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지리산 산청 도덕경 모임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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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일혜 (118.♡.235.13) 댓글 5건 조회 8,677회 작성일 12-03-11 17:31본문
(인화님이 앞마당 뒷산 주변으로 부지런히 다니면서 어리디 어린 쑥을 캐시는 거 그림으로 보다가 느긋하게 낮잠 자고 일어났더니 그새 해가 기웃기웃 서둘러 일어서는 저희에게 저녁 먹고 가라면서 앉히시더니 그새 장까지 봐 왔다면서 도다리쑥국에다가 광어회, 멍게, 톳나물까지 한상 차려주셨어요. 눈에 잠도 털기 전에 앉은 밥상.. 마음으로 만든 봄 향기 가득한밥상 앞에서.. 가슴 뭉클한 한 끼를 얻어먹고 별들이 막 돋아나기 시작할 쯤 자리를 털고 일어났습니다. 인화님 아.. 정말 너무 고마웠습니다.)
그럼 4월에 뵈요.
댓글목록
수수님의 댓글
수수 아이피 (69.♡.189.211) 작성일
그리운 일혜님
봄 향기 가득한 산청 모임 수수도 잘 다녀 왔습니다 ^^
마른 나뭇잎 사이로 물기 오른 아기 손 같은 쑥향기가 이곳 뉴욕까지 온듯하여
코를 벌렁거리며 혼자 웃었읍니다
" 모임에 참석하고자 했으나 이런 저런 일로 못 오신 분들, 계신 자리에서 더 큰 공부하시고 있으시니 우린 늘 함께랍니다. "
이렇게 다양하게 하나로 연결된 삶에서 수수 고향같은 산청 모임의 온기가
가끔씩 시려지는 수수의 가슴을 따뜻하게 다둑거려 줍니다
사랑하는 일혜님.....
부지런하신 산청 모임 주인장 내외분의 순길이 닿는곳 마다 기적이 창조되는거 같아요
비원님은 진리의 말씀으로 먹여 주시고
야마꼬님과 인화님은 육신을 먹여 주시어
곤한 삶의 길목에 휴식의 공간을 만들어 주시는 사랑을 감사합니다
그렇게도 고단했던 마음들이 비로소 휴식과 이완으로
삶을 입체적으로 누리게 될 수 있음은
산청 모임 식구님들의 지구 어머니 같은 사랑이 있기 때문 입니다....
고통이 있었기에
고통이 사랑으로 잉태 되어
이렇게 산청 한자락에서 사랑의 향기로 피어나고 있습니다
일혜님의 댓글의 댓글
일혜 아이피 (118.♡.235.13) 작성일
수수님
수수님의 댓글을 보고 있으니 환하게 웃고 있을 얼굴이 먼저 떠올라요.
유난히 수수님을 좋아하는 인화님과 야마꼬님
늘 오실때 마다 소맷자락 붙들고 더 계시라시던...
한걸음에 달려 오시고 싶으실텐데..
바다도 건너야 하고 산도 들도 길들도 다 건너 오시려니..
저희가 한참 기다려야겠지요..
여리디 여린 쑥을 캐시다가
어찌 밥상 차릴 생각을 하셨을까요?
인화님 단발머리 폴폴 날리며
친구들과 해질녘까지 놀다가 들어간 밥상머리..
봄쑥 캐다가 국 끓여 주시던 어머니가
그날 찾아 오셨나봐요..
세상에 어머니 아닌게 있을까요?
쑥으로 찾아 오시는 어머니
멍게로 찾아 오시는 어머니
깊고 시원한 맛으로 찾아 오시는 김치 어머니..
요즘 단촐하게 모였다 싶음
저희들은 떡국 끓여 먹어요..
담엔
고구마 빼뜨기 죽 끓여 주신다고..ㅋ
오시는 길 서두르시라고
이렇게 자랑질 많이 한답니다.
담엔 그네도 같이 타고
떡국도 같이 먹고
낮잠도 늘어지게 자고
하룻밤 푹 주무시고 가셔야 해요..
꽃으로님의 댓글
꽃으로 아이피 (14.♡.77.225) 작성일
ㅎㅎ 너무 좋은 후기와 사진들 올려주셔서 감사합니다.~^^
함께 있지 않았어도.. 읽는 것만으로도 산청모임에 다녀온듯 하네요.
선생님~ 강의 동영상도 꼭 올려주세요.^^
'내가 질서 잡으려 하는 질서 보다 온전히 무질서 일 수 있을 때 더 큰 질서가 내안에 자리잡는다'
음~ 감동입니당..
인화님의 댓글
인화 아이피 (58.♡.134.210) 작성일
어릴적,
엄마에게 꾸중이라도 들을라치면
난 바구니와 칼을 챙겨들고 냅다 오종종 들로 산으로 내달려더랬읍니다.
엄마의 화가 누그려질 때 꺼정 해 지는줄 모르고 쑥, 냉이,달래를 캐고 있노라면
산야는 그 넉넉한 품으로 안아 주시고 모든걸 아낌없이 내어 주셨지요.
그런날엔 그 산과 들 만큼이나 크신 사랑으로 내 언제 화를 내었는지도 모를만치
환하게 웃으시며 고봉밥을 차려 먹으라고 밥상으로 댕겨 주시던 엄마....
그 엄마를 그리워 하며 지금도 전 쑥 캐러 다니는걸 좋아 하는데,
아~ 그 아린 쑥이 내 눈에 보이길래 쑥 캐는 봄처녀, 아니 봄아줌마 되어
어설피 쑥도다리국 끓였더랬는데 맛있게 먹어 줘서 오히려 제가 더 감사했었읍니다.
멀리서 못오시는 수수님은 왕수저를, 다른 도덕경 식구들 수저도 마음으로 삥 둘러 놓았음을
공지합니다.^^
수수님의 댓글의 댓글
수수 아이피 (69.♡.189.211) 작성일
사랑이신 인화님
마음으로 궁금한 식구들 한분 한분을 그리며 수저들을 뺑 둘러 놓으신 그 자리에
홀라당 달려가서 듣지도 못한 쑥도다리국을 연신 비워내는 수수가 보였는지요 ^^
제가 태어나고 부터 집안이 기울고 능력도 없으면서 퍼주기만 좋아하셨다던 할아버지를
닮았다고 유독히 미워하셨던 왕할머니와 밥상에 앉으면 반찬들을 다른 손주들 앞에만
자꾸 끌어 놓으신 매운 눈초리가 생각 납니다
보다 못한 엄니가 부억으로 불러내어 부뚜막 한쪽에서 밥을 차려 주시면
서러운지도 모르고 꾸역거리며 밥을 먹었던 어린 시절이 생각났어요
인화님이 늘어 놓으신 수저 사이로 그때 울지 못했던 눈물이 속절없이....
우린 음식으로 배를 채우지만
보이지 않는 정성과 사랑으로 가슴을 채우는가 봅니다
인화님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