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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2. 산청모임(69.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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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름가지 (183.♡.203.138) 댓글 7건 조회 9,753회 작성일 17-02-12 1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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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관산에서 바라본 다도해, 제가 제일 좋아하는 풍경중 하나입니다~.

1월 어느날 잔잔하고 맑은 오전 들판을 산책하고 왔습니다. 차가우면서도 어떤 생명을 간직한 생생한 공기를 품은 바람이 봄의 설렘을 전하는듯 했습니다. 아직도 그 서늘한 기운이 가슴 복판을 흐르고 있는듯한데요, 아주 잔잔하면서도 기분 좋은 산책이었습니다. 마른 풀잎들은 서걱이며 바람의 소리를 전해주었고, 잎을 다 떨군 커다란 겨울 나무들은 자신의 지향점이 푸른 하늘임을 보다 단순하면서도 명료하게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다 아버지 묘소를 찾아 인사를 드려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렇게 했습니다. 아버지가 미울땐 그 미움을 따랐고, 이젠 아버지에게 인사드려야겠다는 마음이 올라오니 그 마음을 따릅니다. 제게 그날의 시원한 생명을 품은 바람은 화해와 소통을 전하는 바람이기도 했습니다.




●어제 저녁에 운동하러 갔다가 달을 보았는데, 그 자리에 그대로 제가 굳어 버렸습니다. 달이 너무나 아름다웠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정월대보름, 한해의 평안을 기원하며 음식을 나눠 먹는 날이고, 새해 복많이 받으라고 덕담도 주고받는 날입니다. 그런데 새해 복많이 받으라는 말은 별로 정확한 표현이 아닙니다. 받아야할 복은 우리가 이미 다 받아있습니다. 무엇인가를 더 소유함으로서 복을 얻는게 아닙니다. 그것은 하나의 덤일 뿐입니다. 우리가 본래 타고난 복은 언제나 있는 것이고, 원래 있는 것이기에 잃어버릴 수 없고, 따로 얻을 것이 없기에 참된 복입니다.


도덕경 69장. 자기 삶의 진정한 주인이 되는 길.
용병술에 다음과 같은 말이 있다. "나는 감히 주인이 되려 하기보다는 객이 되며, 감히 한치를 전진하기보다는 한 자를 물러난다." 이를 일컬어 나아감이 없이 나아간다 하고, 팔뚝 없이 소매를 걷어붙인다 하며, 무기 없이 무기를 들고, 적 없이 적을 잡아당긴다고 한다. 적을 가볍게 여기는 것보다 큰 화가 없나니, 적을 가볍게 여기면 나의 보물을 거의 다 잃어버리게 된다. 그러므로 군사를 일으켜 서로 싸울 때에는 슬퍼하는 자가 이긴다. 

●이 이야기는 내가 내 자신과 싸우는 우리 내면의 전쟁에 관한 이야기이고, 이 전쟁이 끝이나면 진정한 자신으로 우뚝 설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기삶의 진정한 주인되는 삶은 어떤 모습이겠습니까? 당당하고, 책임감이 있고, 언제나 긍정적이고, 나를 주인으로 존중하듯 남도 주인으로 존중하고, 그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편안함을 지니고, 단호한 결단력,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자기 주관이  확실한 모습을 지니고, 자신을 사랑하고, 자비롭고, 겸손하고, 자신감이 넘치는 등등 많은 모습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모습들이 지금의 모습인가요? 아니면 미래의 모습입니까?, 여러분은 진정한 자신의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습니까? 지금 열거한 모습들은 우리가 동경하는 미래의 모습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그러지 못한 것입니다.
 그렇다면 진정한 자신으로 살아가지 못하는 모습은 무엇이 있습니까? 눈치보고, 칭찬과 인정을 바라고, 우유부단하고, 자기연민에 빠지고, 남탓을 하고, 게으르고, 척/체하고, 후회하고, 흔들리고, 긴장하고 위축되는, 이런 모습들은 나답지 못하고, 마음에 들지 않고, 그래서 고치고 바꾸고 싶은, 그렇게 해서 미래에 완전해지고 싶은.....우리는 진정한 나다운 모습의 완성을 미래에 두고 그걸 이루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고 수고하는데, 과연 그렇게 해서 목표에 도달한 사람이 몇이나 될까요? 당당하고 긍정적인 모습은 노력하고 수고해서 미래에 만나게될 그 무엇이 아니라, 뜻밖에도 지금 얻을 수 있는 것일 수 있습니다. 결심하고 다짐해서 이루어지면 좋은데, 그래서 우유부단한 자신을 그렇지 않은 자신으로 바꾸려고 노력하는데, 만약 그게 잘 안되었을땐 어떻습니까? 게으르지 않으려고 노력하는데, 만약 그게 잘 안되면 어떻습니까?, 그때 매번 우유부단하고 게으른 자신과 싸우게 됩니다. 남을 탓하는 마음이 안 일어나면 좋은데 그게 일어나면 또 그것과 싸우게 됩니다. 그게 내면의 전쟁입니다.


야마꼬님이 만든 계란 말이 인데요, 매생이를 잘게 썰어 넣은 것입니다. 저는 이것을 보며 잠시 철학적(?) 사색에 빠졌는데요ㅋ, 과연 이걸 먹으라고 내주신것인가 아니면 눈으로 보기만 하라는 것인가? 자못 그 의도가 의심스러워졌습니다. 그 빛깔이 너무나 아름다워 잠시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젓가락은 대볼 엄두도 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걸 덥석 집어 입에 넣으신 분은 정말 용감하거나 or 미학적 감각이 없다하겠습니다~~~아마도 선생님이 제일 먼저 냉큼~~집어 입에 넣었을것 같은데요 ㅋ



