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못 날 수 있어서 얼마나 좋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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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시오 (210.♡.226.237) 댓글 3건 조회 7,084회 작성일 15-01-12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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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근무하는 경찰서 민원실에 양키...아니 서양인 한 분이 오셨었다.
 
이 눔의 시키가..오자마자 대뜸 영어로 쏼라쏼라 대는데, 도통 알아들을 수가 있나?ㅡㅡ
 
근데, 내가 좋아하는 누나 앞에서 멋있게 영어로 통역했더라면...하고 가슴을 치며ㅜㅜ 그 양키를
 
욕했다. '새키가, 한국땅에 왔으면 한국어를 할 줄 알아야지. 왜 영어로 지랄? 누나 앞에서 망신당했잖아..'
 
근데, 곰곰히 생각해보니까 영어를 못해서 망신당하는 나를 만날 수 있던 기회를 스스로 차버린거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구나...
 
난 어려서부터 완벽주의자에 집착했었다. 운동도 잘하고, 공부도 잘하고, 그림도 잘 그리고, 잘 생겨야 하고...등등
 
근데 그 이면에는 상처받을 때, 받아야 하는 날 만나기 싫어하는 몸 짓이 있었던거였다.
 
만일 내가 영어를 잘 했다면, 망신을 당할 수나 있었을까? 내가 한 번씩 흥분하면 말을 더듬는데,
 
내가 만일 말을 더듬지 않는다면 사람들에게서 망신 당하는 그 모습을 만날 수나 있었을까?
 
못 날 때, 못 날 수 있기에 감사하다. 이것 저것 다 잘 할 수 없는 내가 자랑스럽다^^
 
다음에 양키가 또 오면, 제대로 망신당할거다. 에이~멘!

댓글목록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182.♡.122.141) 작성일

사람이 좀 못날수도 있지 ~~~!! 공감 ~~
형도 늘 못난 '나'가 견디기 힘들어서
아름답고 순수하고 싶었었는데....

루시오의 용기에 나도 응원한다 ~~

바보 못난이라도 형은 형을 사랑한다 ~~
이유가 없당 ~~양키새끼에 많이 웃었다 ㅋㅋ

얼마전에 심리학 책에서 봤다..

'다 망가지고 초라한 얼룩말 인형을 보고 아이가 말했다'

(인형을 깜싸 안으며)

'이 인형은 여전히 나에겐 사랑스러운 얼룩말 인형이에요 ~~

이거보고 울컥했다 ㅠㅠ 글 잘읽었당 !!

루시오가 망가져도 형은 니가 좋다 ♡

루시오님의 댓글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10.♡.226.237) 작성일

댓글 고마버용~^^ 저도 울컥했네요..!!

예전엔 제가 완벽해지려고, 어학.무도.컴퓨터자격증.피부관리 등 18가지 목록을 세워서

부단히도 애쓰던 시절이 기억나요..ㅜㅜ 힘들고 싶지 않으려, 남들에게 비난받지 않으려

요리조리 피하던 저...근데 그랬던 저를 이해할 수 밖에 없었음을 이젠 알게 되었네요.

저도 망가지는 제가 좋습니다. 그리고 응원해주는 형도 좋습니다^^(단, 저희 게이는 아니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다海님의 댓글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175.♡.71.23) 작성일

나 보단 덜 배웠구먼!  아직 더 배우러 다녀야 할듯!  벽지를 자격증 으로 도배할 정도는 되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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