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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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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aura (220.♡.255.40) 댓글 1건 조회 5,007회 작성일 11-12-29 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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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압되어 있는 유년시절의 기억들을 떠올려서 나를 알게 된 것이 가장 큰 수확.

절에 가서 이자 붙여서 12만원을 넣고 오니 정리가 된 듯한 기분이다.

사진까지 찍어와서 상황에 따라 말할 수 있는 스토리를 만들었다는 것.

과거에 대해 정돈된 스토리들을 갈무리해서 가지고 있는 것이 대인관계에서 도움을 줄 것이다.

일도 잘못하고 했는데 어쨌든 2.5개월 골프장에서 일해보고 나머지는 독서실에서 있었는데, 10개월 가량은 어디든 속해 있었다는 것이 좋았다.

나는 무의식을 떠올려서 소산이 되면서 과거에 대한 치료는 끝났다고 생각한다.

과거를 돌아보는 일, 나를 돌아보는 일은 짧아 질 것이다.

인터넷 중독증이 있는 나는. 도덕경 사이트에 방문하지 않는 게 건강한 것이다.

점점 글을 올리고 방문하는 횟수를 줄이고 싶다. 침묵하며 사라진 분들이 난 진짜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쓸데없이 자꾸 뱉는다.(내 입장에서는 그렇다.)

심리치료 비용으로 선생님과 도덕경에 총 32만원을 보냈는데, 100만원을 채우고 싶다.

너무 감사하고 고맙습니다. 자신을 돌아보고 스스로 스토리를 갈무리하는 것에 대해 배웠습니다. 한 해 동안 겪은 체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정신과 의사와 더불어 내 안에 살아있는……

컴퓨터, 온라인에서는 정말로 사라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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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해야 낯이 익는 것들……

초등1) 과일가게에서 귤 하나를 집고 눈치를 보며 불안해 하다가 몰래 가지고 온 일. 엄마에게 말했다가 빼앗겨서 도로 가져다 주었는데, 생각이 반복적으로 나고 나는 도둑이라는 생각에 괴로워 한 동안 과일가게 앞에는 얼씬도 하지 않았습니다.

초등2) 문방구 구석에서 100원짜리 스티로폼 비행기가 가지고 싶어 아래밴드가 있는 라운드 티셔츠에 넣고 나온 일. 가지고 놀면서도 마음이 편치 않아 괴로웠으며, 문방구가 보이면 숨이 막히고 피했던 일.

초등6) 동네 오락실에 가서 일명 ‘라이터 딱딱이’로 전기충격을 가해 코인을 올려 오락을 하다 주인 할아버지한테 들켜서 경찰서 앞 까지 간일. 그날밤 얼마나 가슴 쓸어내리며 후회를 했는지....

초등6) 빌라 옆 집 창고에서 장기판과 알을 가지고 온 일.

초등6) 비가 쏟아지는 날 어떤 아주머니가 봉투를 떨어트렸는데, 제가 바로 주웠습니다. 돈이 든 걸 알았는데, 아주머니 안 주고 바로 가지고 도망 간일. 12만원이 들어 있었는데, 2만원 내가 가지고 10만원은 수표라 사용방법을 몰라 어쩔 수 없이 어머니께 주었다.

27세) 점쟁이한테 가서 어머니가 상담 받는 도중 집안을 보니, 내가 좋아하는 메탈밴드 DVD가 있어서 가방에 넣어 가져온 일.

28세) 마트에서 조그만 술병을 계산 안하고 옷소매에 넣어온 일 3회, 화장 붓을 주머니에 넣고 온 일.

29세) 불면증에 다 자는 밤에 돌아다니는 일을 많이 했다. 잘 때 돌아다녔다. 캄캄한 밤에 산에 다니고 마라톤을 했다. 25세때 부터ㅡ

새벽 2시쯤 자주가는 절에 무릎이 안 닿는 연못에 한발만 들어가면 동전을 주울 수 있는 곳에 들어가서 동전을 주어 왔습니다. 처음에 3회에 걸쳐서.

다음에 얼음이 얼었을 때, 위에 올라가서 그릇에 담긴 것을 퍼왔습니다. 10만원 정도 가져왔습니다. 지하철 자판기에 카드 충전하는데 썼습니다.

절에서 알았는지, 전화가 왔습니다. 스님이 대답없는 전화로 ‘여보세요’만 반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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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올리는 글.

너무 쪽팔려서 1번 보곤 다신 거들떠 보지도 않았는데, 오늘 다시 보니까 그냥 쉽게 읽힌다.

역시 감춰서 억압했던 걸 떠올리며 소산되는 그 순간(화산이 분출하는 듯한 기분) 이 지나면 휴화산이 된다.

30년간 도둑질 한 걸 새어보니 총 10건. 개별 개수로 하면 15번 정도?

내용이 찌질해서 그렇지, 다른 사람들도 훔친일들은 많이 있을텐데, 너무 양심이 비대증이라 그런 것 같다.

도둑놈이라고 하기엔 불쌍하고 안스러울 정도........

절에서 돈을 훔치고 꿈에서는 부처를 깨부수고 나를 알았으니, 마지막의 스님이야 말로 고마운 분이다.

(스님인 것은 추측이며, 이 사건과 연관이 되어 전화를 한 건지 아닌지도 알 수는 없음.)

마지막 것과 비슷한 정도로 초등1학년때 귤하나를 훔친것을 기억해 냈을때가 가장 큰 수확이며 정서적으로도 마음이 가장 요동이 쳤는데,

나를 압박하고 훈계하는 아빠에게서 벗어나고 푼 마음에서 탈출구로 귤을 하나 슬며시 집었으며, 나를 도둑놈이라고 몰아 세우는 것은

아빠에게 사랑 받지 못하는 나는 '도둑놈'인 존재 입니다. 라는 눈물나는 슬픈이야기...