●우유부단과 마음에 흔들림이 올라올 때 우리는 대뜸 그것을 조절하고 통제해서 없애려합니다. 전쟁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노자는 반대로 이야기합니다. 제가 우유부단의 대가입니다. 저는 무엇인가를 선택하는게 어렵습니다. 내 생각과 감정대로 살아본 적이 없고, 끊임없이 눈치보고 살았기에 내 마음에 드는 게 무엇인지 모르겠고 그래서 선택을 을 잘 하지 못합니다. 옛날 제 누님이 양복을 사준다고 저를 백화점엘 데리고 갔습니다. 그리고 저보고 양복을 고르라고 하는데, 저는 잘 고르지 못했습니다. 무슨 옷을 골라야할지 잘 모르겠고 또 이때 강박이 올라옵니다. '너는 네가 좋아하는 것도 모르니?'하는 소릴 듣게 될까봐, 빨리 골라야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넥타이를 골라야하는데, 무슨 색을 골라야할지 몰라 땀을 삐질삐질 흘리는, 또 남의 말에 너무 쉽게 흔들리고, 또 이런 초라한 모습이 너무나 싫고, 너무 허둥대기만 하는 이런 내 존재가 너무 싫어 끊임없이 노력하고 다짐과 수고를 통해 바꾸려했었습니다. 
 어떻게 이 내면의 전쟁을 끝낼 수 있을까요? 아무리 싸워봐야 안됩니다. 된듯하면 아니고, 좀 분명하다 싶으면 곧이어 뒤죽박죽되어버리고, 그렇게 애쓰다 애쓰다 고통과 목마름이 깊어지면 손과 무기를 점차 내려놓게 됩니다. 그렇게 물러나고 싸우려하지 않을 때, 거기에서 에너지가 솟구칩니다. 싸워도 결국 안되는구나하는 맘이 51%만 되어도 바뀌기 시작합니다. 
 우유부단이 올라왔을 때 정말 많이 노력했는데 안되더라, 내가 정말 많이 노력했는데도 불구하고 정말 안되더라는 자각이 오면, 그때 절망하게 되는데, 그렇게 되었을 때 전쟁을 그칠 수 있습니다. 내가 꿈꾸는 자기다운 삶은 노력 속에 있지 않고 '노력을 그쳤을 때'오는 것입니다. 

●'우유부단, 잡생각' 이것들이 올라오면 쪽팔리고 수치스럽게 느껴지는데, 그때 그것을 정리하려하지 말고 그것을있는 그대로 무한히 허용해 주십시오. 제가 단언할 수 있습니다. 지금 올라오는 것과 싸워서 절대 이길 수 없습니다. 지금 올라오는 것은 그것을 막으려 드는 '나'보다 더욱 거대한 에너지입니다. 조작하고 통제하면 잠시 사라진 듯 보이지만, 그것은 사라진 것이 아니고 밑에 잠복해 있을 뿐 분명히 다시 찾아 옵니다.
 우유부단한 모습이 올라오면 남들이 나를 어떻게 볼까하는 두려운 마음이 들고, 그래서 고치고 바꾸려하는데, 그때 그렇게 하는 것을 멈추고, 그 우유부단한 모습을 모두 허용해 보는 것입니다. 나의 이 우유부단으로 남들이 나를 다 떠나더라도 한번 허용해 보는 것입니다. 기다려주고, 괜찮다고 토닥여주고, 마음껏 그 우유부단을 허용해 주는 것입니다. 이게 바꾸려 들고 고치려들고 강요하면 절대 없어지지가 않는데, 이제 이게 나로부터 인정과 허용을 받았습니다. 나로부터 존중받았습니다. 그러니 이게 이젠 신이 납니다. 이렇게 신이난 이것은 '제행무상', 마음껏 자신을 펼치다 결국 사라집니다. 자신의 모습, 그 우유부단을 마음껏 펼치다 사라집니다. 

●싸움을 내려 놓으니, 애들이 자신을 마음껏 펼치는데, 그때 자각이 옵니다. 난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 순간을 100%경험한 것 밖에 없는데, 내가 경험한 것은 우유부단인데, 이것에 절대 물들지 않는, 어떤 전혀 다른 에너지/생명력/다른 이해를 자각하게 됩니다. 
 마음은 잠시도 가만있지 않습니다. 물결이 자꾸 일어납니다. 거칠고, 찝찝하고, 눈치보는, 이때 우리가 오해하는 것은 기쁘고 당당한 것만 일어나면 상관없는데, 그래서 찝찝하고, 눈치보는 물결이 일어나면 이것을 조절하고 통제하려 드는데 이것은 물결에 묶인 것이고 물결과 싸우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쟁을 내려놓고 멈추면, 물결은 그대로 물결인데, 이게 본래 '물'이었다는 새로운 이해가 옵니다. 물결은 물이 있기에 일어납니다. 이때 싸움을 멈추면 물결에만 매여있던 그것이 그 본바탕인 '물'을 보게 됩니다. 


저 멀리 강진만이 호수처럼 보입니다. 

조셉 캠벨은 스타워즈의 주인공 아나킨 스카이워커처럼 관료화/기계화된 어둠의 힘(다크 포스)을 물리치고 자신의 삶을 완성하고 거기에서 얻은 지혜를 가져와 사람들을 이롭게 하는 삶을 '신화속 영웅의 길'이라고 표현했고, 기태선생님은 제가 몇해전 내 자신을 직면하기 시작하면서 힘들어 할때, 자기자신을 만나고 고통을 겪으며 가는 길 그것을 일러 '장엄하다'고 말한다며 저를 위로해 주었습니다. '장엄하다'는 말이 제게 큰 힘이 되었다는 것은 두 말할 필요도 없습니다. '신화속 영웅의 길', '장엄한 풍경'은 세상 밖에만 존재하는게 아니라, 내 자신의 내면, 내가 내 자신을 만나가는 길에 가득한 모험으로 펼쳐져 있음을 깨닫습니다.


●이분은 외국유학을 다녀오고 대학교수입니다. 사회적 스펙이 대단한 분이신데, 이분이 자기 삶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나를 처음만나는 자리에서 울면서 '선생님, 제 인생은 지옥입니다. 떠밀려온 인생입니다.'하고 말합니다. 집안에서 유학가라니까 유학을 다녀오고, 이과가 좋으니 집안에서 가라는 과로 진학을 하게되는, 자기가 살아온 삶 전부가 떠밀려서 이루어진....그러면서 이분은 자기 인생에서 '게으름'하나만 사라지면 자기 삶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제게 말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이뿐께 말했습니다. 당신은 사실 '게으른 적'이 한/번/도 없다. 게으름이 올라오기만 하면 끊임없이 다른 것을 찾아서 했기 때문이다. 게으름을 극복하려는 마음을 내려놓고 한번 전적으로 게을러보라고 제가 실험을 제안했고, 이분은 실험을 통해 사흘만에 자신에 대한 새로운 자각을 하게 됩니다.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았지만, 그래서 그냥 그치면, 물결을 바꾸려하면 끊임없이 괴로울 수밖에 없는데, 그 물결을 바꾸려는 행위를 그치기만하면 그때 비로소 자기자신으로 존재하기 시작합니다. 여전히 우유부단이 올라오지만, 이젠 이게 별로 힘들지 않게 됩니다. 늘 그 우유부단을 어떻게 해보려 싸우는 그래서 물결에만 매여있다가,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어떤 평화, 안도감같은, 설명할 수 없는 자각이 저 깊숙한 곳에서 올라옵니다. 이게 설명이 잘 안되는 것인데, 이걸 한번 경험하면 이후로부터는 그 어떤 것으로부터도 배우고 성장할 수 있게 됩니다. 

