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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취실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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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시오 (112.♡.127.215) 댓글 0건 조회 7,454회 작성일 15-10-18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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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모!!~^^ 선생님들, 오겡기 데스까아~ㅋㅋㅋ
러블리 샤방샤방 우주미남 루시오입니다.ㅋㅋㅋ
오늘도 행복에너지를 가득 담아 썰을 풀러 오랜만에 홈피에 들렀습니다.
비록 눈팅으로 댓글들을 달지 못해 죄송하지만,ㅜㅜ 많은 게시글들을 읽으며,
저 역시 잼는 일화를 적고자합니다.
 
선생님이 강의 도중에 자주 원효대사 이야길 해주셨잖아요? 제가 그 일화를 비슷하게
겪었던 잼는 썰을 적을까합니다. 아시다시피 전 에버랜드 호러메이즈1 이라는 귀신 공연을 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제가 담당하는 배역이 '마취실' 이라는 곳입니다. 호러메이즈1의 스토리가..
 
영원한 생명을 위해 박사가 자신의 딸과 주변 사람들을 인체실험을 하다 미치광이가 되어
결국 살인이 이뤄지고, 그 박사의 연구터가 폐쇄되어 30년이 지나 귀신들이 떠돌아다닌다는 설정이고..
각 방마다 다 스토리가 있어요. 재작년에 제가 저 자신을 체험하게 된 방은 '감옥' 이었는데..
감옥의 설정이, 감옥에서 죽은 귀신이 자기 자신을 스스로 옭아매서, 감옥이란 철창안에
한이 맺혀 빠져나가지 못한다는 설정이란 얘길 듣고, 울컥했던 기억이나요.ㅜㅜ
 
암튼 올해는 제가 마취실이란 방에 배정이되어서, 박사가 수술대에 인체를 옮기기전에
마취를 시킨다는 허접한 스토리의 방에서 연기를 하고 있어요. 여기서 실제 귀신이 제일 많이
목격되고(?), 가장 고 난이도의 연기를 요구하는 방인데(제가 유 경험자라고..ㅜㅜ 나름 고참이라고 제가 배정ㅋㅋ)
 
침대에서 마취된 채로 누워있다 온 몸을 벌벌 떨며, 경직된 자세로 3개의 침대를 뛰어 댕기며 연기하는
설정입니다. 근데 저란 사람이란 게 참 간사한게..ㅋㅋ 상황실에서 cctv로 감독이나 코치가 없다는 무전이
오면 개판으로 연기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걍 침대에 편안히 누워서 "으으~" 신음소리 좀 내주고
살짝 쫓아가다 연기를 끝내는 경우가 비일비재해요^^; 그러다보니, 마취실의 침대는 저에게
넘 포근한 휴게실이 되었고, 덕분에 늘 편안히 쉬며 공연하고 있습니다.ㅋㅋ^^:
 
그러다 어느 날 공연단 코치가 중간 점검을 한다고, 저희들을 1시간 조기 출근 시켜서
각 방마다 들어가서 연기를 해보라고 시범을 요구하더라구요.
'아~ 각 본질에 충실하란 하늘의 소리구나~ 캬!' 싶으며 감탄하며, 저 홀로 마취실에 들어갔는데..
오~쇼크였습니다.
 
호러메이즈 2년 동안 단 한 번도 불이 켜진 적이 없는 밝은 내부의 호러메이즈를 첨 본 겁니다.
아무래도 귀신 공연이다보니, 늘 불이 꺼진 상태에서 약간의 빨간 불빛 속의 음지에서 연기하다
환해진 호러메이즈 내부는 저에게 충격이었습니다.
 
특히나 저에게 안락한 침대의 방인 '마취실'은 온 방이 거미줄, 녹슨 철들, 비록 연출이지만
온 방이 피 투성이로 물든 벽지와 옷들, 또 실제로 낡아서 곰팡이가 핀 바닥...그리고 깨재재 한 나의 침대..
 
그 순간 '아, 원효대사가 이 느낌이었겠구나. 불이 꺼져서 아무 것도 보이지 않는 마취실은
나에게 아늑하고, 편안하고, 공포감을 늘 맛보는 방이었는데 불이 켜지니 녹슬고, 곰팡이피고, 피투성이의
방이었구나. 이걸 내가 첨부터 알았으면, 아니 이런 편견 따위로 제대로 누워서 연기나 했을까?
지난 24년간 나의 이분법으로 늘 나 스스로를 판단했었구나. 고맙다 나의 마취실. 이 방이 녹이
슬었든 아니든, 어둡든 밝든 여기는 나의 마취실이다. 고맙다. 원효대사님, 대사님의 해골바가지
스토리 심정이 이런 심정이었겠네요.' 라고 되내었습니다.
 
게시글 마무리를 어찌 해야 할지 모르겠네요.ㅋㅋㅋ 나중에 언젠가라도 에버랜드에 가실
기회가 되심 호러메이즈 꼭 추천합니다^^ 이번 달 24일, 서울 모임에서 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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