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벽어록(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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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로라 (1.♡.246.118) 댓글 6건 조회 8,168회 작성일 15-03-01 00:36본문
댓글목록
여름가지님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21.♡.250.19) 작성일
잘못했다거나 하는 생각이나 죄의식없이 어떤 일을 했다가,
느닷없이 걸려온 전화한통을 계기로 시름시름 앓게되는 경우를 저도 경험해 보았습니다.
그누구도 알지 못하건만, 혼자 두려움과 공포에 떨었던 기억, 10년이 넘게 떠나지 않았던~.
그렇게 무의식은 저를 고치려 애를 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때부터 구르기 시작하여 지금도 데굴데굴 구르고 있습니다.
지금은 구르기 지역대표쯤 되지 않을까 생각해 봅니다^^.
내일이 개학입니다. 지금 내 몸에서 진동하는 건 '불안'
사랑하는 아버지로부터 특별전수받은.
가만히 그 불안에 이름붙이고 심장의 울림에 주의를 기울여 봅니다. 쿵쿵~
초등학교시절 늘 아침이면 안절부절하지 못하는 어린 나가 불쑥 찾아옵니다.
그 어린 아이를 따뜻하게 안아줍니다. 괜찮다~~, 괜찮다.
중학교 1학년때 였습니다. 여름방학숙제로 한자쓰기노트를 제출하는 과제였습니다.
물론 전 그 숙제를 하지 않았고, 다른 학교에 다니는 친구의 노트를 대신 제출했습니다.
어느날 선생님이 점심시간에 호출했고, 전 심장을 쿵쾅이며 교무실로 향했습니다.
그리고 끝까지 내가 했다고 우겼습니다. 제 자필을 확인까지 했음에도 말입니다.
그때 제 속마음을 정확히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건 우리학교 친구의 것이 아니라,
다른 학교 친구의 것이니 죄될것 없다. 참 안타깝습니다.
어디에선가 읽은듯 합니다.
'사람은 자신을 먼저 속이고, 그 다음에 속였다는 사실조차 잊어버린다.'
그렇게 전, 자신을 속이고, 상대를 속이고, 결국은 속였다는 사실조차도 뻔뻔하게 잊어버렸습니다.
아, 무엇이 어린 나를 그렇게 몰아갔을까요?!!!. 참 가슴이 아픕니다.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112.♡.76.8) 작성일
나도 고백 해야겠다.
우리동네 언덕배기에 큰 교회가 있었다.
그곳엔 피아노가 있어서 늘 구경을 갔다.
그러던 어느날 작은 교실에 들어가니
아마도 교리공부 장소 였는듯!
그곳 교탁밑에 헌금 소쿠리가 있어 들춰보니
백원짜리 와 십원짜리 가 제법 들어 있었다.
나는 심장이 벌렁 댔지만
훔쳐왔다 830원.
주머니 가득 동전을 담아 왔던 기억뿐!
그때가 1981년 이니까 꽤 큰돈 이었지 싶다.
암튼. 그 이후로 나는 그 교회에 가지 못했다.
가난하고 배고픈 나에게 주님이 특별 보너스를 마련 하셨는지도
모른다.
지금 새삼스레 돌아보면
나는 돈을 좋아하는 성향 이다.
니들이 돈 맛을 알아?
일찌기 훔치고 일찌기 손을 털고
스스로 돈을 벌기 시작했으니....!
오늘아침 830원이 떠오르며 미소가 지어진다! ㅎㅎ
오로라님의 댓글의 댓글
오로라 아이피 (61.♡.22.59) 작성일
마트에 물품이 더 들어왔길래,
뇌물 받아먹는 사람도 많고
그렇게 많이 받아먹고도 얼굴에 기름기 좔좔 흐르고
눈빛 하나 변하지 않고 뻔뻔하게 잘사는데,
나도 이런거 하나 먹어보자~ 하고
음료수 하나 먹었을 뿐인데,
무슨 해골바가지 물을 마셨는지,
2주간 내 몸속에서 그 음료수가 거북하게 돌아다니는 듯 싶었습니다.
이제 너무 사소한 것에는 신경을 쓰지 말자~
그 정도면 됐어, 괜찮아~ 괜찮아~
하면서도 계속 저를 괴롭힐때가 있습니다.
그래도 지금 생각해보면 딱히 걸리고 생각나는거 없어~!
하니 다행입니다.
모임에 나가서도 내가 많이 부족하지~
또 만나야지 성장해야지,
그런걸 느낍니다...
바다海님의 댓글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112.♡.76.8) 작성일
그러니까 조기교육이 중요한 겁니다.
어릴때 다양하게 훔쳐 봤던 사람은
커서 잘 안 훔칩니다.
손님들과 훔친 내역 공개하면
초콜렛 부터 오토바이 까지 꽤나 많던데
지금은 다들 직장 오너로 돈을 끌어 당기고들 계시죠!
글고 도둑만큼 프로패셔널 한 직업도 없답니다
한방에 깔끔하게 해내야 하니까요~~~
봉식이할매님의 댓글
봉식이할매 아이피 (175.♡.214.244) 작성일
머릿속에 남아있는 기억
살면서 잘했던 기억들은 간다는 기약도 없이 무뎌지지만,
잘못했던 기억들은 누가 덧칠이라도 한 듯 아주 또렷이 남아있습니다.
"잘못을 저지르면 하늘이 알고 땅이 아는 것이 아니라, 마음속에 새겨지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추억이 떠오르면 그 추억 자체를 죄스럽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새로운 '나'로 거듭날 밑거름으로 사용하면 좋지 않을까요. 마음속에 비친 나를 들여다보면서.
정리1님의 댓글
정리1 아이피 (59.♡.218.138) 작성일
예술이라 이름할 수 있는 것들 중(특히 문학)에서 예술이냐, 외설이냐
혹은 잡문이냐의 기준을 명쾌하게 내리신 것 같습니다.
다만, 오로라 님께서는 "어린 시절의 상처" 라고 좀 더 세분화시키긴 하셨지만
그건 아마도 그만큼 얼니시절의 상처가 우리 모두의 정신에 아주 크게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이겠지요...
오로라 님의 정의에 기초해서 제가 생각하는 예술의 정의란,
어떤 작품이든 그것을 읽고 느끼고 만지고 들었을 때
인간의 영혼을 정화시켜 '지금 여기'에 닿을 수 있게 하는 힘,
이라고 저는 하고 싶네요...
반갑습니다, 오로라 님!
그리고 님이 쓰신 글, 무지 재밌어요...작가로 나서도 되실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