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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각설탕 (125.♡.248.71) 댓글 0건 조회 6,137회 작성일 12-03-09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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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역적모의에 가담하면 구족구족을 멸하는데 어린 아이가 있으면 세상 구경도 못하고 죽어야 했다.
그런데 어느 역모에 연루된 너무 어린 아이가 있어 도저히 사형 집행을 하기가 안쓰럽거나 어려울 경우
망나니가 그 어린 아이를 양부처럼 데리고 있다가 일정한 나이가 되면 죽인다고 한다.
 
그런 망나니와 아이가 있었다.
함께 살면 나름대로 정이 들게 마련이다.
자라면서 아이는 어렴풋이 양부의 손에 죽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양부에게 졸랐다.
 
 " 아버지"
 "왜?"
 " 나 죽이지 말어,응?"
 "그래 이렇게 귀여운 내 아기를 어떻게 죽이냐?"
 
그럭저럭 세월이 흘러 집행일이 다가오고
 
"아버지, 나 죽이지 말어, 응?"
 "그럼 이렇게 하자. 내가 칼을 막 휘두르며 춤을 출 때,
 네가 나를 똑바로 보고 있다가 내가 눈을 찡긋할테니까 그 때 도망가거라."
 
 이렇게 단단히 약속을 하고 그 날을 맞앗다. 망나니가 칼을 휘두르다가 눈을 찡긋하자,
 아이는 이때다 하고 도망쳤다. 산을 넘고 물을 건너 밤낮으로 도망쳐서 만주까지 갔다.
 아이는 어떤 집에 몸을 의탁하여 살다가 그 집 딸한테 장가가서 아이까지 낳고 재미있게 살다가,
 자기를 살려준 망나니 아버지가 보고 싶은 생각이 나서 비단한 필을 말에 싣고 찾아갔다.
 
 "아버님, 그동안 어떻게 사셨습니까?" 하며 반가운 인사를 하자
 망나니는 "네가 누구냐?"
 "아, 그때 저를 살려 주셔서 이렇게 인사를 하러 오지 않았습니까?"
 "아, 그래. 그런데 그때 내가 너를 죽였는데 이상도 하다."
 
  망나니의 말이 끝나자마자 그 아이는 그만 흐물흐물해지더니 차츰 연기가 걷히듯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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