●내가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하려들었기에 드러나지 못했던 것이, 내가 내버려두고 아무것도 하지 않았을 때 비로소 이 모든 것이 생명이고 에너지였다는 그 자각이 스스로 드러납니다. 도달하고, 노력하고, 싸우면서 삶의 에너지를 다 빼앗겨 버리는데, 그 전쟁을 멈출 때 그 하나하나의 에너지가 자신을 살리는 것으로 돌아섭니다. 수고하고 노력을 통해 애쓰는 한, 이 '나'가 있는 한, 이 근원, 우주적 에너지는 절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것을 멈출 때, 스스로 배우게 되고 기가 막힌 일들이 벌어집니다. 그런데 우리는 이것을 믿지 못하고 지금 일어나는 것을 다른 것으로 바꾸려 합니다. 

●주인이란, 진짜 주인다운 것이란, 내 안에서 올라오는그 어떤 것이든 내가 책임지고, 그 전부가 나라고 여기는, 이게 진짜 주인되는 것입니다. 그 어떤 것도 바꾸거나 고치려하지 않고, 지금 일어나는 이것 그대로 만나고 허용하는 것입니다. 이게 싸우려들지 않는 것이고, 그랬을 때 근원이 드러납니다. 이렇게 한번 만나고 나면 더 이상 이것에 손을 대지 않게 되고 평화를 만나게 되고, 그때 깨닫는 것이 본래 전쟁은 끝나있었다는, 바다에서 파도가 일어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것인데, 스스로 전쟁을 벌여왔다는, 자기가 자업자득, 자승자박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제가 깨달음을 얻었다면 지금 설명하는 이것입니다. 지금 이대로 완전하다면 또다른 완전을 향해 나아가겠습니까? 지금이 부족하다 여기기에 완성을 향해 가는 것입니다. 진실로 지금 멈추어보면, 원래 있었기에 잃어 버리지 않았던, 내가 '알았어'하는 것도 없는, 그렇게 되면 다른 사람의 전쟁도 끝낼 수 있습니다. 
 말을 끌고 물가로 갈 수는 있지만, 물을 마시는 것은 여러분 자신입니다. 지금 일어나는 그 무엇이든 상관없습니다. '게으름, 우유부단' 늘 외면해왔던 그것들과 있어보면, 그때 내가 '게으름, 우유부단'때문에 목마른게 아니라, 그것을 외면하고 다른 것을 찾았기에 목말랐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여러분이 외면하고 죽여버리고 싶은 그것이 영원히 목마르지 않는 샘물입니다. 여러분의 마음안에서 지금 일어나는 그것이 영원한 샘물입니다. 여기까지 제가 인도할 수 있지만, 그 물을 마시는 것은 오로지 여러분의 몫입니다. 


야단법석의 자리. 오늘 정말 중요한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갔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유한한 지상적 육신을 십자가에 달아 갈가리 찢기게 하고, 이 찢김을 통하여 지상의 고통을 초월해 있는 영적인 곳으로 들어갑니다. 십자가 중에는 '승리한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십자가도 있습니다. 이 십자가에 달린 예수는 고개를 숙이고 있는 예수, 피를 흘리고 있는 예수가 아니라, 흡사 자진해서 십자가까지 온 사람 모양으로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눈을 뜨고 있는 예수입니다. 성 아우구스티누스는, 예수는 신부를 맞으러 가는 신랑처럼 십자가로 걸어갔다고 어디에선가 쓰고 있습니다.<조셉 캠벨>

선생님은 항상, 자진해서 십자가를 지는 승리한 그리스도의 모습인데요, 선생님은 저의 룰모델이시니 저도 한번쯤은 신부를 맞으러 가는 신랑처럼, 저의 십자가로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걸어가 보겠습니다. 


●게으름을 성실로 바꿀 수 있을 것 같고, 수행하고 노력하면 목적한 바를 이룰 수 있을 것같은데, 그것이 '적을 가볍게 여기는'것입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바꾸어 괜찮은 사람이 되려하는데, 이게 '욕망'입니다. 이렇게 되면 자신의 평화를 다 잃어 버립니다. 그러니 자기 안에서 일어나는 부족한 것을 극복해야할 대상으로 보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아야합니다. 이게 '슬퍼하는 자'의 모습입니다. 

●석가모니는 6년 설산고행을 했습니다. 자기자신과 극한의 싸움을 했습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모든 행위를 다 해보았습니다. 그러고 나서 보리수 나무아래에 앉아 '나는 절대 움직이지 않겠다.'하고 자신을 찾아온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입니다. 그대로의 자신을 전부 받아들입니다. 이와같이, 지금 자기에게 있는 보물을 얻는 방법은 그치는 것입니다. 그렇게 그치면 전쟁이 끝이 나고 근원이 드러납니다. 그렇게 되면 우리 마음에 온갖 것들이 다 일어나지만 결코 그것에 물들지 않게 됩니다. 

●진정한 주인된 삶은 지금 여러분입니다. 다만 주인되려하기에 매이게 되고, 종이 됩니다. 지금 이순간 있는 그대로 존재하면, 비로소 자신을 믿어주면, 여러분 자신에게로 눈길을 돌이키고, 늘 힘들어하는 여러분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주면, 그래서 비로소 정직하게 자신을 만나면, 그러면서 치를 것은 치르면서 여러분의 삶을 뚜벅뚜벅 걸어가는.....


