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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도한 보호막을 내려놓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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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찬유엄마 (58.♡.89.225) 댓글 15건 조회 7,635회 작성일 12-05-14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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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는 내가 문제투성인 줄로만 알았다.
그래서 얼마나 쪼끄라들었으며, 세상의 바다에 빠짝 엎드려 허덕이며 기어다니고 있었는지.
조금의 빛도, 조금의 기쁨도 알지 못하고 살려고만 발버둥쳤다.
그래서 나를 포장하고 또 나를 안정시키고 또 진정시키고 그러다 또 허덕이고 또 좌절하고 또 울며
그렇게 살 수 밖에 없었다.
매 순간 긴장하며 한톨의 자유도 없이 팽팽한 삶을 살았다.
그 곳에 나는 없었다!
나는 사람들의 표정을 살피느라 분주했고, 나의 삶을 전혀, 살아 본적이 없었다.
세상은 두려움과 고통이 가득한 곳이였고, 세상엔 희망이 없는 것 같았다.
 
 사랑이 고팠다.
그 허기짐을 완전함으로 채우려고 얼마나 발부둥쳤던가?
나의 보잘 것 없음, 나의 가치 없음을 완전함으로 채우려 노력했었다.
완전해야만 사람들의 인정과 사랑을 받을 줄로 생각했었다.
사랑과 인정에 목말라하며 사랑을 구걸했던 노예와 같은 삶이였다.
  
 그러나 내가 본 세상은 내가 쓴 소설이였다. 완전한 허구의 소설!!!
나는 빨간색 안경을 끼고 세상을 빨갛다고 하고 있는 것이였다.
 
 지금, 나는 처음으로 맛보는 자유함과 평온함에 비로소 숨을 쉬기 시작했다.
이런 일이 어찌 가능한 것인지? 너무나 신기하고 신기할 뿐!
내안의 에너지가 외부로 향하지 않고 내안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나를 정죄하던 내부의 강력한 비판자가 사라졌다. 완전히!
나의 마음은 너무나 조용하고 잔잔한 호수와 같다.
행복하다.심지어!
내가 그토록 갈구하던 자유함과 평온함이 임했다.
 
 나는 나를 지키려는 몸짓을 전부 정지한다.
지키고자 해도 지킬 수 없었다.
포기한다. 나의 강력한 살고자 하는 욕망을.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나를 지키려는 과도한 보호막을 내려놓는다.
내 모습 전체를 나로 인정한다.
그래도 괜찮다! 사람들이 내 모습을 보고 떠나도 좋다. 다 떠나도 좋다.
이제는 내가 내 곁에 있을테니.
나는 이제야 나로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조금씩 좋아진다.
비로소 나와 화해를 하고 나와 통합을 이루었다.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또 더 많은 눈물이 난다.

댓글목록

우리님의 댓글

우리 아이피 (14.♡.240.68) 작성일

마치 나의 독백을 본것 같습니다. 처음 마음공부라는걸 시작할때의 그 마음과 참 닮았네요.
내 삶이 거지같고 초라하다고 비참해하고 실제로 불행했고 이상향을 쫓느라 바빴던 그 때. 
내것아닌 것으로 나를 치장했었지요. 인정받기를 갈망하고 특별하기를 소망하고 무지 착한척 하던 그
때...예쁜데 목숨걸고 치열하게 경쟁질하던...정신분열 일보직전까지 갔었던....무엇보다 내가 싫어 진짜로 싫어 종일 방에서 꼼짝않고 내가 싫어 내가 싫어 내가 싫어 그말만 되뇌었었던...세상 전체를 상대로 쌈박질하느라 늘 지치고 피곤하고 억울하던... 그 때의 내가 감사합니다. 어리석고 멍청하고 천박한 그때의 내가 참 감사합니다. 그토록 고통스럽지않았더라면 죽고싶지않았더라면 나는 지금 이토록 행복할수 없을것이니까요. 적당히 힘들고 적당히 초라했더라면 지금쯤 적당히 나이먹으면서 허망해하며  늙기 싫어하고 고집스런 노인네가 되기 딱 좋은 내심성이니까요. 내 초라함이 내기쁨의 원천, 내 따스함의 원래 자리이기에 지금도 여전히 못난 나를 꼭 껴안아 봅니다.