진짜로 눈물이 나네………… 지금은 뭐하시는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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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살부터 불면증이 있어서 남들 다자는 밤에 혼자 돌아다니곤 했다.

가로등이 비춰지는 아스팔트 도로 위를 누비며 다닐 때도 있고, 아무것도 안 보이는 칠흑 같은 어둠속에 산에 오를 때도 있었다.

밤에 산에 있으면 어느 때는 갑자기 사람이 나타날 때도 있는데, 간이 작아 '으악!' 하고 소리를 내며 기겁하듯 놀란다.

이른 새벽에는 특히 잠 없는 할아버지들이 많다. 나를 잡으러 온 저승사자 마냥 불쑥 나타나는데, 기겁하듯 놀란다. 그리곤 ‘갑자기 놀랐어요!’라고 소심하게 말한다.

상대방은 전혀 안 놀라는데! 역시 난 간이 작고 소심하다. 그래서 무서워서 사람 같아 보이면 먼저 인사한다. 안녕하세요? ‘네~~ 안녕하세요~~’하면 안심이 된다. 그래도 무서워서 속으로 상상한다. 저 사람이 외길인데 딱 버티고 있어서 움직이지도 않고 나를 보고 있으면 어떡하지? 근데 다행히 그런 적은 없다.

주안에서 월미도나 소래까지 걸어 다니기도 했다.

그중에 항상 코스로 자주 가는 절이 있었다. 아무도 없는 절에 종소리 딸랑 울리면 으스스한 느낌도 난다. 웅덩이 같은 조그만 연못도 만들어 놨는데 가운데 큰 돌 그릇이 있는데, 사람들이 동전을 많이 던져 놓았다. 보고 있으면 아무도 없는데, 거지근성이 있는 나는, 2~3발만 내려가서 잔뜩 줍고 싶은 마음이 든다. 근데 실행하지는 않는다.

그런데 어느 날밤 진짜로 사이코짓, 일탈, 미친짓을 하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걸려도 잡혀 들어가지도 않는 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슬리퍼와 수건까지 챙겨서 갔다.

절에 가까워 질수록 심장이 떨려 왔는데, 스릴도 느껴졌다.

슬리퍼를 신고 바지를 걷어 올리고 마음의 준비를 하고 다가가서 슬며시 들어가서 살짝 줍고 나왔다. 소심했기 때문에 빨리 나왔다. 옆에 벤치에 앉아서 두근거리는 마음을 진정 시켰다. 가만히 앉아 있는데, 너무 조금 주웠고 한번 들어갔다가 나오니까 대범해졌다. 다시 들어갔다. 그리곤 나왔는데, 가려고 하다가 이왕 마음먹은 거 완벽하게 해 버리자고 하고 3번에 걸쳐서 들어갔다가 나왔다. 위에서 보면 크게 티 안 나게 해 놓는 건 잊지 않았다.

봉지에 막 넣어서 왔기 때문에 풀잎도 솔잎도 많이 있었다. 동전을 하나하나 보는데 마음이 묘했다. 빛을 받아서 변색된 동전이 많이 있었다. 백원짜리가 십원짜리 마냥 까맿다. 그런 것들만 모아서 지하철의 차비로 바꿔버렸다.

기계에다가 10원짜리만 잔뜩 넣었더니, 어느 순간 기계가 동전을 먹지 않았다. 그리곤 갑자기 확 토해내는데 얼굴이 ‘확’ 달아올랐다.

한번에 이놈이 10원짜리는 5개만 먹는구나!라는 생각에 한번에 5개씩 딱딱 구분해서 넣어줬다. 동전을 잔뜩 넣었을때 수납되는 ‘드르르’ 소리가 듣기 싫었다.

한정거장에서 까만 동전이 너무 많이 나오면 이상한 거 같아서 옆에 정거장으로 옮겨가서 또 그랬다. 나 잡혀 가는거 아니야? 하면서도 다음에 또 해야지! 라고 생각했다.

8개월인가가 지났다. 평소에도 절을 자주 갔는데, 얼음이 녹고 해서 빛을 받은 동전들이 얼음에 딱! 달라 붙어 있지도 않아서 줍기도 쉽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두 번째는 별 생각없이 한번에 들어가서 끝냈다. 얼음위에서 마음껏 주웠다. 그릇 안에 것도 줍고 얼음 위에 것도 줍고 나왔다. 줍는 도중에 달빛이 은은한데 좋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그리고 시일이 좀 지난 후에 스님에게 전화가 왔다. 여보세요? 여보세요? 아! 여보세요?

그랬다. 그래서 야! 너 누구야? 라고 했다. 야? 웬 나이도 어린놈이 건방지게 그리곤 끊었다. 왠지 도둑이 제 발 저리듯 완전 확 박혀 버렸다.

아무한테도 말 할 수가 없었다. 이것 때문에 오랫동안 괴로워서 인생을 통째로 돌아봐야 했다.

진짜로 미친놈이구만! 하는 생각에 캭캭캭캭 웃으면서 썼습니다. 왜곡도 각색도 안하고 그냥 제가 쓸 수 있는대로 단숨에 솔직하게 그대로 썼습니다.

이것 때문에 쪽팔려서 도덕경 없어도 괜찮고, 인연 끊어도 괜찮고 여러번 생각했지요.

이렇게 쓰고 보니까 진짜로 없어도 되긴 합니다.....ㅋㅋ

기회가 되면 말하고 아니면 뭐 .... 감사합니다.......^^

댓글목록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03.♡.21.153) 작성일

큰 수확을 얻으셔서 축하해요^.^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사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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