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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산청도덕경 모임 후기(28장. 큰 나눔에는 나눔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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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름가지 (220.♡.240.229) 댓글 8건 조회 9,942회 작성일 13-10-13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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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한 삶속에서 영원을 살 수 있는 그 길이 바로 우리에게 있습니다.
*안솔기 뒤편 정취암쪽에서 바라본 아침 풍경
 
황홀한 가을 들녘, 바람이 불어 올 때 그 들녘의 일렁임은 언어로 표현할 수 없는 아름다움입니다. 내가 얼마만큼 깨어 있고, 얼마나 가슴이 열려 있는가에 따라 세상은 전혀 다르게 다가옵니다. 삶의 풍요로움과  아름다움은 소유에 있지 않습니다. 지금 이 순간 완전히 열린 상태에서 존재할 수 있으면 이 유한한 삶속에서 영원을 살 수 있습니다.
 
*우리의 영혼에 커피향이 나게 하는 일혜님.
 
인간은 자기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태어납니다. 그래서 자기를 알게되면 자기가 사랑이라는 것을 깨닫습니다. 그 사랑은 미움을 제거한 사랑이 아니라 미움을 포함한(허용한) 사랑입니다(진정한 평화가 불편과 불안을 끌어안은 평화이듯이).
 
*김기태선생님의 편안한 미소
 
노자는 '수컷성을 알면서도 암컷성을 지키면 천하의 시냇물이 되고, 참된 덕과 하나가 된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수컷성을 알면서도 암컷성을 지키기~'이전에 이미 우리 자신이 수컷성과 암컷성, 어두움과 밝음, 영예와 욕됨 이 모두를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기에 우리는 이미 영원한 진리, 근원의 자리에 있습니다. 우리는 이미 죽음조차도 어쩌지 못하는 완전함속에 있습니다.
 
*흐르는 계곡물에 그 뿌리를 드러내어 위태로워 보이는 소나무.
 
우리가 이처럼 근원의 자리, 완전의 자리에 있으면서도 평화를 누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입니까?. 그것은 영예로움과 밝음만을 쫓고 어둡고 욕된 것은 거부하기 때문입니다. 좋고 훌륭한 것만 취하려 하고 어둡고 수치스러운 것은 버리려 할 때 아이러니 하게도 인생은 더 없이 궁색해 질 뿐입니다. 삶을 소유의 개념으로 살려 하지 말고 단지 존재하며 지금 내 안에서 올라오는 모든 것을 경험해 보십시오.
 
*도덕경 식구들에게 소중한 공간을 내어주는 안솔기 주인 내외분.
 
초라함이 나를 찾아왔을 때 초라할 수 있는 힘, 내 자신이 무너질 때 한없이 무너질 수 있는 힘을 지니며 약해질 때 한없이 약해 질 수 있다면 그때 정말 강함이 무엇인지를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때 땅을 기던 애벌레가 빛나는 두 날개를 가진 나비가 되어 삶의 모든 순간을 자유롭게 날아오를 수 있는 질적 비약을 맞게 됩니다.
 
*환한 햇살로 우리를 맞이해준 대원사.
 
여러분, 전 우리 딸 아이의 작은 몸짓(우울, 화)하나에도 내 자신이 거부당한 것인양 움츠러듭니다. 아이의 표정하나에 경직됩니다. 그러나 전 초라함이 찾아올 때 한없이 초라할 수 있는 이런 제가 좋습니다.
 
*대원사내 계단에서 따뜻한 햇살받으며.
 
우리는 이미 완전합니다. 완전에서는 완전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내 안의 모든 것은 존중받아 마땅합니다. 그러니 완전해지려고 자신의 완전성을 해치지 마십시오(자신의 것인 암컷성, 어두움, 욕됨을 멀리하고 거부하지 마십시오)
 
오직 경험하고 삶을 누리십시오.
약할때 약하고 꼬꾸라질때 꼬꾸라질 수 있는 축복을 누리십시오.

*대원사를  나오며.....
 
강의가 끝나고 나선 안솔기에서 약 30분 거리의 대원사 계곡에서 식사도 하고 휴식의 시간을 가졌습니다. 점심으로 맛있는 산채비빔밥을 먹고 파전에 동동주도 한잔했습니다.
 
