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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적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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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정리1 (175.♡.2.237) 댓글 2건 조회 8,598회 작성일 17-06-30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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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번에 여름가지 님의 후기밑 "괴로움"이 있다고 적고, 다시 본 글을 적다가 영 아니다 싶어 그냥 그만 뒀던 적이 있습니다.

오늘 다시 들어와 여름가지 님이 댓글을 달아주셔서 지난 번 "괴로움"에 대해서 생각을 해 보았습니다.


아이들이 다 집을 떠나고 집은 언제나 거의 휑하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쓸쓸하다거나 외롭다거나 그런 감정들때문에 힘들다고 느끼지는 않는 편이에요. 저는 어떤 감정이 올라오면 제 감정을 잘게잘게 쪼개어 분석하는 편입니다.

지금 왜 외롭지? 쓸쓸하지? 불안하지? 왜? 왜? 왜? 그러다보면 대개는 "잘은 모르겠지만.." 이 아니라, 거의 분명한 이유가 있더군요.  불안하고 힘든 감정의 근간에는 대개는 나의 불성실, 고집스러움, 잘난 체하다가 쪽팔렸던 거(등등 나의 어떤 부정적인 면)등 회피하고 싶은 게 대부분이지만 어느땐  그런 것과는 별개로 대책없이 불쑥 불쑥 고통스러운 감정들(예를들어, 쓸쓸하다, 외롭다, 죽고싶다..)때문에 어떻게 처리할지를 몰라 당황스러울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이유가 불명확한 감정들인 쓸쓸함, 외로움 등등은 사람이 그리워서는 아닌 것 같고...,

쓸쓸함이나 혹은 외로움도 허기나 갈증과 같은 신체 상태라고 생각하면 그냥 덤덤하게 버틸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쓸쓸함. 텅 빈. 

어딘가 에러가 있는 체내 시스템의 블루스크린 정도로 가볍게...



며칠 전,


sns에서 생기발랄한 "그녀"를 엿보게 되었습니다.


"나는 지금 25살인데, 25살인 지금의 나도 너무 좋지만, 10년 후의 나는 또 얼마나 좋을 수 있을까 싶어 가슴이 두근거린다"


세상에...이토록 매력적인 문장을 내가 언제 봤었나 싶었어요.

문장이 주는  강렬함에 부럼움과 그리고 다소의 질투 섞인 아픔이 내 가슴에서 팝콘 튀듯이 튀어오르더군요.


나는 이렇게 온갖 마음공부 싸이트를 돌아다니고, 마음에 관한 책을 읽었고, 읽고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통은 모양을 달리할 뿐 시시때때로 불쑥 튀어나오는데

(물론 대책없이 당하진 않습니다! )

25살의 그녀는 거침없이 자신을 사랑하고 있더군요. 

닉네임도 "있는 그대로".


보통의 사람들은 타인의 눈에 비친 자기를 알고 싶어하는데 

어쩌면 그녀는 그런 욕망자체가 없는 것이 아닐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타인의 눈에 비친 자기를 해석해 내느라 온갖 마음의 고통을 겪는데

그녀는 그녀 그 자체로 어떻게 그렇게 충만할 수 있단 말인가.


이런저런 공부, 다 필요없고 타고나길 그렇게 생겨먹은 사람에게는 

당해 낼 재간이 없는 것일까.

어쩌면 타고나길 나는 "있는 그대로" 존재하기에는 너무 열등한 능력을 가지고 

태어난 게 아닐까?

예를 들어, 평균  IQ가  100정도가 평균지능이라면 70쯤 되면 대략 지능이 떨어진다고 암묵적으로 우리가 약속하듯이,

나는 마음지능이 70쯤 되는 사람은 아닐까 싶어 생각해 봅니다.













댓글목록

라이언님의 댓글

라이언 아이피 (14.♡.46.149) 작성일

ㅎㅎㅎ  재미있는 발상이시네요..

어떤 사람은 태어나기를 깨달아 나서, 깨달음을 찾느니 뭐니 관심이 없고 (그게 실제 깨달은 상태라서),
어떤 사람은 부족하고 불안함을 느끼고서 뭔가 몰라도 어디에 있는지 몰라도 막연하게 나마 깨달음을
찾아 다니면서도 초조해 하고...

앞의 사람은 이미 전생에 이미 그런 수양의 과정을 거쳤을런지도요 ?

지금 위기가 찾아오는 것은 내생을 위한 절호의 찬스라는 말을 들었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내가 깨달았느냐 하는 증거는 더이상 깨달음에 집착하지 않게될 때라 하더라구요.

즐건 주말 되세요

바다海님의 댓글

바다海 아이피 (112.♡.76.8) 작성일

언니?  여기 계셨군요!  잘 지내셨죠?  언니가 염원 하던 그분도 이제 뜻을 이루시고 저도 문빠 되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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