<야단법석>

●들에 펼쳐진 진리의 자리, 거침없이 이야기를 나누는, 치열하게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입니다. 강의와는 다른 성격의, 내 자신의 구체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리이기에 거침없이 질문하십시오. 일상을 살아가면서 힘들어질 때가 있는데 그때가 기회이고, 또 지금 이 자리도 기회입니다. 이런 기회들을 통해 여러분들이 깨어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저는 대인관계가 힘들었고, 자꾸 긴장하고, 그런 것들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했습니다. 마음공부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노력해왔는데, 선생님 말씀이 무척 간다단한데, '지금 여기 있어'하는데 현실에서 실천해 보면, 그게 정말 쉽지 않았습니다. 그럼에도 이 길밖에 없다는 확신이 생깁니다. 이 길을 가면 더 편안해지는 것 같다가, 더 힘들어지기도 하는데, 그런 것을 어떻게 할 수 가 없더라고요. 더 뒤집어지고, 더 힘들어지고, 선생님 강의에서 피하지 말라는 말을 듣고, 그렇게 실천했는데 더 힘들어집니다. 이전에 직면하지 않았을땐 어떡해서든 대충 수습하며 살았는데, 지금은 주변에 더 사람이 없게되고 더 힘들어 졌습니다. 주변에서 모든 사람이 다 떠나더라도 이 길을 가야겠다, 내가 한번 죽어야겠다는 감정상태에 있습니다. 제게 있어 제일 힘든 상황은, 모호한/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이전 같으면 대충 해결했을 것인데, 지금 그것을 직면하고 있는데, 그 혼란스러운 상태가 6개월째 계속되고 있습니다. 그 상황이 너무 힘들고 기진맥진입니다. 그래서 내가 가는 이 길이 맞나?하는 의구심도 생기고, 지금 6개월째인데, 이 기간은 내가 정할 수 없고, 또 내가 지금 할 수 있는게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긴장하는 것을 받아들이려고 노력하는데, 어느 순간 감당할 수 없는 것이 찾아오고, '내가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구나'하는데 '진실로'그러면 그 즉시 깨어납니다. 그런데 그게 지속되고 있다는 것은 무엇인가를 하고 계시다는 것입니다. 지금 6개월 지속되는 동안 지치고 힘들다고 하셨는데, 당신은 한번도 해본적이 없습니다. 이미 당신은 '이렇게 하면 편안해질거야'하는 답을 가지고 그것을 경험하기에 그것이 끝나지 않습니다. 그렇게하면 그것은 6개월이 아니라 600년 가게 됩니다. 그 마음의 밑바탕에 무엇인가를 하려드는, 할 수 있는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하면서도, 빨리 이 상황이 해결되길 바라는, 그렇기에 이 반복이 괴롭습니다. 자기가 정해놓은 답을 가지고 있기에 힘듭니다. 이것은 즉각적인 깨달음입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대로이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깨달음이 왜 일어나지 않느냐면, '이것을 하고 나면 편안해질거야.'하는 이 고통이 빨리 끝나기를 바라는 바탕에서 경험하려 들기에 그렇습니다. 사실은 시늉만 있기에 그렇습니다. 답이 없어야 답이 나타납니다. '진실로' 모든 것이 뒤죽박죽인 그 힘든 상태에 있으면 그 즉시로 끝이 납니다. 

○제가 진실로 그 상태에 있지 않았다는 것이잖아요? 지금 이것이 빨리 해결되길 바라며 시늉만했다는 것이지요?!!!

●예, 맞습니다. 힘들지 않고 싶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을 시도했다는 것입니다. 뒤죽박죽이 아닌 상태가 되고 싶어서 그걸 시도하기에 그랬다는 것입니다. 답이 아닌 것을 답으로 잡고 있기에 답이 오지 않습니다. 진실로 이 순간이외의 것이 없다는 것을 알면, 지금 올라오는 것을 피하지 않고 전적으로 받아들이면 끝이 납니다. 진실로 다른 것을 찾는 마음이 내려져 있고 지금 올라오는 것을 허용하면 힘드는데, 희안하게 편안함을 맛보게 됩니다. 새로운 에너지, 그 어디에도 물들지 않는 평화를 맛보게 됩니다. 혼란, 뒤죽박죽이 일어나는데 그 어디에도 물들지 않는 허공같은 것을 맛보게 되는데, 그러고 나면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 다음에 그런 혼란이 다시 오더라도 절대 그것에 물들지 않습니다. 

○ 지금 올라온 혼란스러운 것 안에 있지 못한 것이네요. 그러면 진심으로 지금 여기에 있는게 쉽지 않네요?

●아니요, 정말 쉽습니다. 살려는 마음이 뚝 끊어지면 되는데, 살려고 애를 쓰면 절대 되지가 않습니다. 자기 마음을 알면 됩니다. 자기가 진실로 할 수 있는게 없는데, '내가 자꾸 살고 싶어 하는구나'하고 그 밑바탕의 마음을 인정하고 시인하고, 그 마음을 감각하게 되면, 그것으로 놓게 됩니다. 그 밑의 마음을 진정으로 바라보게 되면 놓을 힘이 생기게되고 그렇게되면 쉽게 됩니다.

○긴장, 혼란이 올라오면, 사실은 싫은데, 선생님이 말씀하신 그것속에 있어야 하다는 말을 듣고, 마지못해 그렇게 했던 것 같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니 그것을 정말 발로 차고 싶었는데, 마지못해 그것을 했던 것 같습니다.

●이제 제대로 알았습니다. 아, 내가 정말로는 밀어내고 있었구나하는 이해가 오면, 다음에 그것이 오면, 내가 또 이것을 밀어내고 있구나하는 밑의 마음을 더욱 보게 되고, 그 감각이 당신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점심으로 야마꼬님과 여러분들의 도움으로 맛있는 떡국을 먹었습니다.  감사합니다. 그런데 여기 사진에 나오는 말돌이는 떡국먹을 자격이 없는데 맛있게 먹고 있네요~ㅋ, 제가 책을 선물했는데, 자기는 이런 주제를 싫어한다고 옆에 있는 누나를 줘 버리네요~~~.(선물은 주고나면 선물을 받은 사람의 것이니 그 사람의 처분을 따를 뿐, 자격이없는 내가 자격을 운운하다니 ㅋ) 



