데, 당장은 자신들이 그걸 막겠지만
그 고참들은 내년 초에 제대를 앞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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