*비가 와서인지 대원사 계곡물이 우렁찬 소리를 내며 흐릅니다. 이제 가을의 초입이라 물에 발목을 담그고 싶다는 생각은 없이 그저 계곡을 울리며 흐르는 물을 바라보았습니다. 조금 바라보고 있노라니 마음이란 놈이 지겨워합니다. 그래서 주변으로 시선을 옮겨봅니다. 도토리도 주워보고, 계곡물에 싯겨 반질반질한 작은 돌도 들어 바위에 두드려 봅니다. 그러다 계곡물 바로 옆에 서 계시는 선생님을 바라보았습니다. 콸콸콸 쏟아져 흐르는 계곡물을 단박에 잠재워 버리는 듯한 잔잔함이 참 매력적으로 다가옵니다.

모두들 건강하시고 11월 안솔기 따뜻한 장작불을 마주하며 뵈어요.



댓글목록

myh님의 댓글

myh 아이피 (220.♡.220.120) 작성일

후기 고맙습니다
멋지네요 ^^
사진방의 사진들도  좋네요
다음달에 뵈요

여름가지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25.♡.160.2) 작성일

햇살이 너무 좋아서, 사진이 잘 나온거랍니다^^.

10월 한달 잘~ 보내세요.

김미영님의 댓글

김미영 아이피 (49.♡.9.208) 작성일

저도 마치 그 자리에 있었던 것 같습니다.벌써 그립네요.여름가지님 글과 사진 잘 보았습니다.일혜언니가 따르는 커피의 향기가 사진에서 스며 나오는것 같아요~~~저와 쎄미는 호주로 잘 돌아왔습니다.^^

여름가지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25.♡.160.2) 작성일

미영씨! 호주에 잘 돌아가셨군요.

한번 보았지만, 강렬하게 기억에 남네요 ㅋㅋ.

가끔 들러서 호주소식, 사진 올려 주세요.

무척 반갑게 읽을 것 같아요^^
(캥거루고기로 만든 햄버거 꼭 먹어 보고 싶어요ㅋㅋ.)

일혜님의 댓글

일혜 아이피 (125.♡.156.250) 작성일

가을안에 이쁜 파랑을 잔뜩 담아 놓으셨네요.
그래요.
가을 안에 유난히 파랑이 많지요.
가지님 후기 고맙습니다.

미영씨는 쎄미와의 일상 잘 살고 있겠지요.
저도 캥거루고기로 만든 햄버거 먹어 보고 싶네요.
사진으로 호주에서의 삶 가끔씩 보내주세요.
저의 정직한 마음 알아줘서 참 고마웠고 다른 형태로 우린 늘 만나고 있다고 생각해요.
흙을 만질 때 생각날겁니다.

미경님 이번에 참 편안해 보이시던데.
다음 모임 때도 일찍 만나서 커피 나누며 좋은 시간 가져요.
우리..

myh님의 댓글의 댓글

myh 아이피 (220.♡.220.120) 작성일

그러게요  사진속의 제 얼굴도 편안하네요
다음달은  일찍가서  다방커피 안마시고
기다리께요^^  ~~

여름가지님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25.♡.160.2) 작성일

가을!,

아직 클라이막스는 아니죠?!,

노랗게 물들어가는 은행잎에 푸른기가 조금 남아있을때

가장 윤이나고, 그 푸르름이 가장 아름다운 것 같아요.

아마 11월 모임때즈음이면 그 은행잎을 볼 수 있지 않을까요^^?!!

돌도사님의 댓글

돌도사 아이피 (210.♡.134.202) 작성일

순간 순간 올라오는 감정이...
기분 나쁜 감정이 올라온다면
그 기분 나쁜 감정 속에
사실은 꼭 기분 나쁜 감정만이 아닌
기분 좋은 감정도 동시에 올라온다는 사실도
요즘 느낍니다.
여기서 스스로가 자꾸 취사선택을 하는 모습을 봅니다.
상황과는 아무런 관계없이
자기 입맛에 맞추어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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