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11. 산청모임. 80장 작은 나라와 적은 백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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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여름가지 (117.♡.172.26) 댓글 3건 조회 8,947회 작성일 17-11-12 16:49본문
✸이 몸이 호흡하는 이순간 햇살, 공기, 물, 이 모두가 동원됩니다. 한호흡, 한번의 깜박임도 온 우주가 동원됩니다. 어느날 왕벌이 베란다로 날아들었는데, 그 왕벌의 날개짓 이게 생명의 움직임, 생명의 몸짓입니다. 존재함, 이게 우주의 춤입니다. 그리고 이 춤에는 내면의 춤도 있습니다. 우리의 마음은 살아있기에 절대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우주가 작동하는 것은 지금이고, 이 감정들, 사소한 것들, 집착하는 것도 우주의 춤입니다. 우리는 이미 근원에 닿아있습니다. 그러나 육체와의 동일시를 하면서 불만족속으로 들어가 버립니다. 그래서 목마름이 끝나는 상태를 추구합니다. 뭔가 채워야할 것 같고, 그래서 수많은 몸짓을 하는, 여기가 아닌 저기로 이사가려하는, 싸워서 지키려드는, 진정한 자유를 얻기위해 본래의 자신을 찾기위해 몸부림치는데, 이미 이대로이고, 우리는 근원을 단 한번도 떠난적이 없습니다. 그러니 죽을 것같을 때 그때 죽으면 됩니다. 벗어나려 하지 마십시오. 배와 수레를 타고 이사가려하는데, 에고는 알지 못해도 존재는 압니다. 고통이 깊으면 찾는 몸짓을 멈추게 되어있습니다. 그리고 정지하면 알게됩니다. 내가 만난 것은 무료함, 심심함이지만, 더는 무료하지 않다는 것을.
모임이 시작되기전 한가로운 커피타임, 사진의 끝에 보이는 작은 불빛, 11월, 나무난로가 지펴지는 계절이 시작되었습니다. 추워지지만, 추워서 따뜻하다는 느낌을 더욱 알게되는 이 계절이 저는 좋습니다. 얼어붙은 몸을 따뜻한 불에 지지는 그 느낌이 저는 참 좋습니다.
✸우리는 언제나 기회앞에 있습니다. 그러니 단지 돌이키기만 하면됩니다. 피하고 달아나려하지말고, 그 자리에 있어보십시오. 초라함을 만날 때 비로소 자신을 있는 그대로 만나게 되었기에 사랑이 무엇인지 알게 됩니다. 이 한번의 경험이 다 바꾸어 버립니다. 평화롭고, 삶이 즐거워지고, 자기자신의 삶으로부터 배워나가기 시작합니다.
<질의 응답>
✵저는 내 자신이 너무 혐오스러웠는데, 그것을 아내와 자식에게 풀고, 그러다 아내와 자식이 처가로 가게되고, 혼자 집에 머물 때 자살충동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백화점에서 일하다가 지쳐쓰러지고, 그러면서 나는 이일 조차도 못하는 사람이구나하는 생각이 드는.... 그러다 선생님의 강의를 들었습니다. 그때는 다 내려놓은 상태라 그 말씀들을 다 흡수해 버렸습니다. 머리에서 이해하는게 아니라, 저 밑에서 스스로 이해되는 무엇인가가 있었습니다. 꿈을 꾸었는데 내가 내 자신을 회피하던 그 모습이 부처님 형상으로 바뀌는.... 내가 그렇게 저항하던 감정들이 이름이 다 떨어져나가고, 그러면서 그 모두가 내가 누리고 경험할 대상으로 바뀌게되는, 괴롭고 슬프고 우울한데 그것이 누려야할 재산으로 바뀌고, 이유없이 삶이 즐겁고, 재미있고, 사는게 너무 즐거워 잠을 이루지 못할 때도 있습니다. 제게 이런 변화가 찾아왔는데, 그 변화가 이해되지 않습니다. 김태완선생님이 책상을 탁 치는데 그때 무엇인가가 느껴지고, 그것을 좀더 확실히 하고 싶어 선생님을 찾아왔습니다.
✸내게 물으려하지 말고 자신을 믿고 내면에서 솟구치는 그것을 향하십시오. 그 작은 소리에 귀 기울이십시오.
