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문제삼고 대상으로 보이는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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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서정만1 (221.♡.67.24) 댓글 0건 조회 9,238회 작성일 14-05-28 14:48본문
작년까진 나름 수행에 관련된 책을 보면 의미를 되새기고 감동도 받고 꼭 저렇게 살아야겠다
실천을 하려고 했었다....어느날 부터 당황스러웠다...
'아니...수행하려는 마음이 의지가 너무 약한데...'
그래도 습관이 관성이 있어서 인지 막 반성도 하려하고 다짐도 해보았지만 금세 까먹었다...
'반성이 잘안되네...'하며 당황스러웠다....
책을 바도 티비에서 유명한 사람의 강연을 들으면 감동도 받고 부럽기도하고
저렇게 실천해야겠다란 생각에 배움과 실천을 늘 강조하던 내 모습은 어디로 가고..
마치 먹고 자고 놀고 하는것빼곤 거의 관심이 가지 않았다...
'그래도 책을 한번 보아볼까?'하고 책을 펼치면 무슨말인지 모르겠고
금세 졸고 침대에 침을 질질 흘려놓는일이 자꾸 생겼다...
당황스러웠다....
'내가 왜 이러지?'하며 그 다음날도 책을 펼치고 거듭 의미를 되새기며 감동을 받으려고
애를쓰는데 이상하게 졸음이 몰려오고 무슨말인지 도통...하며 잠들곤했다....
그렇게 졸다 깨서 먹을거를 사놓고 책을 뒤적뒤적하다가
'에잇...몰라...티비나 보자...'하며 과자를 먹으며 티비를 보는 내 모습에 당황스러웟다...
갈수록 그랬다....스스로의 모습에 매우 당황스러워하며 필사적으로 책과 의미 수행을
붙잡으려고 했는데 갈수록 힘이 빠졌다....
'이상하네...반성하는 마음은 어디로 갔지? 그냥 까먹어버리는데....어제 먼일이있는지도
잘모르고...바보 아닌가?'하며 머리를 긁적거리며 이상해 했다...
어제 무엇을 했는지 떠올려보려해도 아주 단편적인 기억밖에 떠오르지 않았다...
그럴때마다 자주 무엇인가를 붙잡으려고 의미를 새기려고 매달리며 옛날처럼
해보지만 금세 그냥 그러다가 말고 그랬다...
늘 사람을 사랑하려 실천했던 '나'는 어디로 갔는지 누군가를 싫어하기도하고
미워하기도하고 그랬다...싸우기도 하고...
너무당황스러웠지만....이상하게 뒷끝이랄까 그런게 별로 없었고 싸우고 미워한사람과도
금세 앙금이 풀리는 경우가 많았다...풀린다기보단 까먹는경우가 많았다....
'수행자로써 늘 사랑하려는 그 '나'는 어디로 가고 자주 미워하고 짜증내다보면
가슴이 좀 가벼워지고 그랬다..이전엔 미움을 고쳐서 사랑으로 바꾸려했는데..
그건 불가능했다....불가능한게 너무나 명확해서 정말 아쉬워했다....
'정말 고생 많이했네..미움을 고쳐서 사랑하려하니 그게 되나?'하며...
억지로 미운사람,싫은 사람을 사랑하려하니 정말 힘들었다...
사랑해야한다는 요구와 압박 그것에 부단한 실천하는 마음은 내게 생기지않았다..
그냥 미워할땐 미워하고 좋아할땐 좋아햇다.....미움을 고쳐서 사랑할땐 거의 허세만 자주 부른듯했는데..
조금씩 누군가를 좋아하기도했다.....가슴이 조금씩 살아나는구나 생각이 들었다...
사랑의 모양,자아상은 어디로 가고 자주 짜증내는 미워하는 일상적인 나의 모습에 처음엔
당황스러웟지만 허용되니 참 편했다...이전엔 미움이 조금이라도 들면 못견뎌했다...
그러고 나면 좀 상쾌했고 개운했다...세상이 좀 달라보이기도 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는 일상적인 나의 모습이 적나라게 드러났다...
귀찮아하고 힘들어하고 추우면 추워하고 더우면 더워하고 미워하기도하고
지루해하기도하고 가끔 우쭐대고 씁쓸해하고.....그 모습말고 다른모습은
생겨나지 않았고 그런모습말고는 대부분 멍청했다...
'이상하네...있는 그대로의 모습 이 한계 이상의 무엇이 될 능력이 나에겐 없었는데...'
이상하게 또 다른 '나'가 있다고 믿은게 점점 이상햇다...
또 다른 '나'의 모습은 어디로 가고 난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 남으니
어찌보면 참 초라했다....근데 초라해도 그럴수밖에없는게 점점 이해가 되었다...
'수행자로써의 '나'에 강하게 동일시 했는데 그게 사라졌나?'하며 의아해했다...
자유롭고 위대하고 성실하고 추워도 추위를 이기고 더워도 더위도 이기고
문제가 생기면 나서서 감정을 버리려하고 늘 재미있고 늘 겸손하려는 그 목표로써의 '나'는
실제로 있지않았다.....
자유 위대함 기타등등의 내가 추구했던 많은 목표가 실제로 있지않았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만 늘 목격되니 조금씩 이해가되었다...
'있는 그대로가 따로 있는게 아니었는데....젠장...이게 내 한계인걸...'
끈임없이 감정을 밀어내고 이기려하고 간섭하고 통제하고 반성하고 의미를 되새기고 다짐하고 기억하려는
수도승같은 '나'는 어디로 갔는지 참 이상했다....
경이로운것은 그렇게 밀어내려했고 이기려하고 노력하는 '나'는 어디로 가고...
늘 문제삼던 그 문제만 남으니...그 문제가 있는 그대로의 '나'였고 그 '나'는 그럴수밖에없었다...
그게 대상으로 보이지않았다.....
경이로운것은 경전의 그 구절이 공감이 되었다...어디에서 본것이 누구말인지 몰라도..
'어리석은 사람의 바깥에 사물을 바꾸려하고 지혜로운사람은 자신자신을 포기한다'정확히
기억나진않지만 그 구절보단 그 의미가 이해가 되었다....
바깥에 사물을 꼭 다른사람도 그렇지만 늘 나는 있는 그대로의 '나'를 사물로 보고
제거하려했다...내가 나서서 그걸 버리려했다....불가능한 일이었다...
그렇게 나를 바꾸려고 안하니 저절로 타인도 통제하려하지않는듯했다...
어느날 손님이 자꾸 짜증나게 했다...늘 지켜보는 어떤 주체,이기려는 마음이 있을땐..
'아...또 미워했네...사랑해야지'하며 정말 괴로웠는데....
(저절로 올라옴)맘껏 미워하니 저항이 안되니 그냥 그 순간 미움밖에없었고 그 미움이 '나'였다...
그러니 조금 지나니 디게 상쾌해졌고 가게가 순간 밝아보였다....
'오...신기하네' 끈임없이 저항했구나 생각이 들었다...
'이상하네 이걸 왜 대상으로 보았을까?'
하며 이상하게 의아해 했다....
따로 답을 구하면서 괴로웠구나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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