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인관계가 무척 힘든 나는 항상 습관적으로 모임이나 여러사람이 있는 곳에
가기 전날 나름 계획을 세웠다.
나의 머리속은 내가 원하는 시나리오 대로 그림을 그리고 그렇게 되었으면 했고
항상 그런 습관이 있었다.
일을 마치고 모임 전날 인데 계획을 짜려는 나를 보았다.
일단 볼펜을 가지고 가서 매모를 하면 강의내용 후기적기에 도움이 될거라고
상상하고 새벽 3시경에 상상하면서 지금 자면 푹자고 아침 10시경에 일어나
꽃단장하고 딱 제 시간에 지하철들이 와서 편히 앉아가는 상상을 했다.
일찍 도착해 마음의 여유가 있으니 편하게 사람들과 이야기하고 대화하고
어색함없이 너무나 화기애애한 상상을 했다.
이전과 달라진게 하나 있다면 시나리오를 쓰지만 아마 내일 모임이 내가 상상하고
기대한 대로만 펼쳐지지는 않을거라는 그런 받아들임은 있었다.
막 그러다가 잠이 내 맘대로 안와서 멀뚱멀뚱하다가 어떻게 잠든지도 모른채
일어나니 강의 시작 시간 30분전이었고 대충 씻고 허둥지둥 안절부절하며
스마트폰을 급속충전하고 빠른걸음으로 걸어갔다.
사실 누가 보는것도 아니었지만 허둥지둥대다보니 반대편 지하철 노선으로 가서
앨리베이터를 잠깐 역주행하다가 웃으면서 내려갔다 다시 올라왔다.( 역주행 ㅋㅋ)
너무나 서두른 나머지 가는 지하철 문이 닫힐때 억지로 들어가려다가
위험할것같아서 어깨를 빼고 기다렸다. 시간을 보니 거의 2시였고 약간 자포자기 상태였다.
아무생각없이 그냥 멍하니 앉아있으니 정말 평화로웠다.
'원하는대로 되지 않아도 저항하지 않음 이렇게 평화롭구나'
잠깐의 고요와 정적과 편함을 맛보고 다시 지하철이 오자 바빠졌다.
허겁지겁 겨우 도착하니 기분도 찝찝하고 힘들고 컨디션도 안좋았지만
도착하니 편하고 좋았다.
늦게가서 강의 전반부는 못들었고 후반부를 이야기 하신듯 했다.
내면아이 이야기를 하고 계셨다.이렇게 어릴때 형성된 상처가
'이렇게 되면'하고 늘 이야기 하신것 처럼 이렇게 '됨'이란 '상'을
x표시하시면서 '늘 이야기 했지만 이게 사라졌다.'라고 말씀하셨다.
예전엔 내가 나름 상상해서 그런사람이 되지 않음 늘 이렇게
사는게 어떻게 행복인가?의심도 많이 들었었지만 그런 '상'이 없어서 인지
공감이 되었다. 사실 그런 인격적 '상'이 되지 않아도 기쁨,즐거움,재미는 내면에서
솟구치기에 꼭 그런 '상'처럼 되고자 자신을 닥달하는건 좀 안타까웠다.
깨달음,수행,자기완성을 위한 명분으로 자신을 학대하고 요구하고 닥달하고
잔인하게 굴지 말고 자기사랑의 의미를 제대로 배우고 가라고 애틋하게 강의 하셨다.
'그런 명분으로..'란 말이 나한데 가장 기억에 남았다. 사람이 명분이 있으면
사랑이란 이름으로 스스로에게 잔인하게 되는구나 속으로 생각이 들었다.
'다 미래에 널 잘되기 위해서 널 때리고 엄하게 하는거야'란 보통의 훈육방식처럼
내가 아니 우리가 그렇게 배워온게 참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애틋하게 자신을 둘로 나눈 '상''분별심''부처상'을 떼어내게 해주시려고
애틋하게 흥분하시며 강의를 하셨다.
우리가 경험하는 불안,슬픔 이런게 다 없는 '모습'을 이야기 하시면서 '부처상'이라고
이야기 하셨다.이전 같았으면 긴가민가 했을텐데..
불안이 있다/없다 구분이 사라져서 그런지 공감이 되었다.
감각적인 구분은 있지만 그 구분이 좀 모호해졌다.
그렇게 애틋한 강의가 끝나고 들빛님의 농업에 대한 강의를 한다고 하셔서 조금 쉬고
강의를 하셨다. 농업에 대한 사랑과 관심을 좀 가졌으면 하는 마음으로 강의를 하셨다.
모르는 용어는 많았지만 자급자족하신다고 냉장고 빼고는 과학적인 기계의 도움없던
시절처럼 생활하신다고 하시니 어떤 자발적 독립성에 감동이 되었다.
강의를 듣다보니 소로우인가? 암튼 자급자족하는 모습을 담은 책저자가 생각났다.
'혼자'생활하는게 오래되다 보니 내 한몸가누기 힘들떄가 많다보니 '자급자족'이란말에
공명이 되고 가슴에 와닿았다.
그리고 잠깐 식사시간 전에 질의응답을 하셨고 따로 선쪽에서 공부하시는분이
선생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하셨다.