수수님의 댓글의 댓글

수수 아이피 (69.♡.189.211) 작성일

"어리석고 멍청하고 천박한 그때의 내가 참 감사합니다. 그토록 고통스럽지않았더라면 죽고싶지않았더라면 나는 지금 이토록 행복할수 없을것이니까요. 적당히 힘들고 적당히 초라했더라면 지금쯤 적당히 나이먹으면서 허망해하며  늙기 싫어하고 고집스런 노인네가 되기 딱 좋은 내심성이니까요. 내 초라함이 내기쁨의 원천, 내 따스함의 원래 자리이기에 지금도 여전히 못난 나를 꼭 껴안아 봅니다. "

우리님~~
얼굴만 예쁜 여인인줄 알았더니 ㅋㅋ....마음도 이렇게 이렇게 따뜻한 분이군요 ^^
깊이 공감합니다

수수가 두번쨰 도덕경 모임에 나갔을 때 (대구 송년 모임)
 여전히 어리둥하고 분위기에 적응 못하고 있을때 과메기님이 비원님께
"형님, 강의는 15분 만에 짧게 하이소"
그렇게  강의가 끝나자 우리님이 "야, 기태야"하고 비원님을 부르자
수수의 머리는 더이상 수습이 안되어 포기해 버렸었지요 ㅋㅋ
스승의 자리가 이렇게 가벼운 모임은 세상 천지 처음 보았었지요 ^^

지난번 전국 모임때 추워하던 수수에게 서슴없이 스카프를 옴겨 매어 주었는데
감사하다고 인사도 제대로 못하고 돌아 왔군요....

고맙고 사랑합니다
(참, 미영이 주소를 알고 싶은데 ...쪽지 보내기 기능으로 보내 주세요)

찬유엄마님의 댓글의 댓글

찬유엄마 아이피 (58.♡.89.225) 작성일

감사합니다. 우리님!  소중한 경험과 깨달음까지 말씀해주시니^^*.
그런데 글을 올리고 댓글을 확인할때 참 당혹스럽기도 합니다.
댓글에" 마치 나의 얘기를 하는 것 같다" 이런 분들이 많아서요. 

저는 저만 내면세계에 갖혀지낸 줄로 알았는데 저와 비슷한 분들이 있는 거예요. 
당혹스럽기도 하고 한편으로 아주 반갑더라구요^^*
나만 특별한 것이 아니였구나! 사람들에겐 비슷한 면 있구나! 안심이 되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서정만1님의 댓글

서정만1 아이피 (175.♡.3.238) 작성일

공감하면서 읽었어요~요즈음 저도 힘든일이 많은데 그런 아픔을 모두가 나누어지고 살아가고 있단 생각에
힘들와중에도 감사해요~찬유엄마님의 여정이 모두에게
작은희망이 될거라 믿어요~저의 여정도 누군가인지는 몰라도 희망이 되겠죠^ㅡ^ 같이 화이팅해요~

찬유엄마님의 댓글의 댓글

찬유엄마 아이피 (58.♡.89.225) 작성일

정만씨! 서울 모임때 얼굴 뵈었어요^^*
대화를 나누고 싶었는데 자리가 좀 떨어진 곳에 계서서 아쉽게 얼굴만 뵈었네요.
섬세하고 미묘한 감정까지 묘사하는 감성적인 글을 쓰셔서 모임 전 부터 어떤 분인가 참 궁금했었는데
외모는 터프한 진짜 남자셨어요. 반가웠습니다!!!  다음 모임때 뵈요^^*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119.♡.114.245) 작성일

"나는 나를 지키려는 몸짓을 전부 정지한다.
지키고자 해도 지킬 수 없었다.
포기한다, 나의 강력한 살고자 하는 욕망을.
내가 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나를 지키려는 과도한 보호막을 내려놓는다.
내 모습 전체를 나로 인정한다.
그래도 괜찮다! 사람들이 내 모습을 보고 떠나도 좋다. 다 떠나도 좋다.
이제는 내가 내 곁에 있을테니.
나는 이제야 나로서 살아갈 수 있을 것 같다.
내가 조금씩 좋아진다.
비로소 나와 화해를 하고 나와 통합을 이루었다.
웃음이 나온다.
그리고 또 더 많은 눈물이 난다."

