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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고 살게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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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만 (221.♡.193.7) 댓글 9건 조회 7,234회 작성일 12-02-05 22: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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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내 인생에서 나를 숨차게 하고 나를 가장힘들게하고 세상을 원망스럽고 저주스럽게 보이게 만들었다..
난 왜 관계가 힘들까?난 왜 이리 부담되고 짐스럽고 숨이찰까?아무리 고민해도 답이 나오지않았다..
그래서 나는 하나님께 기도를 많이 했다..'제발 내 환경이 좀 바뀌게 해달라고'
 
2년전 토끼한마리를 덥썩 받았을때부터 지금까지 나에겐 부담과 압박과 온갖문제의 연속이었다...
그리고 두마리로 늘고 5마리로 늘고..'이놈의 토끼가 원수다 원수 이놈의 토끼들만 사라진다면
내가 내삶을 이 정체모를 부담감과 걱정이 싹 해결될텐데..'라고 생각했다..
최근엔 그 갈등이 극도로 갔다...그래서 내가 너무 화가나서 '이놈 새끼 너때문에 내가 못산다
못살아 하면서 집어던졌다'그리고 다리가 다치고 나는 걱정되서 울고..'참 힘들었다..
지금은 다리가 다 나았다...
 
우리집토끼는 5마리이다...오래전부터 내가 토끼를 기르면서 토끼집개조한다고 돈도많이들었고
노력도 정말 많이 했다..노력하면할수록 지쳐갔다..그리고 토끼는 내가 아무리 집을 개조하고
좋게만들어도 자기만의 방식대로 다때려부수고 몇일만지나면
'내가 원했던 상황'과는 판이 하게 만들어놓았다..
 
그러면 분노한 나는 마구 야단치고..
 
다시 미안해하면서 다시 씩씩거리면서 '내가 원했던 상황'으로 토끼집이랑 토끼들을 배치했다..
 
나는 5마리 토끼가 잘어울릴길 바랬다...근데 지금까지 베란다 토끼는 베란다토끼대로 집안에있는
두마리는 두마리대로 다 따로놀았다..난 어떻게든 잘어울리게 해볼려고했는데 그게 안되었다..
그리고 집도 내가 만들어놓은데로 써주길 바랬으나 언제나 그런나의 요구와는 다르게 지맘대로
쓰고있는 토끼들을 볼때면 분노했다...
 
몇일전에도 정말 공들여서 만들어놓고 청소했는데 집에 오니 나무가 부서지고 베란다에있는 3마리토끼
는 각자 자기구역에 가있었다..잘어울리라고 모아놓았는데 다부수어버리고 각자 자기가 좋아하는곳에
가있었다..
 
순간 허탈했다...왠일인지 분노보다는 허탈했다...포기하는심정...
 
'그래...내가 너희들은 인간처럼 행동하길 요구했구나'
'내가 너희 들을 잘어울리라고만 강요했구나..'
생각이 들었다...각자의 위치에있는 토끼들을 보면서 
'나는 말했다..그래 나는 내 위치에있을께..'
 
나는 나대로살고 너희는 토끼니 토끼대로살자..
지용이는 지용이대로 나리는 나리대로 기봉이는 기봉이대로 살자..
그리고 처음으로 난 집에오자마자 토끼먹이를 주는습관을 버리고
그냥 피곤한 나의 몸부터 추슬렸다...
 
'하..나부터 쉬자..나부터 살자'라고 말하고 잠이들었다..
그냥 누워있다가 천장을 바라보며 이런저런 생각이 많이들었다..
'살고 살게하고..'하자...
내문제가 이제껏 내문제가 그것이었구나..!생각이들었다..
이 부담감과 실망 좌절이 왜 그런지 감이온다..라는 생각이들었다...
 
