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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별속에서 분별이 없는 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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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만♪ (221.♡.67.7) 댓글 4건 조회 8,577회 작성일 16-04-15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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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치심과 절망감을 경험하다보니 힘들어서 인지 다른사람이 날 어떻게 보는지 신경이
쓰이지가 않을때가 많았다. 신경쓸 여력이 없다고 하는게 맞지 않나 싶다.
 
처음 두려움과 불안을 경험할때 처럼 처음엔 빨리 끝나길 바라는 마음이 많았지만
점진적으로 점점 있던 없던 다 괜찮다는 마음이 들어서 '끝난다'란 생각이 안들었다.
 
그 힘든 와중에도 수치심과 절망감에서 나오는 말과 행위에 대한 이해과
배움 ' 이 감정을 치루어낼때는 이런말을 자주하고 행동하는구나'하는 배움과 이해의
기쁨도 종종 들었다. 그렇게 배워가는게 참 감사하고 좋았다.
 
고통이 심할땐 견디지 못해 짜증을 타인에게 내기도 하고 성질을 부리기도 했지만
그것도 점점 이해과 납득이 되었다.
 
누군가를 괴롭히는 사람 조차도 너무나 힘들어서 자기안의 수치심과 절망감과 고통에
휘둘려 그렇게 행동함을 스스로의 경험으로 이해할수 있었다.
 
고집이 엄청세구나 자주 경험하고 목격할수있었는데 고집이 녹아가면서
이상하게 애쓰지 않아도 자주 너그러워지는 자신을 목격하는건 경이롭고 감사했다.
이전엔 '난 너그러운 사람이야'라고 스스로 바둑에서 집을 짓듯이 집을 지어서
동일시 했을땐 그게 무너질까바 항상적인 신경과 노력이 필요했지만
있는 그대로 자신을 만남으로써 저절로 주어지는 선물은 노력이 필요치 않아서
감사하고 좋았다.
 
사실 스스로 보기엔 그렇게 고집/너그러움 이기심/이타심 이렇게 상태변화로
이원적인 노력의 맥락으로 이해되지는 않았다.
그런 상태변화가 언젠가 가능할거라도 믿은게 좀 이상하게 여겨졌다.
 
절망감 속에서 늘 둘로 나누어서 하나는 취하고 버리려는 그 몸짓과 정체성이
점점 희미해져가는걸 이해할수있었다.
 
나/너의 구분도 점점 희미해져 감을 이해할수있었고 이전의 관계와는 다른
양적인 관계가 아닌 그냥 존재함 질적인 관계로 이해할수 있었다.
그러니 수고롭지가 않아도 감사했다.
 
그 분별심이랄까? 모호한 '나'가 모든 행위를 일으킨다는 믿음이 무너져가니
행위가 다른맥락으로 보여서 처음엔 두렵고 어색했지만 점점 적응되어가는듯 했다.
행위를 통제하려는 그 '나'가 힘이 빠지니 행동은 좀 그렇게 세련되거나 정제되진 않았지만
타인에게 어떻게 보여질까?하는 그 마음도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사람들이 보통 '나쁜것''문제'라고 하는것의 동전의 양면이 보이기 시작하니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답답함,불안,혼란,이기심,고집,게으름 등등의 문제로 삼고 허구의 목표,
긍정적인 진술의 정체성을 추구하거나 동일시하거나 하면 안타까움이 들고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자신을 그렇게 둘로 나누어서 '좋은것'으로 생각되는것과
동일시하는것이 점점 귀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좋은 정체성은 '나'이고 나쁜 진술의 정체성은 대상이나 '나 아님'으로 그렇게
하는걸 자주 들을수 있었다.
 
그것은 '욕구'가 만들어낸 이원성이구나 하는 이해가 들었다.
 
내 마음도 그렇고 많은 사람들의 마음도 스스로 만들어낸 어떤 내용과 동일시나
정착하거나 거하지 않으면 혼란스럽고 모르겠고 그래서 힘들어서 그러는걸로 이해가 되었다.
그래서 '혼란'이 보통의 경우 문제로 보이고 그걸 정리되면 흡족해 하는게 인간 마음의
속성으로 이해가 되었다.
 
내 마음이 그리는 그림과 작용하는 방식을 점점 저절로 더 세밀히 이해가 되어갔다.
이전에 배움과는 조금은 다른 배움의 길로 들어선것 같다.
 
긍정적인 진술로 된 정체성를 추구하거나 가치부여하거나 하면서 그렇게 '되려'는
마음이 안들었고 그런 너그러움,기쁨,안정감이 들면 그냥 경험하게 되었다.
 
그렇게 '되면' 칭찬받고 인정받고 우러름 받고 싶어서 그랬구나 하는 이해가 들었다.
그렇게 '안되면' 있는 그대로의 모습대로 살면 '비난'받고 거부 당할거 같아서
필사적으로 그렇게 '되려'했구나 이해 할 수 있었다.
 
무언가를 배우거나 알려고 애를쓰지 않아도 그런 이해가 내면에서 자꾸 들어서
참 감사하고 좋았다. 무언가를 알거나 배우려는 마음이 별로 없는듯 했다.
 