"지금, 나는 처음으로 맛보는 자유함과 평온함에 비로소 숨을 쉬기 시작했다.
이런 일이 어찌 가능한 것인지? 너무나 신기하고 신기할 뿐!
내안의 에너지가 외부로 향하지 않고 내안으로 모이기 시작한다.
나를 정죄하던 내부의 강력한 비판자가 사라졌다, 완전히!
나의 마음은 너무나 조용하고 잔잔한 호수와 같다.
행복하다, 심지어!
내가 그토록 갈구하던 자유함과 평온함이 임했다."

  *      *      *

너무나 감동적이라 읽고 또 읽습니다.
찬유엄마!
그동안 정말 애愛쓰셨고,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그 모든 무거운 짐 다 내려 놓으셨으니,
이제는 아무 염려 하지 마시고
그 평온함과 자유를, 그 깊은 마음의 평화를 마음껏 누리십시오.
감사합니다.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찬유엄마님의 댓글의 댓글

찬유엄마 아이피 (58.♡.89.225) 작성일

감사합니다. 선생님~!
과한 칭찬에 몸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인생의 절망 끝을 치달아 본 사람만이 , 또 내면의 극도의 고통을 느껴본 사람만이 느끼는,
그 고통을 치러낸 사람이 느끼는 심정을 선생님이 겪어 보셨기에 아시기에 "애섯다, 수고했다!" 이 말에 눈물이 났습니다.
감사합니다!!!  선구자로서 먼저 계셔서 이끌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덕이님의 댓글

덕이 아이피 (116.♡.61.141) 작성일

넘 감동적으로 읽었습니다
몇번을 읽고 또읽고 하네요

찬유엄마님의 댓글의 댓글

찬유엄마 아이피 (58.♡.89.225) 작성일

서울 모임때 태극권을 하신다는 분이 혹시 덕이님이신지요?
솔직하게 썼을 뿐인데 좋게 말씀해주시니 감사합니다^^*
서울 모임때 뵈요!  화이팅 해요, 우리~

김미영님의 댓글

김미영 아이피 (203.♡.35.115) 작성일

멋집니다! 폭풍같은 글...박력있고 용감하십니다.

찬유엄마님의 댓글의 댓글

찬유엄마 아이피 (58.♡.89.225) 작성일

김기태선생님 글에 등장하는 그 분이시지요?  호주에서 보내온 사진 저도 잘 보고 있답니다.^^*
미영씨가 저하고 비슷한 또래같으시던데요. 다음에 보면 친구합시다^^*

매순간님의 댓글

매순간 아이피 (124.♡.77.65) 작성일

너무도 감사하고 기쁜 글 잘 보았습니다.

이제 그 무엇이 오든

더할나위 없이 좋은 날이

매일 매일 그 순간 순간이 되시리라 확신합니다.

와우 멋지십니다.

찬유엄마님의 댓글의 댓글

찬유엄마 아이피 (58.♡.89.225) 작성일

감사합니다. 매순간님!
너무 쫄아들게 살아서 이제 숨 좀 쉬고 살아야지요. ㅎㅎ
같이 화이팅해요^^*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121.♡.230.16) 작성일

"사랑과 인정에 목말라하며 사랑을 구걸했던 노예와 같은 삶이였다. 그래도 괜찮다"
울컥합니다. 감사히 잘 읽었어요! 도덕경에 뵙고픈 분들이 많아지네요^.^

찬유엄마님의 댓글의 댓글

찬유엄마 아이피 (123.♡.108.70) 작성일

반가워요. 루시오님^^*
저도 루시오님이 어떤 분인지 궁금하네요.모임때  뵈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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