그리고 난 베란다에 1층에서 놀고있는 지용이대로
2층에서 놀고있는 나리에게
3층에서 놀고있는 기봉이에게 모두 1층에 모아놓고 먹이를 주던습관을 버리고
각자층에있게하고 따로 먹이를 주었고 지금도 그러고있다..
서로 독립되게 나두었다..그리고 망가진나무를 그대로두고 그냥 깔판으로 쓰게 나두었다..
토끼는 그걸 더 좋아했다..사람인 나는 정리정돈되고 그런게 좋았지만 토끼는 야생의
습성상 정리정돈되고 막힌것보다는 풀이 널부러져있는걸 더좋아했다..
늘 내눈에 지저분해보여서 잠시도 가만두지않았던 그런 상황이..
그럭저럭 볼만했고 나쁘지않았다...
 
그리고 베란다 문을 열고나오는데 지용이가 따라나왔다..
나는 지용이를 잡고 베란다에 갖다놓으면서 말했다..
 
'나는 사람이니 내방에 와서 오줌싸고 똥싸는걸 원하지않는다..
여긴 내구역이니 오늘은 기분이 별로니깐 그냥 베란다에있어..!
이놈아..니만 사냐?나도 같이 사니 나도 내가 원하는게 있다..'
알아듣지못할것인지는 알았지만 장난스럽게 그런말을 했다..^^
 
방안에있는 기용이란 토끼가 밥달라고 아우성이다..
'씨발 가만히 안있어..!내가 주고싶을때 줄거야..그리고 밥달라하면 다주니
버릇이 나빠져가지고 시끄러!'하고 짜증내고 밥을 안주었다..
그리고 씻고 나도 좀쉬고 나서 밥을주었다..
 
작은 차이인데 부담감이나 힘들다는 느낌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리고 오늘 아침일할때 처음으로 사장님 얼굴을 보며 그런생각이들었다..
'사장님은 사장님의 사고방식이있구나...늘 종업원인 나처럼 생각하길 바랬구나..'
사장님이 날 사장님처럼 일해달라고 요구하는건 어쩔수없지만
내가 할수있는건 사장님이 종업원처럼 생각하길 기대하는 마음을 내려놓는건
조금씩 할수있겠다 생각이들었다...
 
이제껏 나의 방식은 내가 희생하고 남을 살리는..그런 '자기희생상'을 가지고있었다..
왠지 그게 더 멋져보이고 인간답게 사람답게 사는것처럼 보였기때문이다..
그리고 내 관념상 내가 살면 남이 피해본다 죽는다...그런 사고방식도있었다..
나도 살고 남도 살수있다는 생각은 경험은 처음이었다...
 
토끼들에게 내가 줄수있는 최고의 사랑은 내가 감정적으로 사랑을 느낌을 가지고 쓰담듬어주고
사랑한다...라고 매일 말해주는것보다는
토끼는 토끼들만의 개성이 있다는걸 인식하고 그렇게 같이사는것이라는생각이들었다..
그리고 내가 먼저 좀쉬고 먹고 여유가생긴뒤에 돌보아주는게 더 좋은거란생각이들었다..
너무 '자기희생'적 모델에 각인되어있었다..가장큰것은 헤어질까바 잘못될까바 두려운마음에그랬다..
아마 우리 엄마도 나에게 그렇게 했을거란 생각이 공감이됬다..근데 그게 날 숨막히게 한건데..
아마 토끼도 숨막혔을것같다...'난 토끼라구요..사람이 아니라구..난 이기적이고 독립적이니
날좀 가만내버려둬..나보고 동료들이랑 잘어울리라고 하지말란말야!'^^;;미안하다 ^^ 
 
강아지는 쓰담듬어주면 좋아할지몰라도 토끼는 이기적이고 겁많고 예민해서 사람손길덜타는걸좋아한다..
이론적으론 알고있었지만 실제로 하지는 못했다...걱정되고 외롭고 왠지그러면 잘못될것같고 그런두려움도
많이 있었다..그리고 그러면 왠지 토끼에게 정성을 덜주는것처럼보이는것도 있고해서 그랬다..
 
