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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기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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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시오 (210.♡.226.237) 댓글 2건 조회 6,897회 작성일 14-11-13 17: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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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나의 사랑스런 횽님인 정만이 횽과 오랜만에 카톡을 하며, 정만이형에게 감기에 대해서 말을 한 적이 있다.
난 어려서부터 몸이 참으로 허약했다. 감기도 자주 걸렸었고, 전염도 쉽게 당해서 감기로 인해 몸이 아프면
병신같이 허약체질인 내 몸과 감기 자체를 저주하곤 했다. 감기가 너무 싫었다.
 
작년에 논산훈련소에 들어갔는데, 내무실 동기 한 놈이 감기에 걸려버리더니 나 역시 옮아버렸다.
'하놔..동기새끼 개새끼..거지같은 감기'라는 말이 자동으로 나오며, 골골댓었다.
바람이 불면, 온 몸이 바늘로 찌르는 듯한 느낌과 어지롭고, 몸에 기가 다 빠져나가는 듯한 상황에서
사격훈련을 할 땐 정말이지 살아있는 시체 같았다. 아파서 훈련을 열외하면 연고지인 대구에 올 수 없기에
감기약을 하루 3번씩 꾸준히 복용하며 버텨냈다. 그리고 그 뒤론 1년이란 시간이 흘러
얼마전에 또 감기에 걸려버렸었고, 논산에서의 감기로 인한 통증이 똑같이 아프기 시작했다.
 
이번엔 감기 걸린 선임과 같이 야식으로 오뎅국을 입대고 마시고, 전염이 되어 버린 것이다.
 
옛날엔 날 감기걸리게 한 인간들을 저주했었다. "등신같은 동생이 날 힘들게...거지같은 동기 새끼..."
그 인간들 때문에 내가 감기라는 저주받은 바이러스에 감염되었다고 믿었었다. 근데 이번엔
이상했다. 몸은 아픈데 마음을 달리 먹었었기 때문이다.
 
'그래, 아프리라. 아프자..' 이 마음을 먹는 순간 정말로...진심으로 아프지 않았다.
분명 몸에 열은 나는데, 아프지가 않았다. 물론 그 순간 칼바람이 불면, 몸은 잠시 바늘로 찌르는 듯한
통증은 느꼈지만 아프지 않았다. 그리고 머릿속으로 이해가 되었다.
 
'감기란 녀석도 사랑덩어리 에너지였구나. 매년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면서 약해진 내 몸의
면역력을 키워주기 위한 고마운 존재였구나...미안했다. 그 동안 널 오해해서...그리고 나에게 감기
에너지를 제공해준 많은 사람들께도 미안하네..'
 
그리고 이번엔 태어나서 25년만에 처음으로 감기앓이를 하지 않고, 감기 에너지는 지나가주었다.
아프지 않게 지나가 주셨다^^ 그리고 내 면역력은 업그레이드 되었노라.
그리고 어제 정만이 형한테 카톡으로 '횽, 감기가 고마운 녀석임을 25년만에 알았어요' 라고...
 
이젠 다른 분들에게 감기 조심하세요~가 아니라 감기 잘 맞이하세요~라고 말해주고 싶다...
근데 그런 말 했다간 역으로 혼날까 아직 말은 못해봤다. 오늘 게시판에서 처음 적어본다..^^;
 
감기 잘 맞이하세요~^^^^^

댓글목록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24) 작성일

내 이야기가 또 나오니...이놈의 인기는 ㅋㅋㅋ
참새가 방아갓을 그냥 지나치려다가 내 이야기가 좀 나와서 잠시 들림 @@;;

사실 내글에 댓글달렸나?보러왔는데 루시오 글이 있어서 반가워서...ㅋㅋ
댓글 달렸나?확인을 얼마나 많이 하는지..

어릴적 엄마가 맛있는거 사온다고 해서 엄마 안오나?하고 밖을 서성이던
그 모습과 자꾸 겹쳐져서 찡할때가 많다..

루시오글 봐도 나랑 비슷한면도 많아서 공감이 많이 된다..
글도 잘쓰고 ㅋㅋㅋ 나랑 똑같아 ㅋㅋ

추운데 감기 조심하고 사랑을 표현해주어서 정말 고맙다..루시오..

루시오님의 댓글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10.♡.226.237) 작성일

좋겄수~ 인기 많으셔서 ㅎㅎㅎ

어릴적 어머니가 먹을거 사오시나? 하고 서성이던 모습이라고 하시니까...저도
공감되는데, 대원들이 너나 할 거 없이 내무실에서 스타크래프트를 하거든요. 전
어려서 게임을 하면, 질 때의 두려움...잘 못한다고 소외되는 그 기분을 몸이 기억하는지
지금 대원들이 같이 게임하자는 말에 게임을 못하는 제 모습에 찡하거든요...

그래서 최근에 '그래, 게임에서 패배하고 쓴 맛 좀 보자~'하고 마음 먹었는데,
역시 게임상에서라도 누굴 죽이려고 전략세우는건 제 취미가 아니더라구요.ㅋㅋ
근데 fps 총게임은 기가 막히게 좋아하고 잘 합니다. ^^; 저란 놈이 참 웃긴 놈이죠??

횽 닮아서 글 잘 쓰나보요^^: 자뻑 쏘리구요...

형, 좋은 뜻으로 말씀드립니다. 감기 잘 맞이하세요~
전 얼마전에 감기 앓이해서리...ㅋㅋ
저도 감사함당. 알라뷰 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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