잠깐 둘러보니 첨엔 몰랐는데 '응?저분 토토님인가?'하고 긴가민가 했다.
'맞나?아닌가?'그렇게 고민했고 일찍 나가셔야한다고 하셔서 가셨는데
사진 기억상으로 맞는듯 했는데 이야기 나누지 못하고 인사도 제대로 못해서 아쉬웠다.
이런 저런 대화는 조금은 가능하지만 이상하게 누군가에게 다가가는것이 나에겐
지금 굉장히 힘들었기에 안타까웠지만 어쩔수없단 생각이 들었다.
강의 끝나고 칠판지우는데 기태선생님께 인사를 할지?말지?고민하다가 어떻게 한지
맨붕되는데 반갑게 웃으면서 아는척해주시니 참 고마웠다.
지금 경험하는 힘겨움이 나에겐 누군가가 나에게 칭찬과 아는척 해주면 정말 고마웠다.
대인관계가 편할때는 그런 고마움을 몰랐다.
동전의 양면처럼 나에게 그런 배움과 감사함이 들수있었다.
긴장하고 어쩔줄 몰라하는 내가 사르륵 녹는듯 했다 그점이 참 고마웠다.
그분과 이야기 중에 '완벽''확실히'에 대한 '상'을 이야기 하셨고
100%에서 100%로 배워가는걸 이야기 하셨다.
나도 예전에 분별심이 내려지면 거북이 처럼 깃발을 정상에 꽃으면
내 인생 모두 보상받고 난리 난 '상태'로 변해서 (ㅋㅋ) 짠 할줄 알았는데
그런 분별이 내려질뿐 나는 그냥 나의 모습으로 존재하며 살아갔다.
'꽃았다'라고 하셨는데 좀 멍청해진 이후론 그런 '개념'이 없는듯 했다.
그냥 표현상 그렇게 표현하셨구나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나도 일을 '완료'하지만 '완료'란 개념이 없고 그냥 계속된 삶만
있어서 첨엔 조금 당황스러웠다.
삶이란 개념도 죽음이란 개념도 중생이란 개념도 부처란 개념도 없어서
표현상 그렇게 이야기 하시나 보다 생각이 자꾸 들었다.
개념은 없지만 그 '상태'와 '현상'은 내게 '있었'기에 삶도 죽음도
힘겨움도 편함도 남자도 여자도 나와 너도 그런 현상은 눈앞에 있는 그대로
늘 있었지만 단지 내 마음에 그런 '상'과 개념이 없었다.
과거에 그런 자연스런 현상과 상태가 '없길' 바라고 원하고 추구한게
아이러니란게 이해가 되었다.
질의응답과 강의를 들으면서 '없다''하나임'이란 개념과 관념에 대해 오해했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개별성이 '없는' 하나임이 아닌 개별성 그대로 하나임의 경험적 이해와 과거의 오류가
다르게 보이니 흥미있게 들었다.
후기를 적으면서 이상하게 감탄스럽고 다른이해에 기쁘고 좋단 생각이 든다.ㅋㅋ
그렇게 질의응답을 끝내고 맛있는 밥과 2차로 요가원에서 준비해준 장소에서
맛있는 과자와 술을 많이 먹었다.ㅋㅋ
문득님과 슬아 옆에서 먹었는데 옆에있으니 반갑고 좋았다.
요가원 여자선생님이 내가 초코칩과자 좋아하니 기억해 주시고 주시고
슬아는 내 머리가 짧은게 훨씬 좋다고 칭찬해주어서 참 고맙고 기분이 좋았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한다는 말처럼 그냥 기분이 좋았다.
2차는 그냥 편히 이야기 하고 웃고 먹고 했다.
이전처럼 철두철미하게 스스로의 행동,생각,느낌,감정을
계획하고 통제하고 원하는 마음이 정말 많이 줄어드니
어색하고 허둥대고 편하게 웃으며 이야기 할때도 있었고 육체적으로 찝찝하고
힘들때도 있었지만 나름의 즐거움과 '괜찮네'생각이 들었다.
한가지 아쉬운점은 마지막에 언제 일어날지 눈치보고 있는데 아리랑님이 일어나셔서
분위기 타서 일어났는데 기태선생님과 인사하고 헤어지려하는데
포옹못하고 멈칫멈칫 못다가간게 아쉬웠고 아리랑님은 지하철이 딱 맞추어서 와서
급하게 인사하고 가서 아쉬웠다.
'어?어?어?'이런 느낌이었다. 아쉽고 행동이 맘먹는 대로 되지 않아
답답했지만 조금씩 이런점도 '나'임을 받아들이고 인정하며 배워가야겠다.
서울 모임이 좋은게 있는 그대로 '나'를 제거하고 변형시키고 고치고하는 마음보단
배우고 이해하고 감싸는 마음을 자꾸 일깨워줘서 강의가 좋고 모임이 좋다.
생각과 행동과 감정이 내 맘먹은 대로 되지 않아 때로 힘들고 지치는 이 평범한 모습이
내게 무언가를 선물같은 이해를 가르켜주려고 날 찾아온것같단 이해가 자꾸 든다.
열정적으로 강의 해주신 기태 선생님 그리고 모임에 감사드리며
오늘 정말 힘들었을 우리 정만이도 수고 했다 ^0^
담달에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