●사실 '명상한다, 공부한다, 탐구한다'는 것은 실상을 본다는 의미입니다. '밀어내는 것을 알아차린다'고 말씀하셨는데, 이때 '알아차림에는 두가지가 있습니다. 자신이 그것으로부터 도망가고 있구나하는, 진실로 인정하고 시인하는 알아차림이 있고, 그와는 달리 알아차린다는 것으로 도망가는게 있습니다. 알아차린 다는 것으로 지금 올라오는 것을 컨트롤하고  통제하려하는 것은 당사자를 더욱 힘들게하고 목마르게 합니다. 
 내가 지금까지 받아들인다고 하면서도 내치고 도망쳤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인정하면, 다음에 또다시 그것을 알아차리고 받아들이고 할 것이 없습니다. '알아차리고, 받아들이고' 이전에 내가 그러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알아차림'이란 용어와는 상관없이 자신이 진정으로 도망치고 있구나하며 인정하고 시인하는 것이지, 이것을 알아차리면 깨달음을 얻는다는 목표와 의도를 가지고 하면 그것은 백날 해봐야 의미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나답게 삶의 주인이 되어 가는 것인데, 남이 어떻게 볼 것인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당신이 힘들어 하는 것은 '불안'입니다. 이 불안이 올 때 해결할 방법이 없습니다. 정말 방법이 없습니다. 어떻게 해소할 방법이 없음을 그 순간 알면 '진실로'알면 그 순간 해결됩니다. 당신은 '방법이 없는 것 같아요'라고 말하는데, 그것은 지식일 뿐이고, 그것이 가슴으로 내려와야 합니다. 그래서 진실로 방법이 없으면 됩니다. 그런데 당신은 끊임없이 방법이 없어요하면서도 불안에 머무를 수 있는 방법을 찾습니다. 그 방법에 관한 이야기는 다른 사람과 책에서 당신은 충분히 얻었습니다. 그러니 이것을 제게 묻지 마시고 자신에게 물으십시오. 당신은 저와 인연이 비교적 오래되었는데, 처음에 왔을때와 똑같은 질문을 지금 하고 있습니다. 이 반복을 끝낼 방법을 남에게 묻지 말고 자신에게 물으십시오. 다른 사람의 답은 자기의 답이 아닙니다. 당신은 밖으로부터 들을 수 있는 답은 다 들어 보았지만 해결하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이제 그것을 그만하고 자신에게 물으십시오. '방법이 없다고 하면서 방법을 찾는' 내가 자신에게 속고 있다는 것을 알았으니 이젠 당신 자신에게 물으십시오. 

●많은 사람들이 자유를 구한다고 하면서도 진실로 자유를 구하지는 않습니다. 진짜 자유롭게 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적당한 평판(나는 도를 추구하는 사람이야)을 추구하며 살아가는 것입니다. 이러면 적당히 자기만족도 되고 말입니다. '당신은 정말 자유를 원하십니까?'

○제가 절에 다니고 수행을 하면서 '도움'을 많이 받았습니다. 그래서인지 아직도 '밖'에서 찾고 있는 것 같습니다. 선생님이 말씀하신게 무엇인지 '정말'궁금하거든요. 

●이젠 정말 때가 되었습니다. 그러니 자기자신에게 묻고 찾아가십시오. 밖에서 답을 구해 그 답대로 하려하지 말고, 자기자신에게 물어 그것을 찾아가십시오. 그러면 그 목마름이 더욱 깊어질 것이고, 그 답을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달을 가리키면 달을 보면 되는데, 자꾸 손가락을 봅니다. 자꾸 지금을 통해 미래를 바랍니다. '인생의 목적이 무엇입니까?' 인생의 목적은 이미 이루어져 있고, 그냥 사는 것입니다. 불안하면 그냥 불안해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있어보면 충만, 평안 이게 옵니다. 그리고 이 평화는 본래 있는 것이기에 미래에 이루어야 할 '목표'가 될 수 없습니다. 지금 모습이 아닌 다른 것을 찾는 마음을 얼마나 내려 놓았는가에 따라 지금의 평화를 누릴 수 있습니다. 고통의 깊이가 큰 사람은 '이렇게 하면 저렇게 된다'에서 포인트가 '저렇게 된다'가 아닌 '이렇게 하면'에 있게 되고, 그 즉시로 깨어나게 됩니다.

눈 오는날, 차를 타고가다 내려서 눈보라를 맞으며 찍었습니다. 이런 짓궂은 날씨는 항상 뭔가 짜릿함이 있습니다. 작은 행복을 주는 짜릿함이 느껴지나요?!!!!

Dear Mother

              김윤아(자우림)

당신의 바람대로 착한 아이가 되려고
무던히도 애를 썼지만
당신에겐 그걸로 충분하지가 않았고
아직 어린 나의 인생을 실패다, 끝났다 했지.
세상은 이렇게 아름다운데
왜 나를 그런 작은 구덩이에 밀어 넣었나요?
눈 감은 채, 귀 막은 채, 입 닫은 채,
마치 죽은 채 살기 바란 건가요?
이대로의 나를, 모자란 나를,
사랑해 주면 안 됐나요?
왜 나론 안 되나요?
왜 내가 미웠나요?
왜 나를 낳았나요?

얼마전 김윤아의 '타인의 고통'이란 음반을 듣게 되었습니다. 저는 음악이나 음악가를 잘 모르는데, 이름은 생각나지 않지만 어느 음악평론가의 글이  너무 마음에 들어 꼭 김윤아의 음반을  들어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  구입해 들었는데, 너무~ 좋더라고요, 그 목소리가 전하는 아픔과 슬픔에 매료되어 버렸습니다. 그래서 다른 음반들도 몇개 구입해서 들어보는 중, 이 노래가 있더라고요. 그래서 알았습니다. 내가 김윤아씨에게 어떤 특별한 감정을 느끼고 그녀에게 진동했던게 바로 이런 것이 아니었겠나하는.....자식에게 지금 모습과 다른 것을 요구하는 것은, 달리 말하면 자식의 있는 그대로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더 단순하게는 자식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선생님의 말처럼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폭력을 휘두르고 있다는 것입니다.  


○직장에서 상대방이 자신의 일을 하지 않고, 결국 내가 그 일을 하게되는, 그 일을 상대방에게 하라고 말해야 하는데, 그것을 말하지 못합니다. 그리곤 뭐 별로 힘든 일도 아니니 그 사람과 부딪히지 않고 내가 해버리지 하는, 또 그렇게 하다보면 내가 그 사람보다 부족해 보이는.....

