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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단에서 살아남기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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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바다海 (112.♡.66.65) 댓글 4건 조회 7,392회 작성일 12-05-13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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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시간 다들 산청에서 즐거운 시간을 가지고 계시겠지요?
 
저는 벌써 7개월 이라는 시간이 흘러
1년 5개월 있으면 한국으로 돌아갑니다.
 
정말 시간이 눈 깜박 할새 인것 같습니다.
 
전 여전히 벡화점 성지 순례를 하고 있으며,
언제나 처음온 사람처럼..이것 저것 입어보고,  감동하고 있습니다.
 
자카르타에 가서 코이카 전체 건강 검진을 받았고,
키가 1,5cm 줄었고,   몸무게는 5키로나 빠져서,  더욱더 늙어버린
헬쓱한 얼굴이 되어 버렸지만..
 
전 아직도 돈많고 잘생긴 남자를 찾기를 두려워 하지 않고 있습니다.
주변에서 저보고 "너도 거울 좀 봐라!"  라고 한심 스럽게
말하지만,  그동안 주제파악 많이 했기에..
 
이번엔 미친척 하고 돈많고 잘생기고 이왕이면 나이가 비슷하거나
어린 남자를 물색하고 있으나...역시...대화가 안돼니 부족 하겠지요..ㅎㅎ
그래도 꿈이라도 꿉니다..!
 
저의 아들은 숨겨진 끼를 발휘 하기위해 시간가는줄 모르고 재미 있다던
밤 업소 일을 때려 치우고,
얼마전 부터  그야말로 건전함의 상징!  노가다로 진출 했다고 합니다!
 
이유를 물으니..
"집 밥이 먹고 싶어서!  입니다.  하루에 밥 세번 주는데 정말 맛있답니다.
아직도 돈을 모아 인도에 있는 엄마를 만나러 온다고 하지만..
저는 인도네시아에 있습니다..!
 
아마도 인도 델리에가서 저를 찾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순간 밀려 오네요.
제 아들이기에 충분히 그럴수 있습니다.
 
백화점에서 밥을 먹을때나 좀 고급스런 식당에 앉아 있을땐,
마음의 소리가 올라 옵니다.
 
"니 아들은 노가다 하면서!  함밥집 밥이 집 밥 같아서 그걸 먹으러 노가다 하러 다닌데!
그러다가 다치면 어떻게!  높은데서 떨어지기라도 하면 어떻게?
니가 지금 밥이 넘어가니?  미친년...!"
 
그런 소리가 올라 옵니다.
 
자동으로 눈물이 왈칵 올라오며,  가슴은 미어지고,  다치면 어쩌나...아프면 어쩌나..
온갖 슬픔과 불안의 시나리오가 작동 하면서
 
주문된 음식이 입에 넘어가지 않습니다.
그렇게 슬픔을 마구 마구 입안으로 퍼 넣고..두려움으로 꿀꺽 삼킵니다.
 
세상은 언제나 모순 덩어리 이고,
세상은 공평하지 않으며, 
 
내가 굶고 있다고 해서 아들이 잘먹고 잘 사는것도 아닌데..
난 가끔씩 나를 이렇게 두들펴 패며,  바른생활 위원회,  착한 엄마 동호회 회장이 되곤 합니다.
 
어느새 시간은 흘러 7개월이 되었지만,
처음 마음 처럼...마더 데레사도 되지 못하고,
언제나 현지어를 못알아 들어 바보처럼 웃고 있고, 있지만
 
말 안통하는 현지 학생들은 그런 저를 향해 두팔벌려  달려옵니다.
"이부!  이부"  "맘"  하면서... 엄마라는 뜻이지요.."
 
그럼 저는 이슬람 사회에서 금기된 개를 들먹이며,
"아이고 이쁜 내 강아지들....!"
 
그러고 안아줍니다..마치 텔레토비를 촬영하듯!  안고 빙빙 돌지만,
이내, 머쓱 해져서  쑥쓰럽게 손을 풉니다..
 
제가 수업할때 유일하게 자주 했던말..." 너...주거써"
그랬더니 아이들이 저만 보면 " 너...주거써"  를 합니다..  무슨 말인지도 모르고
저만 보면 화살표를 날리며...주거써 합니다..
 
녀석들...한국사람 제대로 만난 거지요.
얼마나..한방 부르스 입니다...너...주거써!"
 
학교 쌤들과도 그져 비빔밥에 계란 처럼 어울려 지내고 있고,  있으나 마나 할때도 있습니다.
근처에 같은계열에 봉사하고 계신 선생님은 저보다 능력이 많으셔서
박사출신 입니다..  그래서 저의 열등감은 그분을 욕하고 뒷담화 까는걸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그럴때 마다...이러면 안되는데 ....하지만..
제가 이거라도 안하면  어쩌겠습니까...12월에 한국 가시는 선생님을
남은 7개월 동안 계속 욕하기로 했습니다.
 
그리곤...말하죠...나 부러워서 그래...부러우면 진다던데...졌어..!
엉뚱한 합리화로 뒷담화 하는 버릇은 날로 번창하고 있습니다.
 
타국에서..시선이 좁아지고,  생각도 좁아지고..무척이나 쪼잔해 지지만
오늘도 저는 봉사자의 이름으로..
길냥이들 3마리와 함께...  잡초가  무성히 자라 정글을 이루는
아름다운 저의 저택에서...
 
오늘도.. 저를 봅니다.
 
즐거운 모임 되십시요
 
 
 
 

댓글목록

벼린달빛님의 댓글

벼린달빛 아이피 (121.♡.37.44) 작성일

바다해님! 우연히 글을 따라 읽다가 여기까지 왔네요.
저, 바다해님 열혈 팬입니다. 재밋는 글 또 올려주세요.
투비컨티뉴...

바다海님의 댓글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39.♡.146.28) 작성일

우연히 오셨군요! 반갑습니다!

인생은 우연히도 좋고
더 좋은건
갑자기...

인듯  합니다!  명언 감사해요
투비컨티뉴

용석用石님의 댓글

용석用石 아이피 (211.♡.22.74) 작성일

착한 꿈은 이루어 집니다.

페르시아 왕자님이 나타나길 기원 합니다.

꽃으로님의 댓글

꽃으로 아이피 (183.♡.212.36) 작성일

ㅋㅋㅋ
everything is OK~~

저 영어 진짜 못하는데 김기태 선생님 닮아가나 봅니다.^^
가끔 영어가 나오는거 보면.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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