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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뻘쭘한 소개팅과 특이한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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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디에이치 (211.♡.166.108) 댓글 2건 조회 9,055회 작성일 15-12-06 0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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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험 마치고 하는 처음 소개팅이다.

이전에 여자를 만났을때 뻘쭘함을 참지 못하고 어떻게든 분위기를 재밌게 만들고자 노력했던 나와는

달리 뻘쭘할때  그냥 뻘쭘하자라고 결심했다.


속으로는 너무 떨렸다. 이런저런 혼란도 많이 생겼다. 여자가 뻘쭘해하면 어쩌지..뻘쭘함 때문에

나를 싫어하면 어쩌지..하는 생각이 들었다.


만나러가기가 참 두려웠다.


그렇게 만났다. 인사를 하고 갔다. 역시 뻘줌했다. 도망치고 싶었다. 뻘쭘할때 온갖 생각이 다 든다. 그냥 있어보기도 하고...할말이 생각나면 하기도 한다.


그렇게 와인마시러 들어갔다.


처음 딱 앉아서 무슨말을 해야 할지 생각이 안났다.  이전에는 무슨 말을 할지 시나리오도 짜서 뻘쭘함을 거의 느끼지 않고 후다닥 말을 했던 나와는 달리


처음 앉아서도 할말이 생각이 나지 않았다. 여자의 첫마디.. 어색하네요...

그 다음 내 말...뭐 처음 만나면 다 그렇죠....


그러면서 메뉴를 고른다. 그러면서 자연스럽게 그냥 이야기를 나눈다. 이상형 이야기부터 전 연애이야기를 나눈다.

그러다가 중간에 또 뻘쭘해진다.

나도 많이 불편해지고 여자는 시선을 아래로 떨군다.  근데 갑자기 그모습이 좀 귀여운거 같았다. 왠지 나랑 같은 마음인가보다

하면서 약간의 동질감이 생겨서 픽 웃었다. 그러자 여자분은 왜 웃으세요?..라고 한다.


그냥요..웃겨서요...이런다. 뻘쭘할때 가급적이면 대화 주제를 생각하기 보다는 그 분위기를 그냥

받아들이기로한다. 할말이 생각나면 했고..아니면 침묵하고 있으면 여자가 대화주제를 꺼냈고


그 대화주제로 몇마디 이어간다.  그렇게그렇게 이어갔다.

뻘쭘함이 이전과는 다르게 무언가 신선함으로 다가오기도 했다. 불편하기도 하지만 막상 불편함을

느껴보니까 그 속에 신선함도 있었다.


참 특이한 경험이었다. 하지만 정말 참기 힘들때는 화장실을 다녀오기도 했다.


이전에 여자를 헌팅하거나 소개팅 나이트 클럽 등을 다니면서 많은 여자를 만나봤지만 이렇게 뻘쭘한 적도 처음이었고

뻘쭘함이 신선하게 다가온적도 처음이었다.


이전에는 뻘쭘함 자체가 싫어서 무슨말이든 막 던져서 무마시키려고 하면 뻘쭘함이 없어진듯했다

하지만 내 마음속 두려움은 분명히 크게 남아있었다. 하지만 그걸 포장하기 위해 멘트들

시나리오까지 짜서 여자와의 소개팅에 나갔다. 말이 끊기는거 자체를 봉쇄하기 위해..


하지만 이번에는 모두 버렸다. 그러니까 정말 생각이 안나고.. 더 괴로웠다.

그걸 끌어안을 여유 조차 없을정도로 머리가 하얘졌다. 하지만 그 머리가 하얘진 속에서

무언가 자유가 느껴졌다.

참 신기했다. 


포장지를 겉어내니까 나의 단점이 더 적나라하게 드러난듯했다. 하지만 꼭 그렇지만은 않고 약간의 신선함도

발견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냥 좋았다.

뻘쭘함이 나쁘다는 편견이 조금은 사라진거 같다.


정말 세상은 내가 기대했던 깨달음의 상과는 너무도 다르게 돌아간다.. 그거 자체도 신기하기도 하다..



댓글목록

김기태님의 댓글

김기태 아이피 (125.♡.71.203) 작성일

네 안에서 발견한 그 신선함이 나에게까지 전해진다.
좋구나!
네가 비로소 현존(現存, 그 순간 있는 그대로 존재하는 것)할 줄 알게 되었구나!
네가 비로소 너 자신을 믿게 되었구나!
그렇게 너는 네 안에서 스스로 무럭무럭 자라나갈 것이다.
화이팅~~♡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23.♡.173.57) 작성일

저도 소개팅을 했던때가 생각나요ㅋ 그땐 전 소개녀가 넘 이뻐서 정신이 홀렸던 기억밖에ㅋㅋ 디에이치님 글 읽으니 제가 다 기분이 좋네요!^^ 거듭 축하드려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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