●그렇게 하다보면 일이 점점 더 많아지고, 억울함이 쌓이고 결국 폭발하게 됩니다. 얼마전에 다른 사람이 제게 동영상을 보내왔는데, 큰 닭이 병아리를 아프게 쪼으니, 이 병아리가 큰닭에게 집요하게 들이대고 대드니 결국 큰닭이 도망을 갑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이 무엇이냐면, 작은게 작은게 아니라는 것입니다. 당신은 지금 기가 조금 꺾여 있는데, 그렇더라도 '이 일은 당신이 하십시오.'라고 말해 보싮시오. 그렇게 하지 못하면 결국 자기 자신과의 소통이 막히게 되는 것입니다(자기 안의 억울한 감정에 귀를 기울여 주지 않았기에). 그렇게 자기 목소리를 내지 못하면 결국 덤탱이를 쓰게 됩니다. 자기자신의 에너지를 존중해 주십시오. 그것이 자신과 소통하는 것입니다. 

●저는 지금도 성장해 갑니다. 제가 이 자리에 23년째인데, 깨달았으면 끝이지 뭘 더 성장해?라고 말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여전히 어떤 문제에 매이고, 긴장합니다. 그것을 이쪽면으로만 보면 '아직도' 이렇게 나올 수 있습니다. 어떤 깨달은 분의 동영상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분이 말합니다. '찬물을 마시면 찬줄을 알고, 따뜻한 물을 마시면 따뜻한 줄을 아는 것이 법이다.' 진리는 이처럼 평범한 것이다하면서 한마디 덧붙이는데, 우주는 끝이 없으니, 아무리 그 끝을 향해 가더라도 가는게 의미가 없고, 그래서 갈 필요가 없다. 그 끝이 없으니 지금 이 자리가 우주의 중심이고 그 끝을 끝까지 가려는 그 놈이 손해다라고. 본래 끝이 없고 완성이 없습니다. 그러니 끊임없이 배우고 성장하는 것입니다. 저도 이와 같이 새로운 것을 배워가고 성장합니다. 그런 배움을 통해 다른 사람의 문제에 더욱 공감할 수 있습니다. 내가 그것을 거부하면 거기에 갇혀 버리지만, 그 결핍을 통해 그쪽으로 눈을 돌리면 그것을 통해 배우고 성장할 수 있습니다. 무엇인가 소중한 것들을 전달해 주기 위해 끊임없이 올라오는 내 안의 것들을 통해 배우고 성장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 


전주에서 먼 길 달려오시는데, 하시는 일 모두 잘 되길 기도하겠습니다.

모든 고통의 씨앗은 가장 중요한 인간 조건이라고 할 수 있는 인간의 유한성입니다. 인생이라는 것을 알면 이것을 부인할 도리는 없는 것입니다. <조셉 캠벨>

얼마전 온종일 슬픔이 제게 올라왔습니다. 내 몸을 가득 채운 슬픔이 한동안 지속되었습니다. 어머니가 돌아가시면 정말 어머니를 그리워하게 될테고, 그럴때마다 가슴이 먹먹해지겠지!, 때때로 너무나 보고 싶어 가슴이 한참을 아려오고 눈물이 나겠지!, 또 내가 죽게되면 지금 내가 듣는 '아바'의 음악을 더 이상 들을 수 없게 될테고, 내가 보는 이 멋지고 소중한 풍경을 더는 볼 수 없게 되겠지!, 이렇게 보여지고 듣게되는 감각하는 것들과 이별을 해야한다는게 너무나 가슴이 아팠습니다.


○저는 제게 체험이라는게 없고, 그저 선생님의 강의를 듣고, 그러면서 '아, 이거구나'하는 깨달음이 왔고, 그동안 내 안의 것이 확 풀리면서 편안했습니다. 뭔가 특별히 해야할 것을 느끼지 못하고, 별다르게 고통당하거나 힘든 것이 없었고, 수행에도 각자의 길이 있겠거니 생각했었습니다. 그러면서 친구 일선이가 체험하는 것을 저도 체험해 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세끼 밥만먹고 아무것도 하지 말아 보는데, 그러면서 제가 무엇인가를 조작하는 것을 보았고, 남편과의 관계에서도 남편을 비난하는 자신을 보면서 이상하게 그동안 편안했던게 사라지고 뒤죽박죽이 된듯한 느낌, 그러면서 그동안 내가 무엇을 해왔는지 모르겠다는 느낌이 들고, 이런 방식은 내 방식은 아닌 것 같다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당신은 다시 강의를 놓으십시오. 마음공부를 다 놓아버리십시오. 공부를 다 치워 버리십시오. 도덕경이고 뭐고 다 치워버리고, 아무것도 하지 말고 마음껏 헝클어진 자신을 만나십시오.

○헝클어진 순간에 내가 지금껏 무엇인가를 가리고 있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그리고 내가 살아가면서 돌부리에 한번도 걸리지 않았다는게 의문스러웠습니다. 내가 내 자신을 싸고 포장하고 있다는 것을 자꾸 느낍니다. 나를 싸고 있는 나, 취할 정도로 술을 많이 먹더라도 절대  취하지 않는, 숨기고 싶은 무엇인가 큰게 있는 것 같은데?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그것이 드러납니다. 깨달음은 날 것입니다. 당신은 지금 틈이 갈라지는 것이고, 뒤죽박죽이 되는 것인데 그게 정말 다행입니다. 당신의 생명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자기자신을 만나가십시오.  



○남편은 마누라 잘 얻은 사람이란 소릴 듣습니다. 저는 결혼생활하면서 남편에게 무엇인가 특별하게 요구한 적이 없었는데, 어느 순간 남편과의 관계에서 내가 모든 것을 다 하게 되는, 그러다 이젠 내가 힘들어 지니까 남편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게 됩니다. 내가 무슨 일을 계획하고 실행할 때 늘 나 혼자 스스로 결정하고 하게되는데, 이번에 제가 사업의 규모를 키워서 하게되었습니다. 돈의 투자규모가 크니까 제가 불안하고 힘들고, 무기력해 지기도 했는데, 그러면서 남편에 대한 기대가 있어 남편에게 서운해하는 감정이 올라오고, 내가 이 남자와 평생을 살아가야하나 하는 생각이 들고, 이 생각을 숨기면 내가 위선적이 되는 것 같고, 그래서 이런 이야기를 솔직하게 남편에게 이야기해야한다는 생각이 드는데....