✵도라는게, 일이 없는 것이구나, 내가 해결해야할 일이 없어졌는데, 뭔가 답답함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께 문자를 보냈는데 선생님이 '답답함이 일이 없는 것이다'라는 답장을 보고, 그 답답함속에 있으니, 더이상 물을 말이 없어져 버렸습니다.
✸부처만큼 고행속에 있어본 사람이 없는데, 그것은 그가 어둠속에 질기고도 긴 어둠속에 있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딱하나 평화를 원했는데, 그게 오지 않았고, 그러면서 지치게 되었습니다. 절망스럽게 됩니다. 그러다 갠지스강을 가로지르는 배에서 들려오는 대화를 듣게 됩니다. 악사와 사공의 대화였는데, 줄을 너무 잡아당겨도 줄을 너무 느슨하게해도 좋은 소리가 나지 않고, 적당히 당겨져야 아름다운 소리가 난다는 대화를 듣고 자신이 그동안 너무 당겨왔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그러다 지나가는 처녀에게 우유죽을 얻어먹고 기운을 얻고, 보리수나무 아래 정좌하고선 땅을 손으로 짚으며, 내게 무슨 일이 오더라도 결코 피하지 않으리라는 마음을 냅니다. 그러자 온갖 회한, 우울, 이런 것들이 찾아듭니다. 그리고 그는 그 깊은 어둠속에 있었습니다. 그러면서 어둠이 곧 빛이라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당신은 이제 스스로 배울 수 있는, 사실 무엇인가를 알면, '알았다'가 붙는데 그러면 점점 다시 잃어버리게 됩니다. 그냥 살아가십시오. 그냥 살아갈 뿐입니다. 이처럼 그냥 나로 살아갈 뿐인데, 부족함이 없는 평화, '그래 이거야'하는 깨달음이 오는데, '그래 이거야'하는 놈은 없는......
다음달, 12월은 '도덕경'마지막 강의입니다.
내년부터는 새로운 경전으로 강의가 산청에서 계속이어질 것인데,
아직 무엇으로 하게될지는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끝과 시작이 함께 하는 자리,
소중하고 귀한 자리,
도덕경을 사랑하시는 분들과 그 귀한 자리를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감사합니다.
(홈페이지 손을 좀 봐야할 것같아요, 편집이 전혀 안되고 있어요.)
댓글목록
초심님의 댓글
초심 아이피 (211.♡.210.168) 작성일
안녕하세요.
지난 9월 모임이후 이번 모임에는 꼭 참석하고 싶었는데 회사 사정으로 참석을 하지못했지만 여름가지님의 정성스런 후기를 보면서 아쉬움을 달래봅니다...
여름가지님의 후기를 보면서 부처님의 10대 제자들 중에 마치 아난과 사리불을 보는 듯 합니다.
모든 불교경전의 첫 시작은 아난의 '여시아문'으로 시작을 하지요. '이와 같이 나는 들었다.'로 시작하는 경전과 같이 도덕경 후기 첫 머리에 '여시아문'만 붙이면 똑 같을 것 같습니다. 그만 큼 디테일하게 잘 기록을 하시네요. 거기다가 지혜제일의 사리불처럼 여름가지님의 섬세한 개인적인 감성과 사진까지 첨부하시니 후기가 마치 살아있는 경전을 대면하는 것 같습니다.
감사히 잘 보았습니다. _()_
여름가지님의 댓글의 댓글
여름가지 아이피 (117.♡.172.26) 작성일
초심님,
후기를 잘 보셨다니 제가 감사합니다.
사실, 이번달 모임, 제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부끄러워 산청모임에 가는걸 주저했었습니다.
이처럼 초라한 저에게 '과한'칭찬입니다.
초심님,
도덕경모임에 대한 관심,
늘 고맙습니다.
언제든 다시 뵙기를 희망합니다^^~.
초심님의 댓글의 댓글
초심 아이피 (211.♡.210.168) 작성일
도덕경의 대선배이신 여름가지님에게 제가 감히 무슨 말씀을 드릴 수 있겠습니까마는,
"사실, 이번달 모임, 제자신이 너무 초라하고 부끄러워 산청모임에 가는걸 주저했었습니다."라고 하시면서 스스로를 '이처럼 초라한 저'라고 표현하셨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임에 참석하지못한 다른 도반님들을 위하여 자신이 처한 처지보다는 남을 더 생각하는 마음으로 이렇게 좋은 후기로 무주상보시를 행하신 님은 진정한 대인배(군자)이십니다. _()_
저도 조만간 다시 뵙기를 희망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