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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의 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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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루시오 (210.♡.226.245) 댓글 2건 조회 7,265회 작성일 14-11-01 1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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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 야간에 음주단속을 나가서 단속된 사람들을 보면, 그들 대다수는 끊임 없이 경찰직원들과 나를 포함한
의경들에게 저항을 한다. 그들이 음주단속에 걸리면, 하나 같이 큰소리 치거나 욕을 하며 음주측정을 거부한다.
 
봐 달라고 비는 사람, 우는 사람, 도망가는 사람..ㅡㅡ 그 땐 나도 죽어라 뛰어서 잡으러 간다.
얼마전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한 사람이 내 앞에 있었는데, 안절부절 못하며 아이처럼
어쩔 줄 모르는 한 아저씨를 보며..."아, 그냥 용기를 내어서 후~하고 불지. 받아들이지 쫌ㅡㅡ"
이란 생각을 하는 순간 내 머릿속엔 모든 일들이 입체적으로 하늘의 계획 하심으로 보여졌다.
 
''날 만나기 위해 받아들이는 연습...아~ 저 분들은 그걸 지금 음주단속으로 체험하고 계시구나..
역시 다들 하늘의 도움 아래 잘 들 가고 있구나..'' 그 뒤론 음주측정을 거부하는 이들을 보면
안타깝다거나 짜증이 난다기 보단 속으로 '화이팅'을 외쳐준다.
 
주간에 민원실에 있을 땐, 하루에도 수 십명의 민원인들이 왔다 간다.
'숱한 에너지 덩어리들이 오고 가는 것을 다들 몸소 체험하며 배우시는거겠지?^^' 란 생각에 흐뭇해졌다.

그러다 이틀 전 새벽..나랑 6살 차이나는 경찰 직원 분과는 단 둘이 있을 땐 형,동생으로 지내는 직원분이
있는데, 음주 단속할 때 차가 없으면 노가리를 같이 까는 행님이 있다.
 
루시오 "행님, 루시오 입대 1주년임다~ㅎ 아, 전역 언제하나?ㅋㅋ"
형 '얌마, 전역해서 뭐할라고?'
루시오 "그러네요ㅡㅡ"
형 '여기서 굶냐? 잠을 안 자냐? 전역해서 뭐 할려고? 왜 전역하려 안달이냐?'
루시오 "그건 그렇네요 형.ㅡㅡ"
형 '하긴 자유가 없으니까 뭐 같긴 하겠다. 나도 군 생활 해봤는데 이런 말 해서 미안. 자유가 없다는게 뭐 같지.
억압되어 있고, 갖혀있다는거...그게 싫지.'
 
근데 나에겐 이미 이 순간이 자유이기에, 자유란 단어가 문제가 아니었다. 이미 다 갖추어졌는데,
왜 전역이란 말을 달고 살았을꼬? 이미 다 완전한데...이미 완벽한데...^^ 아마 군대란 곳은
억압된 곳이란 인식이 내 마음속에 있었나보다.
 
기태 쌤이 강의 때 늘 해주시던 얘기가 생각이 났다. 꼬맹이가 땡중에게 찾아가서 해탈은 어떻게 하냐?
그러니 뭐라셨더라? 네가 묶여있냐? 라고 했고, 꼬맹이가 아니요. 라고 말하면서 자신은 애당초
묶여있는 존재가 아님을 인식한 순간 자신을 사랑할 줄 알게 되었단 그 얘기...그게 생각이 나더라.ㅎㅎ 
 
루시오 "행님, 감사함다~ 행님이 제게 가르침을 주셨구만요~ 맞슴다. 전역할 이유가 없네요. ㅋㅋ 잘 모시겠슴다!"
형 '새끼, 정상은 아니야ㅡㅡ'
 
음주단속을 마치고 같이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에 또 생각이 들었다.
'군 복무를 통해 우리는 억압될 수 없는 존재들이란거..우린 자유,사랑만을 위해 존재함을...
그걸 몸소 체험하게끔 하늘이 인도하셨구나! 감사~'
 
주말들 잘 보내세요~

댓글목록

봉식이할매님의 댓글

봉식이할매 아이피 (175.♡.214.244) 작성일

대부분이 자신의 행동에 책임지지만 몇몇은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 질줄 모르는 사람들이 종종 있습니다.

예전의 개그맨 유세훈이 음주운전하고서는 양심이 찔려 경찰서에 자수한 경우와 비교해보면

음주운전자 중에 음주측정을 거부하거나 생때쓰는 경우 심지어는 도망치는 경우와 유세훈과의 차이는 무엇이지요?

자신의 행동에 책임을지냐 못지냐 차이 아닐까요?

마찮가지로 인생의 주인이 자기인지 아닌지?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책임을 지는 사람들은 삶의 주인으로 살아갑니다.

예써서 부정하려 들지 않치요.


그리고 군대 있으면 제대날짜 꼬박꼬박 적는 것이 당연합니다. ㅋㅋ
제대하면 나가서 무엇을 해야지 리스트를 만들어 두지요. ㅋㅋ
루시오님 저 처럼 우유부단한 성격이군요 ㅡ,.ㅡ?

루시오님의 댓글의 댓글

루시오 아이피 (210.♡.226.245) 작성일

봉식이할매님은 매번 절 벌벌 떨게 하시려고 작정하신듯 합니다ㅎㅎ 또 놀랐네요~ㅋ
탱큐요!

제가 개그맨 유세훈이란 분이 아니여서...ㅎㅎ 이러쿵 저러쿵 뭐라
말할 순 없을 거 같아요.~ㅎ

다만, 봉식이할매님도 잘 아시겠지만 지금 이 순간의 날 존중해주는게...그럼 비록
도망간다고 할지라도 나 자신에게 충분히 책임을 지는 행동이라고 생각합니다^^
더 이상은 잘 모르겠어요. 쏘리요!!ㅎ 사실 어떤 의미론 책임이란 뜻도 잘 모르겠슴다.ㅠ

생각해주신 맘은 감사해요^^
근데 전 뭘 해야지, 뭘 해야지...하면 힘들어져서 더 이상 리스트는 못 만들겠어요ㅠ
워낙 리스트로 고생을 해서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오늘밤의 치킨이 굳이 리스트라면, 리스트겠네요ㅋㅋㅋ

우유부단...좋네요. 맘에 듭니다^^ 굿밤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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