●이런 표현이 맞지 않을 수도 있는데, 당신은 착한 여자 콤플렉스입니다. 아무런 문제가 없는 강한 사람이고 싶어합니다. 이런 '상'은 엄청난 억압을 가져 옵니다. 고통이 참 감사한 것은 그 고통이 숨막힘는 그 상황을 깨뜨리게 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내가 이 남자와 계속 살아야 하나하는 생각도 하게 되는데, 문제가 생기면 우리는 항상 해결책을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의 복잡한 상황이 해결된 답을 요구하는데, 그렇게되면 지금 있는 문제가 보이지 않게 되고 중요한 것을 놓치게 됩니다. 지금, 지진이 일어나고 화산폭발이 일어났다는 것은 참 감사한 일입니다. 아무런 문제 없는 듯 했으나, 사실은 온갖 문제를 스스로 틀어 막아온 삶, 지금 올라오는 깨어진 틈에서 보이는 그것, 내가 놓쳤던 소리들에 좀더 귀를 기울이다 보면 그 혼란이 나를 일으켜 세우는 큰 힘이 됩니다. 
  우주의 중심은 여기 지금 이순간입니다. 삶은 예기치 못한 문제들의 연속입니다. 이게 인생은 살만한 게 못돼하고 말할 수 있는데,  이걸 다른 각도로 보면, 깨어 있으면 그런 문제 하나하나를 통해 배우고 성장하게 됩니다. 지금 사업을 확장하면서 올라오는 고통, 이것이 지금 깨어 있을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착한 여자 콤플렉스'라는 자신의 상태를 알고, 이 문제와 고통속에서 자신을 보고 성장해 가는, 그래서 아무런 문제가 없는 나가 아니라, 날 것의 자신을 만나는, 아, 내게 이런 것이 있었구나하는 것을 배우는, '무기력'이라고 했는데, 아, 내가 무기력에 빠졌구나를 아는, 이게 자각인데, 지금 앞에 펼쳐진 삶의 문제들 속에 좀더 풍덩 들어가는, 중요한 것은 지금 앞에 펼쳐진 삶의 진실을 만나는 것이지, 아무런 문제가 없는 듯이 덮는 것이 아닙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겨울숲과 겨울나무가 좋습니다. 그 이유는 잘 모르겠지만, 그 분명하고 명료하고 차가운 것이 좋습니다.

꿈속의 꿈

                에드거 앨런 포

파도에 시달리는 해안의
울부짓음 속에 나 서 있습니다.
내 손에는
금빛 모래를 꼭 쥐고서
얼마 되지도 않는데 그나마
손가락을 빠져나와 바다로 떨어집니다.
내가 울고 있는 동안에 울고 있는 동안에!
오, 신이여, 제가
더 꼭 쥘 수는 없는 것입니까?
오, 신이여, 단 한 개만이라도
잔인한 물결로부터 구할 수는 없는 것입니까?



●사람의 마음은 참 간교합니다. 늘 사랑을 구걸하는 마음에서 당당한 자신을 바랍니다. 그런데 진짜 그런 사람이 되길 원하기 보단, 얼른 당당한 사람이 되고 싶어하고, 문제가 없고, 초라함이 없는 사람이 되고 싶어합니다. 그런 마음이 밑바탕의 마음을 가려 버립니다.
 사랑받고 싶었는데 그게 안되니까 '난 당신 사랑이 필요없어, 난 혼자 잘할 수 있어'하는 또다른 모습으로 바뀐 이것까지 사랑받으려는 모습임을 알았다고 했는데, 이것, 이 몸짓까지도 사랑받기위한 몸짓임을 알았다면, 그 자리에서 펑펑 울게 될 것입니다. '진실로' 그것을 알면 이 사랑받고 싶은 마음이 끊기게 되고 비로소 쉼이 옵니다. 사랑받기위해 몸부림친 자신을 자각하고 그것을 진실로 알면 그 사랑받으려는, 사랑을 구걸하는 마음은 끊어지게 됩니다.


○믿음이 무엇입니까?

●제가 깨닫기전 여기저기 교회집회에 많이 다녔습니다. 거기에 참여한 사람들은 주여~하며 잘 믿더라고요. 그런데 저는 잘 믿어지지가 않았습니다. 그러다 제가 깨닫고 나서 저는 믿음이 무엇인지 알게 되었습니다. 믿음하면 믿을 대상이 필요하게 됩니다. 그러나 진정한 믿음은 대상이 없습니다. 믿음이란 자신을 믿는 것, 자기자신이 되는 것입니다. 저는 눈치보고 초라한 나에서 당당한 나가 되려고 했고, 게으르기만 하면 그런 자신을 정죄하고 그렇게 빈둥대는 자신을 바꾸어 무엇인가 의미있는 행위를 하려 들었습니다. 남들 눈치나 보고, 사랑받으려하는 초라한 내가 싫고 괜찮은 사람이 되고 싶어 '척/체'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 올라오는 불완전하다는 느낌이 잘못이 아닐 수 있습니다. 그 불완전한 느낌이 싫어 저리 가려는 그 노력과 수고, 그 몸짓이 나를 괴롭힌 것일 수 있습니다. 그리고 저는 여기에서 저리로 가려는 그 몸짓을 멈추었습니다. 그러니 제겐 '성실해야해'라는게 없습니다. 그리고 그게 없으니까 '빈둥대는 것' 이대로가 좋습니다. 고요해야된다는 생각이 사라지니까 잡생각이대로 괜찮았습니다. 다른 사람이 되려는 것이 사라지니까 '척/체'가 사라졌습니다. 이와 같이 지금 이대로의 자신으로 있는 것이 '믿음'입니다. 지금 이대로 문제가 없다는 사실을 진실로 알면 지금 이것 아닌 다른 것을 찾지 않을 것입니다. 이게 '믿음'입니다. 

