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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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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시오 (210.♡.226.245) 댓글 0건 조회 6,888회 작성일 14-02-28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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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17살 땐가? 그 때 깨달음을 얻는 답시고, 도인이란 도인들은 죄다 찾아다녔었다.
그 중 한 분을 만났는데,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었다고 말하시는 한 선생님을 만났었다.
지금와서 생각해보면, 우리는 수행을 통해 깨달음을 얻는다는 건 불가능함을 알지만...그 분이 당시에
하신 말이 지금 내가 알고 있는 진실들과 나름 매치는 되어서 알쏭달쏭하다.
 
아무튼 그 분은 수행을 통해 나 자신이 누구인지 알아야 한다고, 모두가 자신이 누구인지 알기 위해 노력
해야 한다고 말하시던 분이었고, 그런 분에게 루시오는 제자로 삼아달라고 따르던 시절이 있었다.
그 때, 그 분이 어느 날 나에게 이런 말을 하셨었다.
 
"루시오군, 아리랑의 참 뜻이 뭔지 아는가? 우리가 인간의 몸으로서 자신을 잊어버리고, 세상에 왔을 때
자신을 다시 되찾자는 의미로서 지어진 노래이지. 아주 먼 옛 날에 만들어졌었지. 한 번 음미해보게나"
 
아리랑, 아리라앙, 아라아리요오~오오~ 아리랑 고오개로 넘어간다.
 
"나를 버리고 가시는 님은, 십리도 못가서 발병난다." 가사가 정말 그러하다. 그 선생님이 말하신대로
정말 그러하다. 언제나 나를 부정하고 살아간다면, 필시 우리는 힘들어진다.
 
난 지난 24년간 날 부정하며 살아왔기에 언제나 지옥에 있었던거다. 날 부정하면, 얼마 가지 못해
고통이 다시금 내 목을 조여왔다. 이를 분명코 알게 된 사실이 불과 얼마전에 있었다.
 
내 고참이 취침시간에 내 자리 옆에 누워 장난을 치고 있었고, 아무 말 없이 내 이불을 쑥 가져가는 거 아닌가?
난 화가 났었다. 아무 말 못했다. 그러다 화가 나서 그냥 "고참님, 제 이불 주십쇼. 저 자야합니다" 라고
말을 해 버렸고, 고참은 "어어, 미안해. 가져가" 라는 말에 내 이불을 돌려주었노라.
 
근데 그 순간 나는 "아, 내가 비록 이불은 되찾았지만, 날 버렸구나. 소탐대실이란 말이 이런 뜻이었구나.
내 것을 달라고 말 하지 못하고 끙끙 앓는 다는 것이 좋은 것인 줄 미쳐몰랐구나.그게 소중한 거였구나.
내가 이불을 얻고 날 져버리다니..." 그러면서 웃긴게 바로 찾아오는 후회, 씁쓸함을 또 받아들여보니
 
"좋구나...비교란 쓸데 없는거지만, 내가 방금 이불을 달라고 날 저버린 것과 그 뒤에 찾아온 씁쓸함과 후회는
맞이해보니 나로서 존재하느냐와 마느냐를 비교해보니 나로서 존재한다는 게 참으로 좋은 거구나.
이런 비교라면 해도 좋다. 해도 좋아ㅎㅎ"
 
모든 행동엔 다 하늘의 뜻하심과 이유가 있다. 내가 이불을 달라고 말하여서 날 잠시 져버리고, 바로 그
뒤에 찾아온 후회 등의 날 받아들여서 "나로서 존재하느냐, 마느냐에 대한 배움과 감사"를 몸소 다시
익혔으니 참으로 감사하다.
 
정말 아리랑의 가사처럼 날 버리고 가신 님은, 십리도 가지 못해 발병나는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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