앞으로 관계가 나도 살고 토끼도 토끼대로사는 그런관계가 될거라고생각한다..한걸음씩..
 
 
 
 

댓글목록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182.♡.29.54) 작성일

헐 길게 쓴거 다 날아 갔다ㅠㅠ

암튼 결론은 버킹검!  누구나 관계는 어렵다
딩동댕! 정답 입니다!

서정만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193.7) 작성일

바다해누님 그래도 나 오래전부터 힘들어했던건데 먼가 빛을 본것같아요~
기태선생님만나고 구멍이뚤렸을떄처럼 먼가 작은 구멍이 뚤린기분...
칠흑같은 부담감와 어둠이었다면 동굴밖에서 빛이 보인것같아요..
일상에서같은생활의 반복이지만 먼가 내 영혼의 목소리대로 점점 선택을 내리는
기분이 들고 좋은것같아요..늘 사회적 비판적 자아의 목소리에 늘 끄달리며 살았는데
그런 용기가 생겨나고있어서...먼지모를 좋은느낌..^^
관계가 어렵지만 진짜 흔들리면서 크는것같아요..
밑에 누님한데 힘들다고 징징되었는데 몇일만에 업되서 그러니 ㅎㅎ 나도 참못말린다..^^
그래도 먼가 관계에대한 감을 잡았다고 생각함...그렇게 조금씩 배워가야지..
고마워요~^^

서정만님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193.7) 작성일

아 그리고..전 '거짓말하지마라..가면쓰면안된다'그런 믿음이 있었는데 그것도 좀 벗겨졌어요..
사장님이 너 머하고있었니?하면 '몇시 몇분에 누구랑 어쩌구..'사실 그대로 이야기했는데
요즘은 그냥 물어보면 '그냥 집에있었어요'라고 이야기해요..전부일일이 다 다른사람한데
내 감정 생각을 다 말해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는데 그게 꼭 좋은것만은 아니었어요..

경전을 나와 남과의 관계로 읽어서 그런힘듬이 있었나바요..'거짓말하지라마..미워하지마라'
성경에 자주나오는말인데..휴..'왼쪽뺨을 돌려대라'젠장...무슨 왼쪽빰을 돌려대라!해서
얼마나 돌려댔는지 죽는줄알았어요 ㅠㅠ자세히 설명하지...젠장..'다른사람이 오리를 가자고
하면 천리를 가주어라(맞나?비슷한것같은데)해서 부탁하면 부탁한거 이상으로 더 들어주고
더들어주고 숨차고 죽는줄알았음...
그리고 예수님이 십자가에 못박혀서 우리를 위해 희생하셨으니 나도 남을 위해 희생하는삶을
사는게 사랑이라고 믿고 얼마나 '자기희생'을 강조했는지..좀 자세히 풀어서 설명해주지..ㅠㅠ
그냥 예수님은 우리 각자 영혼에게 이야기하신거라고 생각이들어요..근데 그냥 눈이 밖으로만
가있으니 남에게 빰을 다시대려고하고 남에게 늘 솔직하려하고 남에게 늘 착한모습선량한 모습을
보이려고했으니...휴..과거의 힘듬에대한 하소연이에요...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39.♡.196.93) 작성일

에이쒸!

나도

이웃을 내몽 같이 사랑하고 ! 원수를 내몸 같이 사랑 하다가!  지쳐 멍들었는데

예수님과 내가 다른건
난 그러면 사랑 받을줄 알았지!~~~~

그래도  그걸로  된거야~~~~~!
그땐 그게  내 삶의 방식 이었으니까!

서정만1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1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지쳐멍들었다는말에 공감되네요 ^^ 맞아요...과거는 어쩔수없었고 그렇게 이해하면서
배운것도 많으니깐요..실수없이 성장하는건 불가능하니...

