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험일지 prolog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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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시오 (119.♡.124.87) 댓글 0건 조회 7,795회 작성일 15-08-10 20:26본문
처음엔 한 달 실험일지 30일치를 30개로 나누어 연재를 할까, 아님 2-3개로 요약해서 연재를 할까
고민했었지만, 그냥 한 편으로 요약하겠습니다^^ 이제 슬슬 도덕경 게시판에서 적는 글 들의 연재도 그 연이
다 된 것 같아서...이건 곧 다시 게시글로 인사드리겠습니다. 암튼 실험일지를 적는게 아픔을 공유하는 거고,
언젠가 실험을 하실 분들에게는 아쉽게 스포 겪으로 남겨놔야 구미가 땡기지요.ㅋㅋ 밀당해야죠.ㅋㅋ
제가 실험은..2011년인가? 정확한 연도는 모르겠어요. 아마 그 쯤이 맞을겁니다.
기간은 11/18~12/16일까지 한 걸로 되있네요.ㅋ
그 당시엔 대구에는 연암찻집 강의란 게 매주 있었어요. 거의 1년 가까이 매주 강의에 나가다
불현듯 마음이 뛰기 시작해서 시작했어요. 그 땐, 기태 쌤이 정만이 형이랑 어떤 서울대 누나.
(제 기억이 맞다면 아마 닉네임은 마피인가, 머피인가 하시는 분일겁니다.)
또 한 분은 고시원에서 한 달 실험을 했다던 분인데...아, 맞다. 다정이 누나.
(그 누나 잘 지내시나 모르겠네.ㅋㅋ 강의 모임에서 몇 번 얘기한 기억이 나는데. 누나 말 대로 저
군대 잘 다녀왔습니다^^ 건강히 잘 지내시죠? 인연이면 어디서든 또 뵙겠죠.)
아무튼 쌤이 강의 도중에 그 세 분이 실험을 통해 눈을 떴다, 깨어났다 이런 표현을 자주 하시길래.
'아, 한 달 실험이 깨달음의 마지막 수행이다. 저거다' 라고ㅋㅋㅋ 멋대로 해석하고 자진해서 실험을 했었어요.
1년간 도덕경 강의를 들으면서, (지금이 기회다, 지금 뿐이다~)의 답을 들었으면서도 그런건 사뿐히 씹어주시고
곧바로 자진해서 실험에 돌입했어요. 저에겐 실험이 남들보단 비교적 쉬웠어요. 8년간의 은둔형 외톨의 생활을 <?xml:namespace prefix = o ns = "urn:schemas-microsoft-com:office:office" />
했었고, 집에서 혼자 있던 건 워낙 자신 있던 시절인지라 한 달치 콩나물을 사와서 고승덕 변호사처럼 그 콩나물을
쫙 삶아다 놓고, 끼니 때마다 밥에 참기름 고추장 된장 콩나물을 쓱 비벼서 그 식량으로 1분 내로 섭취하고
최대한 실험에 집중하고자 한 달을 살았어요.
이왕 한 달 시간 보내는 거, 제대로 하자! 란 맘으로 준비만 요란히 하고, 달력 한 부 들고
제 방에 들어갔습니다. 제 방 문에는 '한 달간 찾지 마시오.' 란 문장을 적어놓고..ㅋㅋ
어쨌든 한 달 실험은 30일간의 스스로와의 약속은 지켜냈지만, 결과는 대실패였습니다.
(큰 틀에서 보면 삶의 모든 건 과정일 뿐이지, 실패란 없다고 생각합니다. 표현상 대실패^^)
왜냐믄 목적이 '깨달음' 이었거든요. 실험의 본 목적은 자신을 되돌아보는 건데...근데 그 본 목적은
달성했었어요. 근데 깨달음이라는 '허구'의 목적이 제 시야를 스스로 가려놓아서,
실험이 끝나고 그대로 주저 앉았지요. 실험 뒤에 기태 쌤이 한 달 실험을 한 얘기를 들려달란 말에, 쌤이
강의에서 1년간 해주셨던 말들을 비로서 실험 기간 동안 머리로 이해했었기 때문에.ㅋㅋ
그 말들을 고스란히 발표하니, 쌤이 '넌 내가 한 말들을 그대로 읆는구나' 라는
말씀을 해 주셨고, 제 귓가엔 '실험을 제대로 날려 먹었구나' 라고 말하시는 것처럼 들리면서 뒷 통수 한 대
쌔게 맞은 기분이었습니다. 그 당시엔 너무 충격이었죠. 그리고 쌤이 '이제부터 내가 하는 말은 한 귀로
듣고 흘려라. 불라불라~'라고 말해 주시는 것도 귀에 들어오지 않고, 이제 지쳐버렸었습니다.
그리고 그 실험을 마지막으로 깨달음에 대한 수행이나 노력은 저절로 다 내려놓고 살기 시작했습니다.
내가 노력해도 안 되는 영역이기에, 그냥 살자는 마음 가짐으로 다 포기하고 내 인생에나 열심히 살자! 란
맘 가짐으로 해병대로 입대하고, 그 뒤에 자진퇴교하고 에버랜드로 가서 그 순간에 충실하며 살다보니,
전혀 예상치도 못하게 실험에서 찾던...드디어 세상에 감사할 줄 아는 즐거운 체험을 맞이 하였습니다.
전 실험을 하며, 제 아픈 과거를 돌아보았던 걸 풍선에 비유하자면, 실험이 계기가 되어 그 ‘나’라고 하는
풍선에 작은 바늘로 구멍을 내었고 그게 2년 동안 서서히 바람이 빠지다 마침내 마지막에 펑~하고 터진 것 같아요.
그래서 뭐든 부딪히면 좋다고 생각해요^^ 아무개 형의 좌우명이 쏴라, 그리고 조준하라! 였거든요.
그 말처럼 일단 뭐든 부딪히면 좋다고 생각합니다.
그 당시엔 대전의 아무개 형이, 한 달 실험 같은 걸 왜 하냐? 니가 이미 다 누리고 있고, 니가 정답인데..
그냥 지금의 너나 존중해! 란 소릴 들었는데, 그 형의 말도 옳지만 실험이란 걸 통해 자신을 되돌아보는 것
역시 매우 좋다고 생각해요.
앞으로 하실 분들에겐 강추입니다!!! 단, 저처럼 깨달음이란 목적을 두고 하셔도 좋은데^^ㅋㅋ
그렇기 보단, 그런 목적 따윈 내려 놓고, '그.냥' 하시길 강추합니다. 자신을 되돌아본단 가벼운 맘 가짐으로...
실험을 하면서 폰, 티비, 컴터 등을 다 단절하고 24시간 30일을 보내면..싫어도 나 자신을 되돌아
볼 수밖에 없는 구조예요. 모든 외부를 다 틀어 막아버려서 시선이 저절로 안으로 향하거든요. 아프고, 눈물도
많이 나고, 괴롭지만...선생님이 자주 표현하셨듯
실험이란 건 나비가 되기 위한 애벌레 고치가 되는 과정이라 생각합니다. 이제 다음 게시글에서 그 일지에 적었던
아픔을 간단히 요약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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