지독하게 게을렀던 '나'였지만 그 구조가 어쩔수 없이 게으르단 이해과 납득 속에서
정말 부지런히 일해도 '내가 그렇게 했다'란 흔적이 기억이 잘 남지 않았다.
그게 참 경이롭고 감사한것 같다.
 
난 그냥 이기심,절망감,고집등등을 그냥 경험했을뿐인데 다른 성질의 감정들면
'내가 그런사람이다''내가 했다'가 붙이 않아서 참 좋았다.
그렇게 분별자체가 되지 않아서 아마 그런듯 했다.그런 인식적인 구분이 녹아가면서
그런듯 했다.
 
그래도 일상속에서는 분별 안할때도 있고 분별할때도 있지만 그 둘의 차이가 없었다.
오랫동안 이 부분이 헷갈리고 모호했는데 이렇게 글을 적는걸 보면 이해가 되는것 같다.
 
'시작''과'끝'이란 시간관념이 내려지니 생멸과 영원이란 이원적 구분도 녹아내리는듯 했다.
일상속에서 일터에서  '시작'과 '끝'을 분별하지만 분별되지는 않았다.그게 참 묘했다.
 
이전과 똑같이 삶의 이원적인 분별속에서 살아가지만 묘하게 분별하던 분별하지 않던
분별이 없는것이 참 묘하고 감사함이 들었다.
 
오랜 딜래마 혼란과 애매함이 별것 아니었구나 생각이 드니 참 가볍고 좋았다.
 
 
 
 
 

댓글목록

디에이치님의 댓글

디에이치 아이피 (211.♡.166.76) 작성일

읽고 공감되는 게 참 많네요.. 저 자신한테 얼마나 많은 잣대를 대고
성실해라.적극적으로 일해라..이러면서 그런 기준과 잣대를 세워놓고 그렇게 되지 못하는 나를 방어하고자 얼마나 애썼는지를 알게 되었네요

사실 그 잣대와 기준이 없으면 소극적인거나 적극적인거나 별 차이도 없는건데 참 그것에 무던히도 집착해서 나를 감옥으로 몰아넣었던거 같습니다.

힘이 빠지면서 조금씩 편안하고 자유롭네요

저도 그 분별심이 조금씩 희미해짐을 느낍니다.

서정만♪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7) 작성일

글 보면서 감탄했어요

'사실 그 잣대와 기준이 없으면 소극적인거나 적극적인거나 별 차이도 없는건데
 참 그것에 무던히도 집착해서 나를 감옥으로 몰아넣었던거 같습니다.'

표현을 참 정확히 잘 하셔서 놀랐습니다.

'깨달음에 대한 집착이 스스로를 중생으로 규정하고 다시 부처가 되려는 아이러니'

저도 표현 좀 해보려구요 ㅋㅋ

이전엔 깨달음 하면 무언가 제 머리위에 다른 머리가 있었는데
그게 위대한 존재들의 모습으로 비교선상에 항상 있었던듯 하네요.

나와 분리된 다른대상은 존재하지 않기에 무언가가 될 필요가 없음을 알기에
그냥 저 자신으로 살아가요.

소극적이다 적극적이다. 성실하다 게으르다.
지혜롭다 무지하다. 깨달았다 중생이다.

그 차이를 저도 잘 모르겠네요.

'파도'의 모습을 따라가면 그 둘이 현격한 가치의 차이가 있지만
그냥 보면 그냥 똑같은 가치,소중함을 가진 똑같은 '바다' 일뿐인걸요.

루시오님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119.♡.124.75) 작성일

형님보다 제가 더 동생인데...왜 이리 형님글을 읽으면 제가 다 흐뭇한지..ㅎㅎ

'나'라는 힘이...세상에서 제일 위대하면서 초라하고, 경이로우면서 별 거 없는...
모든 걸 다 변화시키면서 이미 변화되어있는...기적을 일으키는...
세상에서 제일 강한 힘이자 가장 미스테리인 힘이 '나' 같아서 참 신기혀요.

글 잘 읽었슈!^^

서정만♪님의 댓글의 댓글

서정만♪ 아이피 (221.♡.67.7) 작성일

나도 요새 그냥 스스로가 대견할때가 참 많다.

머랄까? 꽤 오랜기간동안 꾸준히 마치 일상처럼 거북이 처럼
나 자신의 내면아이를 만나는 그 과정이...

내 진심과 의도가.. 겉으로 드러난 모습은 계속 변하지만
내 의도가 늘 한결같았다는게 참 대견하고 고맙다.
그 속마음이 보이니 참 고맙고 대견하더라.

그러니 당연히 흐뭇하지 ㅋㅋ 좀 더 흐뭇해도 된다  ㅋㅋ


요새 사람들이 날 무시한다는 그게 좀 달라보이고 대체로 내게 친절한듯 보인다.
아마 열등감에 그렇게 보이고 많이 격노했다 ㅋㅋㅋㅋ
다음 게시판 가니 열폭많이 하데 그거 보고 이해되고 웃는다 ㅋㅋ
어쩔수없지 내가 그러고 싶어 그랬나? 그렇게 보이는데 어떻혀?ㅋㅋ

고맙다.글 잘읽었음 돈내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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