어제 승승장구 이수근편을 보았는데 뭉클하기도 하면서 다 힘든건 똑같구나 생각이들었어요..
이수근 울던데...ㅜㅜ 그런 힘듬에서 보면 전부 자신만의 몫을 지고 서로 나누어지고 살아가는것
같아요...'우리 군대가 젤빡시다' 하는맘이 있지만 ^^;;

노을비님의 댓글

노을비 아이피 (112.♡.211.17) 작성일

앗 정만님 토끼 키우셔요? 저도 한 마리 키웠었더랬죠.
저는 너무 자유롭게 놔둔 나머지, 녀석이 집을 나가버리고 말았답니다. 흑흑.

서정만1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1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네...미운정고운정다 들었어요...저도 두번인가 자유롭게 문열어두었더니 밖으로 나갔었어요

저의 초인적인 손놀림으로 낚아 챘죠 ㅎㅎ 한참을 찾아다 포기할려는데 자동차밑에서
지쳐서 가만이 있더라구요...자동차밑으로 머리넣고 그대로 낚아채버렸어요..
지금생각해도 어찌나 좋던지..

토끼키워보셨으니 힘든거 아시겠다..맨날 전선물어뜯고 먹성까다롭고 예민하고 철장에서
밥달라그러고 겁은 어찌나 많은지 조금만 소리나도 눈동그랗게 되고..그래도 전
나중에 5마리는 싫고 한마리만 남아서 토끼키우라면 그렇게 하고싶어요..

강아지도 좋아하는데 강아지도 키우고싶고...욕심이 많아요...여건만되면 동물농장만들텐데..ㅎㅎ

노을비님의 댓글의 댓글

노을비 아이피 (112.♡.211.17) 작성일

와, 저도 커다란 마당에서 토끼랑 닭이랑 개들이랑 사는게 꿈이에요. ㅎㅎㅎ
토끼 힘들져.. ㅋㅋ 저희집도 전선을 다 끊어버려서 물건 꽤나 버렸답니다. ㅋㅋ
그녀석이 나중엔 겁이 없어져서 저희집에 누가 오면 현관문까지 막 달려나가서는
발을 쿵쿵거리고 사람한테 으르릉거리면서 나가라고 막 그랬어요.
신발도 물어서 집어던져 버리고요.
무슨 자기가 집지키는 개도 아니고.. ㅋㅋ 사람들이 막 무서워했었어요.
ㅎㅎㅎ 그 순하고 겁쟁이인 토끼를 무서워하다니, 정말 잼있는 풍경이었다니까요. ㅎㅎㅎ
저희는 흙이 있는 마당에서도 막 풀어키웠었는데,
거기서 나는 온갖 잡초를 먹으면서 자란지라 먹성 까다로운지는 몰랐네요.
식탐이 어찌나 많았는지 나중엔 쌓아놓은 아이스티 상자를 뜯어서는 아이스티 분말도 다 먹어버리고... 그 때 살이 엄청 쪄서 보는 사람들마다 토끼가 엄청 컸다고 했었죠. ㅋㅋ
초식동물인 녀석이 돈까스도 엄청 좋아하고... 흐~~ 못먹는게 없었죠..
문득 녀석이 생각나는 밤이네요.. ㅎㅎ 아 왠지 눈물 나는데요... ㅎㅎㅎ...

서정만1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1 아이피 (221.♡.67.204) 작성일

돈까스 ㅎㅎㅎㅎ 저도 돈까스 실수로 먹긴먹던데..ㅎㅎㅎ 웃겨요..돈가쓰
저도 예전에 헤어졌던 애완견생각나고 그리워지고그래요...
그때 충격에 오랫동안 강아지를 안키울려했는데 진심은 좋아해요..
토끼도 몇마리는 태어나자마자 죽고 좀 자라다가 죽고 그럴때마다
힘들고 자책하고 했는데 가끔씩 우리집공원에 묻어두고온곳이 기억나서
가서 보고오면 미안하고 슬퍼지고그래요..반려동물이지만 사람처럼 식구라고
생각해요...ㅠㅠ 감사해요...제가 토끼좋아하는데 토끼이야기해주셔서
너무 신나고 저도 눈물나고 그러네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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