○그러면 '지금 있는 그대로는 뭘까?'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여기 처음 왔으니, '긴장했죠?', 이 '긴장한 나'가 있는 그대로입니다. 그런데 당신은 '긴장하는 자신'이 싫죠? 그래서 긴장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려 합니다. '긴장하는 나'가 있는 그대로이고, 이 마음을 고쳐 '긴장하지 않는 나'로 조작하고 고치려드는 마음을 내려 놓는 것이 있는 그대로입니다. 
 믿음이란 자신이 긴장하고 떨 때 그런 자신을 내치지 않고, 그것을 허용해 주는 것입니다. 혼란스럽고 답답할 때 그것을 내치지 않고 그것을 허용해 주는 것입니다. 내가 그렇게 했을 때 이상하게 다른 사람들이 내게 다가옵니다. 내가 그렇게 내 자신을 믿어 주면, 그동안 문제되었던 모든 것들이 해결됩니다. 이렇게 자신을 허용해 주는 것을 믿음이라 합니다. 길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지금 내 마음안에서 올라오는 감정, 느낌입니다. 내 감정을 외면하지 않고, 이것을 다른 것으로 바꾸려하지 않았을 뿐인데, 어느새 목마르지 않는 자신이 되어있을 것입니다. 

선생님 오늘도 참 감사합니다. 한달에 한번 산청으로 달려 가는것, 기쁘게 선생님을 뵙는 게, 제 삶의 기준점이 되어갑니다. 저는 아무것도 모르는 자이고, 그저 제 자신도 알 수 없는 힘에 이끌려 선생님께 달려갑니다. 그러나 이게 좋다는 것 하나는 분명합니다.


긴글 읽느라 고생하셨습니다.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이 행복하길 바라며.....

노란 산수유꽃 가득한 3월에  뵙겠습니다.




댓글목록

문득님의 댓글

문득 아이피 (211.♡.90.97) 작성일

벌써 산수유 나올 시기가...

이번 호의 사진은, 늘 멋있고 좋았지만 더욱 멋지고 장중한 듯 합니다.
늘~~~ 바탕화면으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읽기에도 힘든 긴 글을 쓰시니라 정말 수고 많으셨고, 고맙습니다!!

'인생의 목적은 이미 이루어져 있고, 그냥 사는 것'
이란 말씀이 이번 달 제 마음을 마구 때리네요.
(근데 이런 말을 마누님께 흉내내서 말하면, 엄청 화를 내고 한심해합니다^^;)

여름가지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83.♡.203.138) 작성일

문득님, 댓글을 읽고 한참을 웃었습니다.
두분이 대화를 나누는 그 장면이 제 머릿속에 재미있게 그려져서 입니다.
(제 생각에는 문득님이 많이 잘못하신것 같아요,
내 인생의 의미는 당신이야~ 해야하지 않았을까하는 ㅋ,
이번 모임에서도 아내의 속마음 '내가 이 남자와 살아 말아~'하는 것으로,
 남편들은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는게 주요 주제였습니다^^.)

장중한 느낌은 아마도 흑백의 톤때문일 것입니다.
예전에는 흑백의 톤을 별로 눈여겨 보지 않았는데,
요즘은 왠지 당기더라고요.......

늘 평안한 날 되세요~~~

돌도사님의 댓글

돌도사 아이피 (211.♡.42.102) 작성일

긴~~~글 감사합니다...*^*...
즐건 하루 되셔요.

여름가지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83.♡.203.138) 작성일

돌도사님도 평안한 하루되세요~~

토토님의 댓글

토토 아이피 (220.♡.118.82) 작성일

에드거 앨런 포 이름 듣기만 했는데, <꿈속의 꿈> 이라는 시 참 좋네요. 저 절규와 비명이 어째 굉장히 익숙하달까. 뭔가. 동일시 되면서 온몸이 찌릿해지면서 하아..저 마음에 동화되는, 그런 내가 짜증나네요 ㅡㅡ^ ㅋㅋㅋ 그리구 정말인지 요 근래 티타임시간중 가장 집중했고, 또 중요한 이야기들이 참 많이 오고갔던 자리였던거 같습니다. 저에게도 의미깊고 ㅋㅋㅋㅋ사람들이 가끔씩 저에게 지나가는말로 " 그래도 꾸역꾸역 잘 온다 ~ 안올거 같드만" 하셔요.  그럼 전 혼자서 속으로 그러죠. "살려고 ㅋㅋㅋ" 인간의 생존본능은 참 위대한듯해요. 봄에 피든 가을에피든, 갑갑한 인간은 언젠가는 피어나겠죠. 오늘 하루도 수고하셨습니다. 내일도 즐거운 하루 되시길 바래요~~

여름가지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83.♡.203.138) 작성일

토토는, 글에 대한 자신의 느낌을 감칠맛 나게 잘 표현하는 것 같아~, 가끔 그런 생각을 함.......
그래, 티타임 시간에 집중하는 거 아주 중요하다고 생각해, 나와는 관련없는 사람의 이야기일지라도.....
이렇게 집중하면, 내게 의미깊은 시간이 되고, 또 이런 집중하는 버릇이 들면, 그것을 바탕으로 살아가면서 집중하는 순간순간이  늘어나더라고, 그리고 그건 삶의 풍요로 연결되는것같아.....

난 '우공이산'이란 사자성어를 가장 좋아해~, 우직한 자가 산을 옮긴다, 남들이 보기엔 '꾸역꾸역'이고 '어리석어'보일지 모르지만, 저 거대한 산의 흙을 한삽한삽 퍼다 나르고 있는거니까, 남들의 말은 상관말라고....(공자의 제자 '증자', 예수의 제자 '베드로', 부처님의 제자 '아난다', 이들은 제자들 중에 가장 둔한 분들이었다고 하지....그러나 가장 위대한 제자이자, 크나큰 성취를 이루신 분들이야........)

끝으로, 토토가 내려준 커피를 마시며 산청모임을 시작하는데, 이번 모임 끝나고 집에와서 있는데, 토토가 생각나고 그게 너무 고맙더라고......이처럼, 만나고 나서 생각나는 존재, 좋은 느낌으로 다가오는  존재가 정말 소중한 사람이야........

노랑나비님의 댓글

노랑나비 아이피 (218.♡.245.204) 작성일

이글을 읽으니까 조금 알것같습니다.
모 단체에 대해 뭐지뭐지 뭔가 모순이 느껴져서 자꾸꺼리는 마음이 들었는데...
되어야할 존재가 아니고 그냥 이대로가 완전한 상태라는거
그래서 멈추라는 샘의 말씀을 이제 이해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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